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매가 투매를 불렀다”...현금화 서두르는 금융·자산시장 ‘패닉’

【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 고용 시장 둔화와 AI 자본 지출 우려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트리거가 됐다.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4.43포인트(-1.44%) 내린 5089.14에 마감했다. 수급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2064억원, 9792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3조3803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4% 넘게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일시효력 정지)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전일 대비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되는데,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된다.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며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간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9% 급락했고, S&P500지수와 다우산업지수도 각각 1.23%, 1.20% 약세였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44%, 0.36% 하락했다.
특징주로는 KB금융(+7.03%), 신한지주(+2.97%), 하나금융지주(+0.44%), 우리금융지주(+1.72%) 등 금융주가 홀로 상승했다. 기존 증시 주도주였던 반도체주가 급락하자 금융주로 순환매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브이코스피(VKOSPI)는 51.60을 기록했다. 공포지수로 해석되는 이 지수는 일반적으로 20 이상부터 불안 심리가 커진 상태인데, 40을 넘으면 투자자 패닉 국면으로 해석된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78% 내린 9720만원선에 거래 중이고, 달러 기준으로도 6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장중 10% 넘게 하락하며 9000만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하락세다. 이더리움은 전날 보다 4.63%, 솔라나는 8.76%, 리플은 2.56% 급락했다.
이러한 약세 심리는 미국 고용 지표 부진과 AI 부문의 과도한 자본 지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4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가상자산 시장의 안전망 제공 기대감에 선을 긋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무차별적 하락은 자산 간 위험 전이 영향으로 판단된다"며 "은과 비트코인 등 과도한 투기적 포지션이 청산, 마진콜 영향을 받으면서 현금화 가능한 자산들을 매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7.64포인트(-2.49%) 하락한 1080.77에 거래를 마쳤다. 수급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439억원, 621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567억원 순매도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469.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속되는 AI 거품론에 국내 증시에서 외인이 3조원 넘게 매도하며 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97.79를 기록하며 달러화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156엔선에서 거래돼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