하천준설공사 효과 없고 생태계 파괴만 초래
재해예방을 목적으로 하천준설 공사가 추진되면서 환경 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법률상 위반 사항이 없어 공사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하천 생태계를 위협하는 하천 준설 공사 바꿔야 = 17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하천 준설, 과연 재해예방대책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허성무(더불어민주당·창원 성산) 국회의원, 정혜경(진보당·비례) 국회의원, 경남도의회 지속가능발전연구회, 경남환경운동연합이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조경·법률·토목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발제자로 나선 홍석환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우리는 제방이 낮아 물이 많아서 하천이 범람하는 줄 착각하고 있다"며 "하천 준설 공사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막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제방을 열어두면 홍수가 안 나는데 우리나라는 계속 제방을 열심히 쌓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하천은 침식과 퇴적을 반복해 길을 내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홍수가 방지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창원천은 120m마다 보가 하나씩 설치돼 있다. 이 보를 없애면 흙이 퇴적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바다로 밀려 내려가 갯벌에 도달한다"며 "자연의 모든 시스템은 연결돼 있지만 이런 식이면 앞으로 갯벌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발제한 박재현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창원천은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 받는 하천이라 준설 효과가 미미한데 과도한 준설로 생태계만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강둑 도로에 조경 둔덕이나 조경 화단, 투명치수벽 등을 만들었으면 홍수를 더 효과적으로 막았을 것이라고 봤다.
박 교수는 "준설은 장기적인 대책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일률적인 준설이 아닌 장소와 특성에 맞는 준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하천 공사 부정적 사례만 있어 = 이어진 토론에서는 우리나라 하천공사를 두고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최상두 수달친구들 대표는 준설 사업을 두고 항상 법정보호종 서식지를 파괴시킨 후 복원하는 거꾸로 가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강 상류 지역에서는 반복적인 하천 준설이 진행되고 있다"며 "주변에 꼬치동자개 등 법정보호종이 많이 있는데 항상 공사 후 복원사업이 진행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토론에 참여한 정진영 김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김해시 해반천 준설공사을 두고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정 사무국장은 "김해시가 직접 하천에 와서 분석하는 게 아니라 공문을 통한 민원확인으로 장소를 지정한다"며 "매해 되풀이되는 준설로 생태계가 건강하게 자리 잡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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