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 데이터센터 느는데… 소방 안전은 ‘위험 수준’
전국 178곳 대상… 5곳 중 1곳 불량
91%는 배터리실 스프링클러 없어
민간보다 公기관 심각… 정비 시급
대구, 방화셔터 등 작동불량
광주는 비상방송 음량 미달
“화재예방 시스템 정비 필요”
소방당국 33곳에 조치 명령
전국 데이터센터 10곳 중 2곳 정도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처럼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터센터 10곳 중 9곳은 배터리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 시 초기 진화가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시대와 맞물려 데이터센터가 갈수록 우후죽순으로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데이터센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청은 불량 판정한 33곳에 109건의 조치 명령을 내렸다. 이 중 경기에 위치한 한 민간 데이터센터는 발화성이나 인화성이 있는 물품인 위험물 안전관리자 대리자를 두지 않는 등 위험물안전관리법을 2차례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내부 방화벽 배관 틈새 보강 등 조치 명령도 3건 받았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은 지난 9월26일 화재 발생 직후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10건의 조치 명령을 받았다. 옥상 위성 안테나실 가스소화설비 방호구역 내부 칸막이 제거 및 창문 폐쇄, 종합상황실 입구 전시관 뒤편 스프링클러 헤드와 화재 감지기 미설치, 지상 1~5층 엘리베이터 앞 방화 셔터 비상구에 피난구 유도등 미설치 등이다.
국정자원 대구·광주 센터도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자원 대구 센터는 9건의 조치 명령을 받았다. 가스계 소화설비 수동 기동 시 방화 셔터 작동 불량, 옥내 소화전 방수 기구함 내 소화 기구 사용 장애 등 설비와 관련한 것들이다. 국정자원 광주 센터는 비상 방송설비 음량 미달 등 5건의 조치 명령이 내려졌다.

소방청은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배터리 화재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발화한 배터리를 수조에 담그는 것이 최고의 소화 방법이나 차선책으로 대량의 물을 분사하는 스프링클러 설비가 효과적인 소화 방법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또 데이터센터를 화재 등 재난 시 사회·경제적 피해가 큰 소방안전 특별관리시설물에 포함하기 위해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예방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소방청장이 관계 기관 합동 점검, 화재 대응 훈련, 안전교육 등이 담긴 특별관리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이에 따라 시·도지사가 매년 특별관리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등 공적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자원 화재 당시 소방 당국이 리튬 배터리 현황뿐 아니라 건물 도면조차 확보하지 못해 현장 지휘에 어려움을 겪은 점과 관련해 “고위험 대상물에 대한 구체적 내용들이 소방 활동 자료 조사서에 명기돼 현장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보완하겠다”며 “데이터센터 특별관리시설물 지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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