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부결, 윤-한 최악은 피했지만…다음엔 ‘진짜 파국’ 위기감

전광준 기자 2024. 10. 4.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악'은 피했다.

당정 관계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간 '윤-한 갈등'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한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과 함께 초청받은 언론사 창간기념식에 행사 직전 불참을 통보한 게 윤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최악’은 피했다. 그러나 위기 요인이 사라진 게 아니다. 당정 관계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간 ‘윤-한 갈등’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지금 이대로면 다음번엔 ‘진짜 파국’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국민의힘 안에 감돈다.

야당이 발의한 쌍특검법안(김건희·채상병 특검법안) 재의 표결을 앞두고 4일 오전 소집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한 말이 예사롭지 않다.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법이 필요하다는 당 내외 많은 분들의 생각을 저도 안다. 그러나 지금 이 민주당 특검법안은 민주당 마음대로 (특별검사를) 골라서 민주당 마음대로 전횡할 수 있는 내용이고, 이런 법이 통과되면 사법시스템이 무너지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발언의 결론은 ‘김건희 특검법안은 부결시켜야 한다'이지만,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법이 필요하다”는 말을 앞세운 건 용산을 향해 김 여사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한다는 주문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바뀌어야 파국을 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한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과 함께 초청받은 언론사 창간기념식에 행사 직전 불참을 통보한 게 윤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친한계 핵심 당직자는 이날 한겨레에 한 대표가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 창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려다 30분 전 ‘일정 취소’를 공지하고 의료계 면담 일정을 잡은 건 원래 윤 대통령 옆 테이블에 마련됐던 한 대표의 자리가 한 테이블 건너뛴 곳으로 옮겨진 사실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난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뜻이다.

‘뇌관’은 김 여사 문제 말고도 더 있다.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의 핵심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해 한 대표가 감찰을 지시한 것도 그중 하나다. 대통령실이 이날 김 전 선임행정관에게 에스지아이(SGI)서울보증 상근감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라고 했지만,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갈등 국면이 계속되자 당내에선 한 대표의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지금은 폭주하는 거대 야당 앞에 단결해서 싸워야 할 때”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대남 건으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고 한 대표를 직격했다.

한편,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 때 자신을 도왔던 의원들과 6일 만찬을 한다. 대표 취임 뒤 처음으로, 한동훈계 의원 20명가량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 여사 문제를 비롯해 윤-한 갈등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한 의원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앞으로 목소리도 내고 결집된 힘도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