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정말 올랐나?… ‘삼전닉스 반도체 수혜지’ 가봤다
수원 영통·화성 동탄·용인 수지·하남 등 주목
교통·학군 좋고 셔틀버스 이용 편리해 선호
“신축 계약했는데, 알고 보니 하이닉스 직원”

수원시 영통구에 거주하는 SK하이닉스 직원 김모(30대)씨는 최근 하남시 아파트 매물을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영통구이지만, 신혼생활을 하기에는 서울 생활권에 속하는 하남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해서다. 김씨는 “하남은 셔틀버스가 다녀 직원 선호도가 높은 곳”이라며 “성과급 전망이 밝다 보니 집값 상승력을 갖춘 곳으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규제로 위축된 경기도내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요동치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내년도 성과급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원 영통, 화성 동탄, 용인 수지, 하남이 주목받고 있다. 교통과 학군 등 인프라를 고루 갖췄거나 셔틀버스 이용이 편리한 지역들이 반도체 수혜지로 부상하는 것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 임직원 3만4천549명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8천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1인당 평균 연봉1억1천700만원 대비 58.1% 높아진 수치다.
성과급도 오름세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초과이익분배금(PS)의 지급률을 2964%로 책정했다. 지난해까지는 PS 한도가 1000%로 제한됐지만, 이를 폐지하고 전년 영업이익 10% 전액을 지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SK하이닉스 직원들은 평균 1억5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26년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250조원(2025년 영업이익 47조2천6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내년 초 지급될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 또한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망포 ‘힐스테이트 영통’ 3월 신고가 수억 경신
화성 ‘동탄역센트럴푸르지오’도 신고가 넘겨
“비규제지역… 성과급 활용 적극 매수 분위기”
중개사무소 “이용자 늘어 셔틀 증차되는 상황”

억대에 이르는 성과급은 주택 매수의 핵심 재원으로, 이들의 움직임은 도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 있어 예로부터 ‘삼성맨 집결지’로 불려온 수원 영통구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라는 배후수요로 인프라가 꾸준히 발전해 온 만큼 이주 수요는 꾸준했다. 수원의 확장과 함께한 영통동은 구축이 많지만 학군이 우수해 자녀를 둔 학부모가, 신축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망포동 일대는 신혼부부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영통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신혼집으로 살 거라며 신축을 계약했는데, 알고 보니 SK하이닉스 직원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직원 선호도가 높다고 알려진 망포동 ‘힐스테이트 영통(2017년 입주)’의 경우 지난 3월 전용 84.89㎡ 22층이 13억원에 중개거래되며 동일면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동일층·동일면적의 직전거래는 2025년 10월 10억9천500만원이다.

화성 동탄 또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신입사원이나 신혼부부는 6억~8억원에 구매할 수 있는 호수공원 일대에, 40대 이상은 동탄역세권 아파트에 관심을 쏟는다고 했다. 일례로 화성 동탄구 청계동 ‘동탄역센트럴푸르지오(2015년 입주)’ 전용 59.43㎡ 9층은 지난 22일 8억3천9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동일타입은 올2월 7억8천만원에 매매됐다.
윤기원 동탄역윤대장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동탄은 삼성맨이 많았던 곳인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 직원들도 많아지면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라며 “동탄은 규제지역이 아닌데다 성남 분당이나 수원 광교보다 저렴하다. 성과급으로 대출 상환이 가능하다보니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셔틀버스가 오가는 곳으로 직원들이 몰리면서 셔틀버스가 증차되는 상황이라는 게 윤 대표의 부연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이들 지역 상승세가 관측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4월 3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영통구 아파트 값은 3.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화성 동탄은 2.67%, 하남은 4.54%, 용인 수지는 7.09% 뛰었다. 경기도 평균 1.88%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윤혜경 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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