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이 킴에게 패스 다시 킴에게”…호주배팅업체 인종차별 뭇매
호주의 스포츠 배팅업체 TAB가 한국 월드컵 대표팀 사진과 함께 “킴이 킴에게 패스, 킴은 킴에게 패스, 킴은 황에게 패스”라는 글을 올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25일(현지 시각) 호주 공영 SBS에 따르면 최근 TAB이 트위터에 “한국 경기를 맡은 해설자들이 어떨지 느껴봐라”라는 문구와 함께 있는 한국 대표팀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 속 수비수 김진수와 김민재, 김영권, 김문환 4명 모두 ‘Kim’(킴)이라고 적혀있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에는 황인범과 황희찬, 황의조 3명이 ‘Hwang’(황)이라고 돼 있다. 이 사진과 함께 TAB은 “킴이 킴에게 패스, 킴은 킴에게 패스, 킴은 황에게 패스, 황은 황에게 패스”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수비라인 4명이 모두 김씨이고, 미드필더와 공격에는 황씨 3명이 있어 외국 해설자들이 곤란을 겪는다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의 기자 마크 디 스테파노는 트위터에 “일상적인 인종차별”이라며 “TAB의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왜 아르헨티나의 마르티네스들을 언급하지 않는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와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등 3명도 성이 ‘마르티네스’로 같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한국계 호주인인 소셜미디어 플랫폼 코지콤(Kozziecom)의 설립자인 쇼나 양도 TAB의 게시물에 대해 “재미없다. 무지할 뿐이고 무례한 것”이라며 “호주에서 한국 성을 갖고 태어나 이름에 대한 불쾌한 농담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존중 부족이다”라며 “이 선수들은 국제적으로 유명하고 해설자가 다른 팀 선수들을 대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존경과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의 성이 같다는 것은 단순한 사실이며 이를 언급하는 것이 인종차별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스포츠에서는 같은 성을 가진 선수들에 대해 농담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웨일스 럭비팀 해설에서 ‘존스가 존스에게 패스하고 데이비스가 데이비스에게 공을 찬다’ 같은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한 네티즌은 “이것은 인종차별이 아니다”라며 “이씨가 빠진 것이 기분 나쁘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TAB은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회사 기준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게시물이었다며 “하급 직원이 만든 것으로 앞으로는 게시물을 올리기 전에 점검하기로 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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