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쪽 팔려서' 못 탄다..? 한국 사람들, 수입차 집착하는 진짜 이유

BMW X1 /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BMW X시리즈 CLUB'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수입차 업계에서는 알짜배기 시장으로 통한다. 전체 시장 규모 대비 수입차 판매 대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수입차 누적 등록 대수는 350만 8,876대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2,629만 7,919대)의 13.3%에 해당하는 수치다.

물론 국산차가 고급화되고 수입차 진입 장벽은 낮아지며 둘의 격차가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놀라운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수입차는 여전히 평범한 벌이로는 구매가 쉽지 않은 소비재로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충분한 경제력을 갖춘 수입차 오너도 많겠지만, 없는 형편에 무리해서 수입차를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유독 한국 소비자들이 수입차에 목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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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MW코리아'
국산차 품질 상향평준화에도..
실용성보단 사회적 시선 중시

수입차를 구매하는 이유부터 살펴보자. 진솔하게 따지자면 "국산차보다 품질이 좋아서 산다"는 말, 아주 틀리진 않았다. 그러나 완벽한 답이 되지도 않는다. 국산차는 이미 대중차 기준으로 해외 브랜드와 충분히 대적할 만한 수준에 올랐으나 '수입차=부의 상징'이라는 공식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수입 브랜드와 당당하게 경쟁하는 제네시스에 국내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봐도 답이 나온다. 상품 경쟁력 자체에 대해선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국산은 국산일 뿐"이라며 수입차와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반면, 수입차가 국산 브랜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바로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옵션 구성과 신속한 서비스다. 그나마 요즘은 높아진 소비자 기준에 맞춰 통풍 시트, 어댑티브 크루즈 등 선호 옵션을 기본화한 신차가 많아졌는데, 서비스는 어떨까? 이는 브랜드마다 격차가 큰 편이다. 일부 브랜드는 국산차와 비슷하거나 큰 차이 없는 서비스 속도를 보여주나 그렇지 못한 곳은 예약부터가 전쟁이다. 그럼에도 수입차 판매가 확대되어 온 데에서 실용성보다는 사회적 시선,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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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벤츠 뉴 E클래스 동호회'
수입차는 허세일 뿐이라고?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도 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과열된 '평균 올려치기' 문화도 수입차 구매와 연관성이 있다. 상류층의 일상이 마치 평범한 일상이라도 된 것처럼 SNS 피드를 도배하며 "이 정도는 돼야 평균"이라는 인식이 수입차를 필수템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사회적 문제로도 지적되는 현상이지만, 이미 젊은 소비자들 중 보여지는 자신을 위해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진 상황이다.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젊은 소비자와 수입차의 조합이라면 흔히 '카푸어'를 떠올릴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극단적인 사례가 심심찮게 보였으나 요즘은 줄었다. 다만, 수입차 업계가 공격적인 리스, 렌트 마케팅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노력하면 살 수 있다"는 인식은 점차 공감을 얻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또한 수입차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인식도 줄었다. 젊은 소비자가 수입차를 구매하면 '허세'로 보는 시선이 많았으나, 요즘은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주는 선물, 성취 보상의 상징으로 차츰 인정받는 분위기다.

벤츠 E 클래스 실내 / 사진 출처 = '벤츠코리아'
사진 출처 = '아우디코리아'
단순 소비가 아닌 경험의 일부
작은 사치이자 개성 표현 수단

또한 수입차 구매를 단순 소비가 아닌 경험으로 인식하는 추세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이 한때 허세, 사치 등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경험을 위한 투자로 여겨지는 것과 비슷한 결이다. 이왕 사는 수입차, 국산차와 어떤 격차가 있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지 경험해 보겠다는 마음가짐도 섞여 있는 셈이다.

종합적으로 부의 상징 그 자체였던 수입차는 이젠 "평범한 이들도 도달할 수 있는 작은 사치" 정도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차별화를 통한 개성 표현, 인정욕을 충족하고 싶은 소비층의 니즈도 포함된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은 듯해도 이런저런 조건들을 따져보면 현실적인 후보는 몇 손가락으로 추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들 다 타는 차에 대한 거부감 또한 수입차의 입문 계기로 꼽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