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권수 경남개발공사 사장, 현동 공공주택 공사 연기 고발 당해

창원 현동 공공주택(남양휴튼) 건립공사 지연 사태가 경찰 수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권수 경남개발공사 사장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다. 고발인은 김은일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경남개발공사가 시공사와 공사 연장계약에 합의하면서 발생한 입주 지연 보상금은 업무상 배임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남개발공사가 떠안지 않아도 될 보상금을 물게 되면서 공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개발공사는 도 공기업이고 도민 세금으로 충당되니 결국 도민 손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이러한 행태를 짚어줘야 한다"며 "고발장을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에 접수했고 현재는 경남경찰청에 이첩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현동남양휴튼 3차 아파트 공사현장 노동자들과 협력업체 대표, 입주예정자 대표 등이 지난달 경남개발공사 앞에서 체불 공사대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남도민일보DB

개발공사는 시공사가 뒤늦게 알린 암반 발견사실을 알렸지만 공기연장 사유로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입주 지연 보상책임을 오롯이 지게 됐다. 개발공사가 인정 근거로 삼은 예규를 두고 해석 차이가 난다.

지난달 24일 준공하기로 한 현동 공공주택 건립공사는 지지부진하다. 오는 20일 약속했던 입주일도 미뤄졌다. 대표 시공사인 남양건설㈜은 지난 6월 11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공동도급사 중 지분율이 가장 높은 ㈜대저건설도 지난달 22일 공사 포기 의향서를 제출했다. 개발공사는 내달 8%가량 남은 공사를 시작해 이르면 내년 초 입주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태도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개발공사는 지난 5월 7일 시공사와 3차 변경계약을 했다. 지난 5월 10일로 마치는 공사기간을 지난달 24일까지 총 75일 연장하는 내용이었다. 조정 사유는 △10년 평균 강수량을 초과하는 우천 탓에 비작업일수 증가 △지반조사 때 미발견된 암석층 탓에 터파기 작업 일수 증가 △전석층 발생에 따른 파일항타공사 공법 변경으로 작업 일수 증가였다.

김권수 경남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20일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누리집 갈무리

개발공사는 3차 공사기간 연장 요청 때 도급사인 남양건설에서 제출한 자료를 공사감독 업무를 대행하는 건설사업관리단에 검토했고, 검토 결과 시공사 공사기간 연장 요청은 행정안전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 제9장 계약 일반조건, 제6절(공사 설계변경) 및 제8절(계약기간의 연장)의 사유에 해당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개발공사는 앞으로 입주 지연 보상금 80억 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위로금·지체보상금이다. 이흥우 개발공사 분양관리부장은 지난 5월 경남도의회 보고에서 "입주 지연 탓에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대충 계산하면 평균 금액이 2600만 원이고 304가구 전체가 해제를 할 경우에 약 79억 원 정도가 위약금 수준 비용으로 발생한다"며 "거기에 임대 분양자도 있기 때문에 80억 원 조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원들은 개발공사가 외부 변호사 자문이나 법률 검토 없이 자의적으로 타당하다고 결론 내린 점, 암반 시공이 끝난 상황에서 현장을 확인할 수 없는 점, 시공사가 현장감리단에 설계변경사유를 통보했지만 발주처인 공사에게는 18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통보한 점, 공사 현장 암반이 발견된 지 2년 만에 사후암판정위원회를 연 점 등 허술한 절차를 지적하며 혈세 낭비를 우려했다.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경남개발공사가 발주한 창원 현동 공공주택 건립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살피고 있다. /경남도의회

김권수 사장은 "공사기간 연장은 계약 기준을 따랐기 때문에 적법하다"며 "공사 계약 일반 조건에 지하 지질 상태 변경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 설계 변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은 내용이 없다"며 "조사가 이뤄진다면 상황에 맞춰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수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수사 기간은 3개월 이상 걸린다고 보고 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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