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강 작가 ‘채식주의자’로 유명…폭력·인간성 탐구” [한강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10일(현지시간) 여러 외신도 일제히 타전했다. 해외 언론들은 한강 작가의 ‘깜짝’ 수상과 더불어 그의 작품 세계, 과거 인터뷰, 비서구·여성 수상자인 점 등에 주목했다.
먼저 한강 작가의 수상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는 “‘채식주의자’로 잘 알려진 한국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며 “그의 수상은 놀라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수상자 발표 전까지 거론되던 후보군에 한강 작가의 이름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 보도도 이어졌다. 영국 가디언은 “그의 소설, 단편 소설, 에세이 등은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성이라는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수상 소식에 더해 한강 작가와 지난해 5월 진행했던 인터뷰 기사를 링크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강 작가가 “언어는 내가 정말로 익히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양날의 검과 같았다”고 말했던 대목을 인용했다. 당시 기사에서 인디펜던트는 한강 작가를 두고 “그에게 글쓰기는 일종의 순수한 충동이다”, “그에게 ‘폭력의 편재성(omnipresence)’이란 어린 시절부터의 고민거리였다”고 평가했다.
미 CNN은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그의 작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채식주의자’를 꼽았다.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또한 한강 작가가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계기가 ‘채식주의자’였다고 소개했다.
로이터는 “노벨 평화상 다음으로 문학상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 작가들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작품 판매가 급증하게 된다”며 “어니스트 헤밍웨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 유명인들이 포함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한강 작가가 ‘아시아의 여성 수상자’라는 점도 조명했다. 한강 작가는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다. 인디펜던트는 “노벨 문학상은 오래도록 문체가 강하고 이야기는 가벼운 유럽 및 북미 작가에 집중돼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119명의 수상자 중 (한강 작가 이전까지) 여성은 17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몇년 동안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자 중 여성과 유럽·북미 이외 출신자가 적다는 비판을 받은 후 문학상 후보의 다양성을 늘리려고 노력해 왔다”고 보도했다.
한강 작가는 이날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썼다”고 공로를 인정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는 육체와 영혼,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한강 작가의 대표작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이중 2007년 출간한 ‘채식주의자’로 세계 문학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16년 한국 작가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에 올라 곧바로 수상했다.
한강 작가는 노벨 문학상이 수여되기 시작한 1901년 이래 18번째 여성 수상자다. 가장 최근의 여성 수상자는 2022년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였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건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한강 작가가 두번째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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