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국 ‘대리 지상전’…쿠르드 반군 “美요청에 이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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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 이란 진영의 핵심 세력으로 꼽히는 이란계 산악 민족인 쿠르드족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이란을 향한 지상전을 개시했다.
쿠르드족은 오스만 제국 해체 이후 독립국가를 세우지 못한 채 이란, 이라크, 튀르키예, 시리아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4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AP통신 등은 이라크 북부에 기반을 둔 쿠르드족 반군이 이란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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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세력 지원 동의한건 아냐”
美, 지상군 투입 딜레마에
反이란세력 활용해 체제전복 노려


미국 백악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 이후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접촉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북부에 있는 우리 기지와 관련해 쿠르드 지도자들과 실제로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미국이 쿠르드족 무장세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대통령이 그런 계획에 동의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백악관의 부인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 대신 쿠르드족을 통해 지상전을 이어가려한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란에서 민중 봉기를 조장하기 위해 쿠르드족 무장 세력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에 “쿠르드족이 이란 지역에 혼란을 야기하고 이란 정권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쿠르드족 지원은 지상전 직접 참전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필요시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보수 케이블 방송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는 ‘지상군 투입’을 두고 “내 생각엔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외신들은 미국의 쿠르드족 활용에 대해 “반 이란 핵심 세력을 활용해 이란의 체제 전복을 꾀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의 정치·군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으로 발생할 미군의 사상자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비용 부담 등을 대폭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쿠르드족 지원은 결국 ‘미국의 지상군 투입’ 딜레마를 시험하기 위한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3000~40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쿠르드족은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으로 불린다. 오랫동안 고유 언어와 문화를 지켜왔지만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여 아직도 독립국가를 건설하지 못했다. 특히 쿠르드족의 역사를 살펴보면 서구 강대국과 중동 각국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들을 끊임없이 이용해왔다. 이 때문에 여전히 각국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쿠르드족에게 “오스만튀르크와 맞서 싸우면 독립국가를 세워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참전했지만 승전국은 1923년 ‘로잔 협상’을 통해 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팽개쳤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 또한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던 이라크 내 쿠르드족을 지원하며 이라크 사회 분열을 조종했다.
2003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이라크 침공 당시 이라크 내 쿠르드족의 도움을 받았다. 후세인 정권이 무너졌지만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등의 강한 반대로 독립에 실패했다. 2014년 이슬람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맹위를 떨치자 쿠르드족은 다시 미국과 서방을 도와 IS 격퇴에 앞장섰다.
하지만 튀르키예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쿠르드족을 외면했다. 튀르키예가 시리아 북부 내 쿠르드족을 향한 군사작전을 펼치기 직전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한 것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때 시리아 내 쿠르드족이 주축인 무장단체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에 타격을 준다는 명분으로 시리아 북부에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미군이 없는 상황에서 가해진 지상군 공격으로 당시 쿠르드족의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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