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비밀 밝힐 ‘수중로봇’이 온다

/ 시사위크, 그래픽 = 박설민 기자
누구나 우주여행을 갈 수 있는 시대, 여전히 ‘바다’는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다.

지구의 바다는 93%가 ‘심해(深海)’다. 200m 이상의 깊은 바다인 이곳은 빛도, 전파도 통과하기 힘들다. 때문에 현재 탐사가 완료된 심해 영역은 5~6%에 불과하다.

글로벌 해양 연구·산업 분야에서 ‘수중로봇(Underwater Robot)’ 기술 중요성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반 수중로봇기술 확보에 많은 국가들이 뛰어들고 있다. 깊은 물속에서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수중로봇은 심해 탐사의 한계를 극복할 핵심 열쇠로 꼽힌다.

◇ 자율주행차처럼 해저 탐사… 산업·연구·국방 등 ‘팔방미인’

수중로봇은 자동화 수준에 따라 크게
△원격조종수중로봇(ROV) △완전자동수중로봇(AUV)으로 나뉜다. 쉽게 말해 ROV는 수동 자동차, AUV는 자율주행차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중로봇 ROV다.

하지만 ROV는 기술적 한계도 뚜렷하다. ROV는 기본적인 자세제어 기능만 탑재한다. 로봇의 지능적 임무는 선상 파일럿의 원격조정으로 이뤄진다. 또한 실시간 임무를 위해 로봇은 지상의 케이블과 연결된다. 때문에 200m 이상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야 하는 심해 탐사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블루핀 로보틱스의 AUV모델 실제 해양 탐사 임무 투입 모습./ Bluefin Robotics Corporation

반면 AUV는 로봇의 자세 제어, 실시간 판단, 자동화된 임무수행이 가능한 로봇이다. 때문에 케이블 없이도 깊은 해저 속에서 자유로운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다만 아직 기술 완성도 및 안정성은 ROV보다 떨어져 아직까지 위험부담이 적은 넓은 지역에서의 간단한 탐사작업에 사용된다.

이 같은 수중로봇의 한계 극복을 위한 해결책으로 떠오르는 것이 ‘자율주행기술’이다. 자율주행 수중로봇은 파일럿의 조종 없이도 스스로 수중 탐사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명령을 입력하면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자율주행차와 유사하다. 때문에 긴 케이블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어 깊은 수심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 미국·유럽 등 시장 주도… 韓, ‘방산 수중로봇’ 중심 산업 성장

심해, 우주까지 다분야 탐사에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자율주행 수중로봇산업은 매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수중로봇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50억6,000만달러(약 6조 7,440억원) 규모다. 오는 2030년에는 연평균 성장률 14.5%를 보이며 130억2,000만달러(약 17조3,51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관련 산업을 이끄는 국가는 ‘미국’과 ‘유럽’이다. 아틀라스 마리단(ATLAS MARIDAN), 딥 오션 엔지니어링(Deep Ocean Engineering), 블루핀 로보틱스(Bluefin Robotics Corporation) 등이 미국과 유럽 회사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수중자율기뢰탐색체’ 모식도./ LIG넥스원

국내의 경우 방산 수중로봇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화시스템에서는 현재 ROV 기반 기뢰 제거 수중로봇을 개발했다. 향후 AI기술 적용을 통한 유·무인 체계 협업으로 신속한 지휘 결심, 임무수행능력 극대화를 이룬다는 것이 한화시스템 측 목표다.

AUV 개발에 있어선 ‘LIG넥스원’의 성과를 주목할 만하다. LIG넥스원은 2020년 방위사업청과 ‘수중자율기뢰탐색체’를 개발한 바 있다. AUV타입의 이 수중기뢰 탐지로봇은 소나, 수중초음파카메라로 기뢰를 찾아낸다. 또한 수백 미터 깊이 바닷속에서 20시간 이상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개발 사업비는 총 120억원이 소요됐으며 지난해 완성, 올해 1월 공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는 “수중로봇 중 AUV 산업은 예측 기간 연평균 성장률 17.9%를 보이며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적군 감시, 기뢰 탐사, 적군 도발 예측 등 국방 분야 애플리케이션 수요와 채택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해저 지형 탐사, 수질 샘플 테스트, 극지방 얼음 연구 및 파이프라인 검사 등의 응용으로 예측 기간 동안 산업 규모 확장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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