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live] '손흥민+이강인' 기량에 의존?...홍명보 감독 "동의 안 해, 전술 변화 통했다"
[포포투=오종헌(인천공항)]
홍명보 감독은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 비해 오만전 경기력이 더 좋았다고 밝혔다. 또한 선수 기량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홍명보호 일부 선수단이 12일 오후 5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홍명보 감독과 K리그 소속 선수 12명은 오만 직항 노선이 없기 때문에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장시간 비행 끝에 귀국했다. 한편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다른 해외파 선수들은 오만에서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오만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최악을 면한 홍명보호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비난에 시달렸다. 대한축구협회(KFA)의 석연치 않은 선임 과정 때문이다. 시즌 도중 울산HD을 떠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을 향한 여론은 좋지 않았고, KFA의 수장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져갔다.
그렇게 홍명보호는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지난 5일 첫 출항을 알렸다.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를 치른 홍명보호는 내용과 결과 모두 최악을 보여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득점 없이 비겼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이 득점에 성공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취소되기도 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오만 원정을 떠났다. 이러한 반전시키고 앞으로 3차 예선을 보다 수월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다. 다행히 한국은 손흥민의 맹활약 속에 원하는 결과를 챙길 수 있었다.
이날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오세훈이 포진했고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이 뒤를 받쳤다. 중원은 황인범, 박용우가 책임졌고 이명재,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4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지난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선발 라인업 5자리를 바꿨다. 설영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고 이명재가 출전했다. 김영권을 대신해 정승현이 김민재의 파트너로 나섰고 정우영이 빠진 자리에는 박용우가 들어왔다. 공격 지역에도 주민규, 이재성을 대신해 오세훈과 황희찬이 투입됐다.
시작은 좋았다.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손흥민이 밀어준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오만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정승현의 자책골이 됐다.
후반 초반 다시 앞서갈 기회가 있었다. 후반 5분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후 온필드 리뷰를 거쳐 원심을 취소했다. 그렇게 어수선한 분위기 상황 속에서 오랜 기간 1-1 스코어가 유지됐다. 2경기 연속 무승부는 최악의 출발.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손흥민은 후반 37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예리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다시 앞서가기 시작한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방향만 바꾸는 간결한 슈팅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결국 한국의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이제 한국은 10월 A매치 기간 요르단(원정), 이라크(홈)와 맞붙는다. 9월 A매치를 1승 1무로 마무리한 홍명보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두 경기 모두 이기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만을 상대로는 승리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최종 예선 일정을 치르면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일정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승리하긴 했지만 여전히 비판과 비난 여론은 거세다. 공격 상황에서도 손흥민, 이강인 등 선수 개인 기량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를 들은 홍명보 감독은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경기 운영 중 분수령이 됐던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 부분이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개인 기량에 의존한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 오만과의 경기에서 후반 30분 남겨둔 시점에 전술적인 부분에서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하 홍명보 감독 귀국 인터뷰 전문]
- 9월 A매치 일정을 마친 소감
홍명보 감독 :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두 경기 모두 이기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만을 상대로는 승리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최종 예선 일정을 치르면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 앞으로 나아갈 방향
홍명보 감독 : 두 경기를 마치고 어떤 식으로 팀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코칭 스태프, 선수들과 모두 소통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들을 좁혀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 두 경기를 통해 얻은 소득
홍명보 감독 : 1차전보다 2차전이 더 나아졌다는 게 소득이다. 팔레스타인과의 첫 경기에서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좋았고, 또 그보다 오만전이 더 경기력이 좋았다. 그런 부분들이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이 더욱 긍정적이 생각을 갖고 치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보완해야 할 점
홍명보 감독 : 경기를 하다 보면 90분 내내 우리가 하고 싶은 걸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분명 우리에게도 어려운 순간이 온다. 그럴 때 지난 오만과의 경기처럼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하게 되면 더 어려워진다. 그런 부분들을 발전시켜야 한다.
- A매치 기간 짧은 시간 내 선수들 컨디션 관리 방법은?
홍명보 감독 : 우선 선수들이 다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이제 소속팀에서 뛰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고, 거기서 또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을 찾아야 한다. 이제 다음 소집까지 남은 시간 동안 선수 구성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
- 10월 A매치 상대(요르단, 이라크)들도 만만치 않은데?
홍명보 감독 : 우리보다 낮은 순위에 있거나, 강력한 순위 경쟁 팀들에는 승점을 주지 말아야 한다. 이제 분석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요르단, 이라크과의 경기 모두 순위 싸움 면에서는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놓고 전체적으로 잘 운영할 필요가 있다.
- 두 경기 동안 공격 상황에서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홍명보 감독 :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경기 운영 중 분수령이 됐던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 부분이 맞아 떨어졌다. 그래서 개인 기량에 의존한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 오만과의 경기에서 후반 30분 남겨둔 시점에 전술적인 부분에서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 국회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홍명보 감독 : 나중에 그런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나온다면 성실히 임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그 부분에 특별히 아는 건 없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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