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뒤에 숨겨졌던 이야기

이수지는 2008년 SBS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해 ‘웃찾사’, ‘개그콘서트’, ‘SNL 코리아’ 등에서 활약하며 얼굴을 알렸다.
보이스피싱 상담원 성대모사로 유행을 이끌고, 김고은, 싸이, 심상정 등 다양한 인물의 표정을 흉내내며 개그 실력자 반열에 올랐다.

무대 위에서 늘 유쾌하고 당당한 모습이었지만, 웃음 뒤에는 말 못 할 가정사가 있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잦은 사업 실패로 집안은 늘 빚에 시달렸고, 스무 살부터는 생계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전화벨 소리가 울려도 받지 못하고, 집 안에서는 TV 소리조차 줄이며 ‘없는 사람처럼’ 살아야 했던 시절이었다고 고백했다.

개그 공연 도중 빚을 독촉하던 채권자가 객석에 앉아 있는 걸 보고 놀라 무대를 뛰쳐나갔던 일화도 있다.
“대사를 하다가 순간 얼어버렸어요. 무대 뒤로 도망쳐 나와 주차장에서 울었어요. 부모님이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이수지는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결혼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이유
가족의 빚을 홀로 감당하던 이수지는 결혼을 꿈꾸지 않았다.

“결혼은 마치 나 혼자 도망가는 것 같았어요. 엄마를 혼자 두는 건 너무 미안했죠.” 실제로 그는 빚을 갚기 위해 모은 돈도 없었고, 전성기 월수입 2천만 원도 모두 빚 청산에 쓰였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와 미래를 함께 그린다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인연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다가왔다.
10년 짝사랑, 결국 이루어진 사랑
이수지의 남편 김종학 씨는 SBS ‘웃찾사’ 무대에서 그를 처음 보고 팬이 됐다.

이후 무려 10년간 짝사랑을 이어가며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SNS로 연락을 시도했다.
‘그때 그 귀염둥이 기억하세요?’라는 메시지에 이수지는 형식적인 답만 보냈지만, 남편의 진심은 결국 전해졌다.

“지금 KBS 앞인데 만날 수 있을까요?”라는 연락이 첫 만남으로 이어졌고, 처음 얼굴을 마주한 순간 이수지는 “순박한 시골 청년 같았다”고, 남편은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오는 줄 알았다”고 기억했다.

연애가 시작된 후에도 이수지는 자신의 가정사를 숨기지 않았다. 결혼 전 “아직 갚아야 할 빚이 있고, 모아둔 돈도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남편은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했다.
“같이 갚으면 되지. 그럼 결혼하자.”


그 한마디에 이수지는 오랜 망설임을 거두고,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다. 2018년 12월, 이들은 가족과 지인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여전히 치열하게 무대에 서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이수지는 혼자가 아니다. 아픔을 함께 안아준 남편, 응원하는 팬들, 그리고 축복처럼 찾아온 아들까지. 웃음으로 삶을 버틴 사람은 이제, 사랑으로 삶을 채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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