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5세대 풀모델체인지로 돌아온 렉서스 준대형 SUV RX를 시승했다. 가장 최고 사양인 RX500h F SPORT 퍼포먼스 트림이다. 7년만에 풀체인지를 겪은 5세대는 여러모로 크게 변화를 추구했다. 디자인부터 주행 성능, 첨단 기능까지 렉서스의 미래까지 엿볼 수 있다.

렉서스 RX 500h는 토요타의 첨단 하이브리드 기술과 성능에 럭셔리를 완벽하게 결합한 준대형 SUV다. 럭셔리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차량이다.


우선 중후하면서도 곳곳에 스포티함을 살린 디자인이 첫 눈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전면부는 대형 스핀들 디자인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덴티티와 미래 지향적인 독창성을 표현했다. 거대한 그릴 좌우에 커다란 에어 흡입구로 포인트를 줬다.
날카롭게 디자인된 LED 헤드라이트는 렉서스 특유의 고유한 스타일을 부각시킨다. 후면부 날렵한 테일램프는 세련미를 더한다. 전체적으로 근육질의 바디라인과 균형 잡힌 비율이 조화롭다.

RX 500h 실내는 럭셔리한 소재와 세심한 마감으로 '역시나! 렉서스'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넓은 공간은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앞좌석 시트는 편안한 착좌감이 인상적이다.

앞좌석에 착석하면 마치 차량이 운전자를 안아주듯 몸을 감싸는 느낌을 선사한다. 뒷좌석 또한 여유로운 레그룸과 헤드룸을 제공하여 장거리 주행 시에도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다.

후륜에 전기모터가 위치한 것을 감안했을 때 2열 센터터널을 비교적 평평하게 배치했다. 어른 세 명이 앉기에 충분한 사이즈다. 뒷좌석 승객을 배려해 2열 전용 공조조절장치도 적용됐다. 2열 열선시트는 물론 수입차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통풍시트도 달려있다.

차에 탑승하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중앙 터치스크린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함께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한다. 대형 인포테인먼트는 운전자에게 가독성을 높여줘 편리하지만 반응속도는 예상보다 빠르지 않았다. '빨리빨리' 문화가 정착된 한국인들이 사용할 때 답답할 수도 있겠다.


스티어링 휠 좌우에는 터치 감응형 스위치가 달려있다. 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연동돼 주행 중에도 시선의 이동 없이 오디오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터치패드에 손가락을 올리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기능을 안내하는 그래픽이 표시되고 바로 조작이 가능하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실내에서 차량 문을 여는 버튼이다. 전좌석 모두 전자식 버튼 도어 핸들인 'e-Latch'가 적용됐다. 이 버튼을 누르면 적은 힘으로도 도어 개폐가 가능하다. 편리할 뿐아니라 뒤따라오는 고급스러움은 덤이었다.

오디오는 렉서스가 자랑하는 하만 계열의 최고급 마크 레빈슨이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생생한 음감을 전달한다. 고급차에서 오디오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렉서스 RX 500h를 시승할 때 주변에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마크 레빈슨 사운드가 정말 끝내준다"였다. 실제로 느껴본 사운드를 큰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고음과 저음을 적절하게 분배해서 웅장함이 넘치면서도 고음 영역까지 완벽히 재생한다.


트렁크 역시 준대형 SUV답게 광활한 공간을 보여준다. 기본 612L 수준으로 9.5인치 골프백 4개를 충분히 적재할 수 있다. 뒷자리를 폴딩하면 더 큰 트렁크를 맞이할 수 있다. 다만 폴딩된 뒷좌석이 완벽히 평평하게 내려가진 않았다.

뒷좌석은 센터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기능으로 폴딩이 가능하다. 덕분에 힘을 들이지 않아도 앞에서 편하게 뒷좌석을 접을 수 있었다.

RX 500h 파워트레인은 토요타그룹이 2022년 개발한 고성능 하이브리를 장착했다. 2.4리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의 조합이다. 무려 합산 371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발휘한다. 전기 모터가 즉각적인 가속력을 제공해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다.
처음 2.4 터보 엔진만으로 이런 무거운 차량을 부족함 없이 구동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후륜에 장착된 전기 모터가 100마력의 출력을 보태면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가속력을 보여준다. 또한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 주행 시 정숙성과 효율성에서 탁월한 성능을 더한다. 시내뿐 아니라 고속 주행에서도 추월 가속이 만족스럽다.
전자제어식 상시 4WD 시스템은 도로 상태에 따라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고속으로 달릴수록 단단하게 쪼여진 차체 강성이 운전의 자신감을 배가시킨다. 요철을 부드럽게 타고 넘는 서스펜션 시스템도 최적화돼 코너링 시에도 안정감을 제대로 유지한다.
e-CVT 변속기가 탑재된 다른 구형 하이브리드와 달리 달리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 것도 RX 500h의 장점이다.

RX 500h는 연비를 최고로 뽑아내는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고성능을 추구한다. 그래서인지 구형 2.5 하이브리드에 비해 공인 복합 연비는 10km/L로 상당히 떨어진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이라면 6~7km/L에 그쳤을 것이다.
RX 500h를 100km가량 주행을 했다. 꽤나 가속을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8.4km/L라는 연비가 찍혔다. 역시 하이브리드구나 싶었다.

RX 500h의 가격은 1억 1,703만원이다. 동급 BMW X5 같은 내연기관 차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로 무장해 놀라운 가속력과 정숙성을 보여준다.
렉서스 RX 500h는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폭발적인 성능, 그리고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고성능 하이브리드 SUV다. 일상 주행은 물론 장거리 여행에서도 최상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뛰어난 주행 성능은 덤이다. 독보적인 렉서스만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가져다주는 경제성과 친환경성까지 고려한다면 RX 500h는 럭셔리 패밀리 SUV의 현명한 선택임에 틀림없다.
한 줄 평
장 점: 이 덩치에 이런 고성능이..하이브리드 경제성까지 더한 럭셔리 패밀리 SUV
단 점: 인포테인먼트 반응 속도는 나만 느린가..하위트림도 있는 조수석 메모리시트는 왜 없지?
전진혁 에디터 jh.jeo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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