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장 "정치적 요구 받아 기소하는 게 더 정치검사"

이민준 기자 2024. 10. 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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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중앙지검, 김 여사 로펌이냐” 비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많은 분이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게 저에게 훨씬 좋다고 말씀하셨다”면서도 “결국 검사는 기록을 보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18일 밝혔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손을 들며 정청래 위원장에게 답변 시간을 요청하고 있다./뉴스1

◇李 “수사팀 의견 합리적이라 판단”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은 검찰이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사건”이라며 “일선 검사들, 후배들, 수사관들, 실무관들에게 미안한 생각 안 드나”라며 묻자 이 지검장이 이같이 답한 것이다.

박 의원은 다시 “일선의 후배들. 조직을 그렇게 곤경에 처하게 하고도 공직에 남을 생각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지검장은 “아무리 정치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는다고 해서 그것을 기소한다거나 처리를 미루는 게 더 정치검사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너를 위해 기소하는 게 좋다’고 말한 사람이 누군지 물었다. 이 지검장은 “저를 아끼시는 분들이다. 검사들도 있고 전직 검사들도 있다”고 답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이 지검장은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요약 설명을 준비해달라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요청을 받고 “제가 정무 판단이 부족한지는 모르겠지만 정무적으로 얘기하는 분들이 그런(김 여사 기소) 얘기들을 저한테 많이 하시는데, 결국은 기록을 보고 판단하고, 수사 검사들의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검장은 “수사 검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논의했고, 위원님들이 말씀하시는 부분들에 대해 의문을 많이 제기했는데 수사팀 의견을 듣고 합리적이라 생각해서 어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또 “제가 무슨 누구를 돕거나 봐주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만약에 그렇게 하면 금방 드러난다”며 “이 사건 결정문을 다시 한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野, ‘중전마마 김건희, 중앙지검은 로펌’ 공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중지된 뒤 여야 의원들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한편, 야당 의원들은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 여사를 두고 “중전마마”라며 비판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검찰은 중전마마를 보호하는 신하, 대통령 부부를 방어하는 친위수비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를 가리켜 “역대 이런 중전마마는 없었다”며 “우리는 마치 당나라 측천무후, 조선시대 장희빈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건태 의원이 전날 지방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를 중전마마에 빗대고 검찰을 신하로 빗대며, ‘중전마마라서 무혐의 (처분)한 것 아니냐’는 식의 모욕적 발언을 하셨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가 선임한 ‘로펌’ 같다는 지적도 야권에서 이어졌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서울중앙지검과 수사팀을 향해 “김 여사가 고용한 로펌과 변호사 같다”며, 이 지검장에게 소속 검사 수를 물었다. 이 지검장이 220여 명이라고 답하자, 박 의원은 “200명이나 되는 ‘변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를 변호하고 야당 인사들을 기소하는 파렴치한 집단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도 “4시간동안 이어진 검찰 브리핑은 변호사가 최후변론 요지서를 낭독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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