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도서·쇼핑 매각…야놀자 '美 상장' 밑그림 될까

조회수 2023. 4. 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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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가 쇼핑·도서 사업부문을 큐텐에 매각하면서 야놀자의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이 점차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인터파크 인수·합병(M&A)에 따른 기업결합 건을 승인받게 된 야놀자는 사업 재편 및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작은 '비전펀드'로부터

야놀자는 국내 숙박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종합 여가 플랫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바 있다. 이는 2021년 야놀자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II'로부터 약 2조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숙박, 여행, 레저, 항공에 이르는 '여가의 A to Z'를 추진헸던 야놀자는 비전펀드의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은 이후 트리플, 데일리호텔, 인터파크를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재편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5월 3011억원을 들여 인수한 인터파크는 야놀자 사업 재편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사진=야놀자)

여가 플래닝의 사업 로드맵을 확보하게 된 야놀자는 트리플·데일리호텔·인터파크를 합병해 해외 숙박(호텔 등) 예약부터 항공 티켓 발권 및 패키지 상품 연계에 이르는 사업영역을 전문화시키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변수는 기업결합 승인과 비연계 사업(쇼핑·도서)이었는데 지난달 28일 공정위가 야놀자와 인터파크의 기업결합 건에 대해 최종적으로 승인함에 따라 관련 변수가 모두 해소될 수 있었다. 기업 집단의 자산이나 매출 총액이 2조원 미만의 기업일 경우 기업결합을 사전에 신고할 의무가 없었던 만큼,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는 경영·재무적 측면만 완료된 '절반의 인수'였던 셈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공정위는 야놀자가 인터파크 주식 70%를 취득해 인수하는 기업결합 건에 대해 "온라인 국내 숙박 예약 플랫폼 시장, 클라우드 숙박 솔루션 시장, 온라인 항공권 예약·발권 대행 시장, 온라인 공연 티켓 판매 시장 등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하더라도 독과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정위는 국내 숙박 온라인 예약 플랫폼 시장에서 야놀자와 인터파크의 기업결합에 따른 점유율 증가 폭이 5% 포인트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했고, 결합 판매로 인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해도 숙박 및 항공 예약, 티켓 발권, 공연 티켓 예매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시장 질서에 혼란을 초래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을 승인받은 야놀자는 곧바로 인터파크에 대한 사업 재편에 나섰다.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지 3일 만에 인터파크는 쇼핑 및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인터파크커머스의 주식 전량을 '큐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적정 매물을 인수해 쇼핑 사업 규모 확대를 준비하던 큐텐에게 있어 야놀자와 실질적인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인터파크 내 쇼핑·도서 부문은 매력적인 매물로 다가왔고, 야놀자의 경우 사업 재편을 위해 비연계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사진=야놀자 홈페이지 갈무리)

비전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은 야놀자의 다음 스텝은 '글로벌'이다. 야놀자가 글로벌 여행 플랫폼(OTA) 시장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던 만큼, 지난해부터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설이 제기됐지만 실질적으로 관련 사안이 진행되진 않았다. 경색된 현지 IPO 시장을 포함한 외부적 환경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꼽히지만 야놀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내부 사업 재편이 우선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기업결합 승인 및 인터파크커머스 매각을 결정한 만큼,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야놀자의 매출 비중은 '야놀자 앱'을 중심으로 한 '야놀자 플랫폼 부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B2B 사업에 100여개의 제휴 항공사 및 데일리호텔을 통한 글로벌 호텔 체인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터파크 부문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야놀자 매출 가운데 야놀자 플랫폼 부문이 전체의 60.27%(약 3644억원)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도 매출(약 2671억원)보다 약 10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이지만 매출 비중(80.88%)으로는 20.61% 낮아졌다.

야놀자 연간 매출 비중.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이는 지난해부터 야놀자클라우드가 이끄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호텔·객실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제휴점이 늘면서 B2B 매출이 집중된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항공 좌석·객실·현지 이용권(결합상품 포함)을 제공·판매하는 투어 사업 및 공연·스포츠 좌석 티켓을 판매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영위하는 인터파크가 포함됨에 따라 단기간 내 사업영역이 다각화된 것이 주효했다.

다만 해당 기간 무형자산 상각 및 스톡옵션 비용 등을 제외한 야놀자의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473억원을 기록했다. 야놀자는 클라우드 솔루션 부문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향후 인터파크를 비롯한 각 사업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여행플랫폼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여행플랫폼 기업들이 패키지 상품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내부 조직을 신설하거나 관련 업체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글로벌에 맞추고 있는 만큼 야놀자도 미국 나스닥 상장이 유력해보이지만 현재로썬 내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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