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성심당’이 있다면, 이천에는 ‘쌀 크림빵’이 있다!

조회 2102025. 4. 11.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팝업 스토어 입점…"맨땅에 헤딩" 전략 통했다
흥만소 박승미 대표, "제과로는 글루텐 프리가 가능해요"…100% 이천 쌀로만 만드는 크림빵
팝업 스토어 누적 운영 40회…'롯데월드몰 5m 팝업 스토어 한 달 매출 1억 원 달성'
경쟁력 있는 카페 비결?…"먼저 지역민 사랑 받는 카페 돼야죠"

“쌀로 만드는 흥 나는 세상!”

편의점 회사 재직 시절, 쌀 가공 상품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 흥만소 박승미 대표는 서울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곧장 시댁인 이천으로 내려가 ‘이천 쌀 크림빵’을 만들었다.

평소에도 흥이 많기로 유명한 박승미 대표는 자신이 가진 ‘흥’을 소비자에게 선물하는 흥 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흥만소’ 카페를 열었다.

이천 지역 중에서도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에서 ‘맨땅에 헤딩’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롯데월드몰과 더현대 서울 등 40여 개의 팝업 스토어를 열면서 ‘이천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흥만소]

건강과 맛,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글루텐프리(Gluten-Free)' 식품에 소비자의 시선이 쏠린다.

2024년 10월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5.3%가 글루텐프리 식품을 구매하거나 섭취해 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구매와 섭취 이유로는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46.9%로 가장 많았고, '일반 식품보다 더 건강한 식품 같아서(31.4%)',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22.4%)'가 뒤를 이었다.

‘노밀가루, 노글루텐, 쌀 100%’의 쌀 빵으로 건강한 식문화 생태계 조성과 이천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흥만소 박승미 대표와 쌀 빵의 베이커리 시장 입지 확장 방법과 지역 상권 브랜딩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무모한 도전이 만들어낸 성과

누구나 한 번쯤 무모한 도전을 꿈꾼다. 성패 여부는 아무도 모르지만, 때로 무모한 도전은 생각지도 못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박승미 대표는 "이천 쌀 크림빵은 제가 제과제빵 전공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팥빵은 속 안에 팥이 들어가 있고 감자 빵은 감자가 들어가 있으니까 쌀 빵에도 쌀을 넣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크림빵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인데, 이를 쌀과 결합하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다만 쌀로만 만들 경우, 빵의 형태를 잡기가 어려워 1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겪었죠”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전략보다는 단순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쌀빵이 퍽퍽하다는 인식이 강하니, 크림을 넣어 부드럽게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였다.

이천쌀100%쌀빵[출처:흥만소]

박 대표는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과 ‘제과를 활용하면 글루텐 프리가 가능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빵의 겉 부분은 제빵이 아니라 제과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덕분에 100% 이천 쌀로 만든 빵이라는 스토리를 제대로 풀어낼 수 있었죠”라고 전했다.

전국 제과제빵 관련 점포는 7만 4천여 개에 달한다. 박승미 대표는 "흥만소는 이천 지역 중에서도 상권이 없는 곳에 있어요. 카페는 인테리어가 괜찮으면 한적한 곳에 있어도 된다고 인식했는데, 이천까지 와야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던 박승미 대표는 쌀 이야기를 흥미로운 콘텐츠로 제작했다. “카페 매장 야외에 실제로 땅을 파서 논을 심고, 실제 경운기와 아이들이 탈 수 있는 경운기 미니카를 들여놨다”라고 설명했다.

20대부터 3050의 가족 단위가 주 고객층을 이루고 있는 흥만소는 이미 존재하는 영어 베이킹 클래스를 쌀과 접목해, '영어 쌀 베이킹 클래스'라는 교육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클래스를 통해 아이들은 재미있는 체험을 하고, 부모님들은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흥만소 야외 논[출처:흥만소]

야외 포함 300평 규모의 흥만소는 2~6천 평 규모의 이천 외곽 대형 카페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했다. 기존 주차장까지 야외 논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만소에 와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박 대표는 과거 편의점 유통 경험을 살려 팝업 스토어, 홈쇼핑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함으로써 외부적 인지도를 높여 갔다.

'ONLY ONE'시장, 새로운 시장 개척의 어려움

쌀빵의 선호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유통업계는 여전히 쌀 빵보다 밀가루 빵의 소비자 선호도가 더 높다고 말한다. No.1 시장이 아닌 ‘ONLY ONE' 시장을 선택한 흥만소는 이천 쌀 크림빵을 증명해 내기 위해 '퍼포먼스 기반 홍보'에 전력을 다했다.

고객들이 흥만소 브랜드를 인지하게 된 지점은 '팝업 스토어'였다. 박승미 대표는 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맨땅에 헤딩'을 시도했다. 그는 "어떻게든 MD를 만나기 위해 박람회를 돌아다니고, 주위 지인들을 수소문했어요. 그 당시에 살던 아파트 커뮤니티에 물어봤는데, 우연히 스포츠웨어 MD인 아파트 주민 덕분에 롯데백화점과 연결됐죠”라며 “백화점 쪽에서 '우리 농산물' 제품 판매에 관심을 두고 계셔서 팝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백화점의 KPI와 흥만소의 핏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흥만소 팝업스토어[출처:흥만소]

롯데월드몰에서 5m 길이의 대형 팝업스토어를 한 달간 진행한 것은 흥만소 브랜드 입지에 도움이 됐다. 팝업스토어를 한국적인 초가집 디자인으로 꾸미는 등 소비자에게 '우리 쌀 빵'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한 박 대표는 팝업스토어에서 한 달 매출 1억 원을 달성한 이후로 백화점에서 지속적인 팝업 요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가게

“대전의 성심당은 대전시의 특산물을 활용해서 만들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살아 사랑받고 있잖아요. 진정성 있게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더라고요”

이천쌀크림빵[출처:흥만소]

박승미 대표는 팝업 스토어를 기반으로 유명해진 이후, '동네에서 사랑받는 가게가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잠깐 유행하고 사라지는 가게가 아니라, 이천 지역의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2024년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받은 지원금으로 흥만소 매장 내에서 '쌀 디저트 페스티벌'을 열어 이천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 박 대표는 "20여 개의 쌀 디저트 판매 소상공인들이 모였고 2,500명 정도의 고객이 방문했어요. 이 페스티벌 이후에 고객들 사이에서 '디저트 페스티벌 했던 곳이다', '이천은 지역 행사를 카페에서도 연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죠”라고 말했다.

쌀디저트 페스티벌[출처:흥만소]

이어 "'지속으로 성장하는 경쟁력 있는 카페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카페가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지역민이 가장 좋아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디저트가 돼야 한다'라는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걸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그 하나 때문에 이 사업을 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세분화 되는 마케팅

흥만소는 쌀 크림빵 기술 발전과 함께 빵 카테고리 확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최근 숙명여대와 가족 기업을 맺은 후, 단백질 빵 기술을 이전받은 흥만소는 건강한 식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해외, 온라인 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4 홍콩푸드엑스포에 참여한 흥만소[출처:흥만소]

건강한 한국의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승미 대표는 "2024 홍콩 푸드엑스포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능성을 봤어요. 미국 시장의 글루텐 프리 선호 경향에 맞춰, 4월 중순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에 이천 쌀 크림빵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천 쌀을 활용한 한국 전통 디저트를 개발해 해외에 한국을 알리고자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흥만소는 국내 시장에서 식사 빵류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에서 '단백질 기술, 로우 글루텐' 등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쌀 찐빵, 쌀 식빵 등의 식사 대용 빵 제품을 개발해 4~50대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흥만소 쌀베이글[출처:흥만소]

브랜딩 관점에서의 다양한 시도

귀여운 시그니처 캐릭터 ‘흥만·흥참·박만’은 흥만소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농식품 벤처 육성 지원 사업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만화 기반의 스토리를 가진 홈페이지를 만들게 된 흥만소는 취향저격 브랜딩으로 고객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그니처 캐릭터 흥만이[출처:흥만소]

릴스를 통해 고객에게 친숙한 공간, 브랜드로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것도 흥만소를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박승미 대표는 "흥만소를 알리고, 고객들에게 일상의 흥을 드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스타그램 릴스를 찍게 됐어요. 남편이랑 제가 직접 릴스에 등장하다 보니 고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주게 되었고, 고객들이 브랜드에 대한 좋은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지속적인 릴스 콘텐츠 업로드는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이 흥만소에 찾아오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저희 릴스 자체의 조회수가 높지 않더라도, 인플루언서분들이 저희 카페를 담은 릴스를 많이 찍어 주셔서 도움이 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흥만소 전경[출처:흥만소]

한 인플루언서가 매장에 비치된 이천 쌀 포대를 활용해서 찍은 릴스는 거의 100만 조회수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 콘텐츠를 보고 매장에 릴스를 찍으러 오시는 인플루언서분들이 많았어요. 릴스의 파급 효과가 있었죠”라고 박승미 대표는 설명했다.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기

박 대표는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와 리더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자꾸 힘들다고 생각하면 두려워지더라고요. 기업이 안 힘든 날은 없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 때는 코로나 때문에, 또 어떤 때는 어떤 것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는데, 지나고 보면 '그때는 그것 덕분에 좋았다'라는 것만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라며 "힘들다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라는 것에 집중하는 게 감정적으로도 많이 위로됐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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