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르네상스] 이차전지 키운 포스코홀딩스, '철강 의존' 구조 뚜렷

상법개정 움직임 이후 지주회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각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와 수혜의 배경을 짚어봅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 당시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양대 사업의 중요성을 동일선상에 놓고 '쌍두마차'라고 표현했다. 외형상으로는 철강과 이차전지 두 사업이 병렬 구조를 이루지만 포스코홀딩스의 실질 가치를 보면 여전히 철강 사이클에 연동돼 움직이는 구조라는 평가다.

포스코홀딩스 내에서 비상장 회사인 포스코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핵심 상장 자회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포스코퓨처엠의 가치는 과거 대비 크게 하락한 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철강업 사이클과 뗄 수 없는 관계

포스코홀딩스의 시가총액(9월 최저·고가 평균 기준)은 22조6612억원으로 100% 자회사인 포스코의 북밸류(장부가치) 29조9186억 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물론 다른 자회사들도 있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 지표는 결국 철강업 사이클과 실적인 셈이다.

이런 배경에는 포스코홀딩스가 애초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에서 분할돼 출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22년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가 개편되면서 포스코는 비상장 자회사로 전환됐으며 시장 가치가 아닌 내부 회계 기준에 따라 평가를 받기 때문에 취득 원가에서 자산가치 변동이 거의 없다. 실제 2023년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 회계에 반영된 포스코 가치는 29조6981억원으로 지금과 유사하다.

이처럼 자회사 가치가 철강업에 쏠린 현상은 이차전지 소재사업이 큰 폭의 조정을 겪은 이후 더욱 심화됐다.

2023년 연평균 종가로 환산한 포스코홀딩스 시총은 37조6338억원으로 자회사 포스코의 가치를 웃돌았다. 이는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다른 자회사의 성장 잠재력이 더해진 결과다.

지주회사 가치는 결과적으로 자회사로부터 어느정도의 현금을 가져올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자회사의 배당이 적거나 수익 기여도가 낮을 수록 지주회사는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고 반대의 상황에선 프리미엄을 얻는다. 2022년~2023년 상반기는 이차전지 소재사업이 정점을 나타낸 시기로 평가된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가치도 크게 뛰었다.

2023년 포스코퓨처엠 시총은 약 30조원에 달했다. 이를 토대로 환산한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가치는 18조원으로 당시 포스코홀딩스 내 이차전지 소재사업의 입지는 철강업과 견줄 만한 수준이었다.

지금의 포스코퓨처엠 상황은 이와 상반된다.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둔화와 공급 과잉 등의 요인으로 인해 배터리 소재사업도 침체기를 맞았다.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은 2022년 1659억원에서 지난해 7억원으로 급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560억원으로 반등이 예상되지만 호황기 실적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철강업 회복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역할

9월 평균 주가 기준 포스코·포스코퓨처엠·포스코홀딩스 등 핵심 자회사 3곳 합산 순자산가치(NAV)는 43조3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산출하면 포스코홀딩스는 48% 수준의 할인을 받고 있다. 2023년 평균 주가 기준으로 환산한 할인율이 28%인 것을 고려할 때 현재 더 큰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존 시장이 포스코홀딩스를 평가할 때 핵심인 이차전지 소재사업의 후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들은 견고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철강업은 지난해 중국, 일본 등 저가 철강재 난립, 국내 건설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 대외 변수가 추가됐지만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다. 국내 철강사업은 원가 하락과 자체 비용 절감 노력이 더해져 판가 하락분을 상쇄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해외 철강사업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이 견조한 수익을 나타냈다. 포스코 영업이익률은 작년 4분기, 올해 1분기 3% 초반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 2분기 4.1%로 개선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사업이 동반 부진한 당시 포스코홀딩스 연결 실적을 견인한 곳이다. 포스코에너지와 합병으로 LNG 밸류체인이 강화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당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세넥스 에너지 등 업스트림 분야에 강점을 보였다.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한 이후에는 터미널사업, LNG 발전 등 밸류체인의 중·하단 부문까지 보강해 업황 사이클 영향을 덜 받는 구조로 재편됐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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