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삼척시 (삼척 해상스카이워크)
봄이 온다는 소식은 언제나 발끝에서 먼저 느껴진다. 3월의 동해안은 아직 겨울의 기억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채, 차갑고 짭조름한 해풍이 볼을 스치는 계절이다. 그러나 그 바람 안에는 분명 무언가 달라진 온기가 섞여 있다.
갈라진 바위 틈새로 파고드는 햇살의 각도가 바뀌고,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조차 한결 부드럽게 들리는 3월의 삼척. 바로 이 시간, 오래도록 기다려온 풍경 하나가 강원 삼척의 해안 절벽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허공 위의 100미터, 삼척의 새 이정표
2026년 3월 25일, 강원 삼척시 교동 일원에 ‘삼척 해상스카이워크’가 공식 준공됐다.
길이 100m, 지상 높이 77m에 달하는 이 전망 시설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다. 발아래를 투명 유리 데크로 가득 채워, 마치 동해 수면 위를 두 발로 디디며 걷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출처: 삼척시 (삼척 해상스카이워크)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발끝으로 전해오는 아찔한 투명함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심장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준공식 당일, 이미 삼척 시민과 관광객들이 유리 데크 위에 올라 탁 트인 동해를 내려다보며 탄성을 쏟아냈다.
77m 상공에서 바라본 동해의 빛깔은 수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펼쳐지며, 눈 아래 펼쳐지는 해안 절벽의 굴곡과 어우러져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새천년 해안도로가 잇는 풍경의 연결고리
삼척 해상스카이워크는 어느 날 갑자기 솟아오른 구조물이 아니다. 삼척시가 오랜 시간 공들여 엮어온 새천년 해안도로 관광 자원 확충 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내비게이션에 ‘삼척 해상스카이워크’를 찍고 교동 방향으로 차를 몰다 보면, 익숙한 동해안 드라이브 코스 위에 낯선 실루엣이 수평선을 배경으로 떠오른다.

출처: 삼척시 (삼척 해상스카이워크)
스카이워크 인근에는 이미 삼척의 대표 명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소망의탑과 새천년 해안도로가 가까이 이어져 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동선 위에서 삼척의 해안 전체를 품을 수 있다.
각각 흩어져 있던 명소들이 스카이워크라는 새로운 중심점을 얻으며, 삼척 동해안 일대는 이제 하루를 꼬박 머물고 싶은 목적지로 재편된다.
동해안 드라이브를 즐기던 시절의 기억이 있는 세대라면, 삼척이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하나의 감정이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차창을 열었던 그 해안도로, 짭조름한 공기 속에 시린 손을 비볐던 그 기억들. 삼척 해상스카이워크는 그 기억의 풍경 위에 새로운 층위를 덧씌운다.
걸음마다 발 아래로 출렁이는 동해를 확인하며 걷는 100m의 유리 길은, 오랜 시간 삼척을 사랑해온 이들에게 그리고 처음 이곳을 찾는 이들 모두에게 오래 남을 장면을 선물한다.
77m 하늘 위에서 동해를 내려다보는 경험. 이 봄, 삼척이 그 자리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