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급 고통"에 응급실행…여름에 확 느는 이 병, 콩팥까지 손상

[정심교의 내몸읽기]

'출산의 고통만큼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와야 하는 병이 있다. 바로 '요로결석'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가장 흔한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33만5628명) 가운데 7월(4만4419명)과 8월(4만8468명)에 가장 많았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7·8월이 그 해의 최대 환자 수를 기록했다.

요로결석은 콩팥·요관·방광·요도 등 '소변이 지나가는 길'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한 번 발생하면 재발 위험이 높고, 출산의 고통에 빗댈 만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 예방과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이장희 과장은 "여름철에는 땀 배출이 많아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소변량이 줄고, 소변이 농축돼 결석이 형성되기 쉬운 환경"이라며 "통증은 결석이 막는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옆구리·복부 통증이 심하고, 혈뇨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복부 방사선 촬영에서 발견한 요로결석(각 화살표 표시). /사진=국가건강정보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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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방치했다간 콩팥 망가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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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수분을 섭취해도 땀으로 많은 양이 배출돼 수분 부족 상태가 되기 쉽다. 수분이 부족해져 소변이 농축되면 소변 속 칼슘·인산염·미네랄 등의 요석 결정이 뭉쳐져 결석이 생성된다. 여름철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 비타민D 생성이 활발해져 칼슘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과정도 결석 위험을 높인다. 비만, 대사 질환 환자는 결석을 유발하는 옥산살·요산·나트륨·인산 등 성분이 많이 배출돼 요로결석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나오는 길(요로) 중 어느 부위에 발생했는지에 따라 △신장결석 △요관결석 △방광결석 △요도결석으로 구분된다. 통증이 극심하기로 유명한데, 보통 옆구리·복부에 칼·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격렬한 통증을 유발하며 진통제로도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심하면 아랫배로 통증이 퍼지며, 혈뇨·탁뇨·빈뇨가 동반될 수 있다.

이런 통증은 갑자기 나타나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지속하다가 사라진 후, 또다시 나타나는 간헐적인 형태를 보인다. 남성은 통증이 아랫배·고환까지, 여성은 음부까지 뻗어가기도 한다. 심한 경우 요로 감염, 수신증, 신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감염까지 동반하면 고열·오한·구토·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추가될 수 있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옆구리 통증을 느낀다면 요로결석을 의심하고 진료받는 게 좋다. 특히 요관의 하부, 방광에 생긴 결석은 회음부 불편감을 초래하고, 오른쪽 요관 하부의 결석은 맹장염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어 진단에 주의해야 한다. 이장희 과장은 "수분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동물성 단백질 과다 섭취, 부적절한 식습관, 요로감염, 요로 기형, 가족력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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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석 크기·위치 따라 치료법 다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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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결석 치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5㎜ 미만의 작은 결석은 다량의 수분 섭취나 약물로 배출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결석 크기가 10㎜ 이상이거나 발생 위치가 상부 요관이면 자연 배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시술·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체외충격파 쇄석술'은 외부에서 발생시킨 충격파를 결석에 집중시켜 체내에서 결석을 분쇄해 배출하는 시술이다. 마취·입원이 필요 없어 환자의 부담이 적다. 수술적 치료는 내시경을 이용해 결석을 레이저로 없애는 '요관경 결석 제거술'이 대표적이다.

이장희 과장은 "요관경 결석 제거술은 결석이 크거나, 감염이 동반돼 즉시 제거가 필요한 경우, 결석의 강도가 단단해 체외충격파 쇄석술로는 분쇄될 가능성이 작을 때 적용하는데,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이 방법은 요도를 통해 가느다란 내시경(요관경)을 삽입해 결석에 접근한 뒤 레이저로 파쇄하는데, 수술 후 잔여 결석을 남기지 않고 제거할 수 있다.

요관을 확장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한 요관 스텐트를 먼저 삽입한 후 수일 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가 일정 부분 불편함을 겪을 수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저질환이 심하지 않고 감염이나 발열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마취 위험도가 높지 않다면 내원 당일 바로 수술을 진행해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적절한 수분 섭취다. 하루에 물 2~3L를 나눠 마시는 게 좋다.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칼슘의 양이 증가해 요로결석 발생 확률을 높이므로 하루 5g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옥산살이 많이 함유된 고단백 음식, 초콜릿, 시금치, 견과류 등은 가급적 섭취를 줄인다. 반면 오렌지·귤·레몬 등 구연산이 풍부한 과일·채소는 칼슘석 형성을 억제하므로 충분히 섭취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이장희 과장은 "요로결석을 앓은 경험이 있으면 매년 재발률이 약 7%씩 증가한다"며 "결석 성분에 따라 예방법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