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뻐 수지,설현이 너무 잘 따르는 연예인들의 언니인 이분
(Feel터뷰!) 영화 '언니유정'의 박예영 배우를 만나다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인 독립영화 '언니 유정'.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간호사인 유정(박예영)이 동생 기정(이하은)이 학교내 '영아 유기' 사건의 당사자로 자백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진실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한 문제적인 작품 같지만, 실제 영화를 보면 따뜻한 정서 속에 현대적인 사회적 문제(십대 미혼모, 간호사 처우)와 가족에 관한 이야기, 자매의 소통 부재로 대변되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 수작이다.
이 작품에 주연을 맡은 박예영 배우는 우리에게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안나', '세작, 매혹된 자들'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맡은 신 스틸러로 잘 알려졌다. 히트한 드라마의 신 스틸러인 동시에 함께 작업한 수지, 김설현 배우와 같은 톱스타들과 절친한 관계를 맺을 정도로 연예계 최고의 인맥을 자랑하고 있다. 독립영화와 연예계를 오가며 성장중인 그녀를 직접 만나 '언니 유정'에 출연한 소감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 공개를 앞둔 소감은?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보게 되었는데, 관객분들이 몰입하고 보시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계속 알고보던 대사들도 다르게 보였다. 우리 영화는 슬프지 않은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상영 후 관객분들이 울고 계셔서 놀랐다.(웃음) 한 관객분은 이 영화가 남자 감독이 만드는 작품이어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잘 다룰 수 있는지 걱정했는데, 너무 잘 만들어줘서 좋았다고 했다. 소재상 남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인데 섬세하게 잘 표현하셔서 호평이 많았다.
-어떻게 합류하고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나? 감독님과 단편 영화 작업때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맞다. 사실 감독님과 세 번째 작품이다. '인사 3팀의 캡슐커피'에서 함께했다. 두 작품 이후 얼마 안 돼 연락이 왔는데, 장편 시나리오를 썼다며, 한번 읽어 봐달라고 주신 거였다. 그 와중에 감독님과 한번 또 작품을 하게 되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더더더'였다. 나중에 내막을 알게 되었는데, '언니 유정'이 영진위 지원 사업에서 떨어졌는데, 그러고 나서 '더더더'와 '언니 유정'을 좀 더 보완해서 함께 올렸는데, 둘 다 통과된 것이다. 그래서 '더더더'를 찍고, '언니 유정'을 이어서 찍게 되었다.
-제목은 '언니 유정'이지만, 시간이 흐르며 유정이 성숙해지고 부모의 역할까지 대신하게 되는 이야기여서 '엄마 유정'이 되어가는 이야기처럼 보였다. 유정을 어떤 인물이라 생각하고 접근하려고 하셨나?
기자님 말씀을 들어보니, '언니 유정'은 아주 흔하게 그려진 우리 아버지상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너무 소중하고 당연해서 표현하지 못한 인물의 진심을 그리게 되었다. 막상 일이 터졌을 때 유정은 자기 동생 기정이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곱씹어 본다면 성숙하지 못한 인물이다. 약간 K-장녀 같은 캐릭터라고 봐야겠다.
-이 영화의 눈에 띄는 대목은 기정이가 누구와 그랬냐가 아니라, 기정이가 왜 그랬을까에 초점을 둔 대목이었다. 그게 참 특별했다. 영화만의 특별한 설정을 어떻게 보셨는지?
맞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도 이 방향성이 눈에 띄었다. 이 사건에 끌려다니는 인물보다는 이 사건을 다루는 인물들, 겪는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부분들이 인상적 이었다. 유정, 기정, 희진이의 다른 시각에서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시나리오 작업 때도 이 부분에 초점을 두려고 했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의 윤색 작업에 아이디어를 줬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에 아이디어를 주셨는지?
사실 오래전이라 디테일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사에 뉘앙스를 바꾸는 등 그 세심한 부분에 초점을 뒀다. 고모가 분리수거하면서 하는 말에 유정이가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애민한 상태의 유정이를 고모가 건드리면서 치우는 장면을 추가했다. 고모와의 관계는 엄마, 자녀의 관계처럼 그리려 했지만 방황하는 관계로 그리고자 했다. 유정이와 기정이가 사는 공간이지만, 고모의 역할을 강조해서 두 캐릭터가 외톨이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그 정도 디테일한 설정을 생각해 보셨다면 감독을 해볼 의향이 있으신지?
(웃음) 언제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학교에서 연출 수업을 받기도 했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가깝고도 먼 사이가 가족이라는 것을 보여준 영화였다. 기정이가 마카롱을 싫어한줄 몰랐던 설정, 현관문에 용돈을 둔 설정이 대표적이다. 자매간 혹은 가존간의 미묘한 심리가 공감이 되셨는지?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기정이가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언니가 생각 안 났어'라고 말하는 대목이었다. 모두를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둘이 한집에 있었어도 왜 서로에 대해 몰랐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기정이가 언니에게 전화를 하다가 못하는 장면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누구나 가족에게 의지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둘 다 건강하지 못한 관계였기에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유정은 오히려 자기가 담당한 임신중독증 환자(한해인)를 통해 모성애를 배워나가는것 같았고, 이를 통해서 동생을 이해해 가는것 같았다.
나도 유정이가 환자 수진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좋아한다. 초음파 장면을 보면서 유정이는 기정이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산모에게 동생 이야기를 하게 되자, 산모가 동생은 괜찮냐며 걱정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유정이는 그게 엄마의 마음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기정이의 마음을 이해하며, 동생을 구할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고 본다. 물론 동생의 귀함을 느꼈을 것이다.
-유정이 직업이 간호사였던 탓에 이와관련한 휴가, 임신, 가족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보였고, 유정이만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맞다. 일상 속에 벌어진 일이라고 본다. 임신을 했을 때도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획적인 문제 때문에 임신을 하면 병원에서 큰 문제라고 봤다. 연차를 내는 이유는 기정이 때문인데, 아무도 그 부분에 대해 도와주지 않으니 유정이 입장에서는 기댈 곳이 없었다.
-유정이의 피곤함을 강조하기 위해 외형적으로 많이 노력하셨던것 같다. 어느 정도 체중 감량 하시고, 머리를 허투로 묶는등 피곤함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셨는지 궁금했다.
맞다. 유정이가 제대로 잠을 못 자는 설정, 낮에는 기정이 문제 때문에 뛰어다녀야 해서 피곤해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자 했다. 소파, 버스에 잠시 쪽잠을 자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졌고, 헤어스타일에 있어서도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자 했다.
-여담이지만 '갯마을 차차차'에서는 열일하는 메인작가, '안나'에서는 기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에서는 백수 주인공과 대치점에 있는 공무원을 연기하셨다. 이번에는 간호사를 연기했다. '언니 유정' 감독과 함께한 '더더더'도 야근하다가 돌아가는 직장인을 연기했다. 그러한 전문직 직업군의 고충, 인간적인 면모를 배우님이 잘 보여주신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열일하는 전문직, 그럼에도 일상에 지쳐 있는 그들의 모습을 표현하시는 소감은?
(웃음) 감독님들께서 그런 믿음으로 나를 캐스팅해 주셔서 영광이다. 작품을 할 때마다 주변인들이 진짜 기자, 작가, 간호사 같다고 이야기해 주신다. 그런 반응을 볼 때마다 '내가 메마른 사람인가?'라고 생각했다.(크게 웃음) 그런데 그 포인트가 진짜 우리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 지친 모습, 자기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우리 직장인들의 본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며 표현하려고 했다. 나에게는 진짜 직장인, 전문직 같다는 반응이 칭찬이라 생각한다.
-평소 절친한 수지와 설현이 '언니 유정' 시사회 참석해 응원까지 했다. 소감은?
과거 함께 작품 작업을 한 동료 배우들이어서 그들에게 초대 의사를 전달했는데, 정말 바쁜 시간 와 와줘서 고마웠다. 이 작은 영화의 공개를 함께해 줘서 정말 감사했다. 동료로서, 언니로서 너무 고마웠다. 나에게는 너무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이다.
-과거 인터뷰를 참고해 보니 독립영화 '월동준비'의 이윤형 감독님과 이번에 함께한 '언니 유정'의 정해일 감독님과도 많이 교류하고 소통하시는것 같다. 평소 감독님들과 많이 소통하는 연기자이신지?
작업할 때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함께 의견을 주고받으며 완벽한 작업을 하려고 한다. 이윤형 감독님과 나는 평소에도 친한 친구 사이다.(웃음) 단편을 찍을때 같이 만들어 간다는 느낌도 있었고, 영화는 이렇게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들과 함께 할 때마다 울타리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한다. 나는 감독, 스태프들이 만들어준 울타리에서 잘 놀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함께 고민해 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대중적인 영화, 드라마에 자주 출연중이신데, 주연으로 단편영화와 독립영화에 자주 출연하시는 편이다. 황정민 배우님이 연극 무대로 복귀하면서 고향에 온것 같다고 말씀 하셨듯이, 배우님에게는 독립영화가 그런 고향같은 곳인지 궁금하다.
맞다.(웃음) 독립,단편 영화를 하면 내 뿌리가 바로 여기구나라는걸 알게 된다. 작품을 할때도 독립, 상업 영화를 나누는 편은 아니다. 하고 싶으면 하는 편이고, 즐거우면 작품을 하게 되는데 아직까지 그런 기준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영화가 비슷한 상황 혹은 간접적인 상황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를 위로로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내 연기가 예상치 못한 치유가 될수 있다는 부분을 어떻게 보시는지?
'연기를 어떻게 하고있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연기란 나한테 주어진 선물이다'라고 말한다. 영화에 나온 사건을 경험한 분들에게 이 영화가 상처가 아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그분들이 위로를 받았다면 나에게는 참 감사한 순간이다. 그래서 배우이기 이전에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으로서 좋은 영화를 만들어준 감독님과 이 영화를 봐주신 관객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오히려 내가 선물을 받은것 같다. 앞으로도 뭐가 중요한지를 생각하며 작업에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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