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코리아원자력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두 배 가까이 뛰며, 상장지수펀드(ETF)들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호황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투자 상품들보다 더 좋은 성과로, 자산 규모 역시 두 달 만에 3000억원 가까이 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폭발적인 인공지능(AI) 확산에 힘입어 반도체가 먼저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는 원자력 등 전력 테마가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다음 타자로 관심을 받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의 마켓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국내 증시에서 거래된 ETF 상품 1073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운용이 운용하는 TIGER 코리아원자력의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90.1%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레버리지를 제외한 모든 ETF 중에서 연초 대비 가장 높은 수치다.
TIGER 코리아원자력 ETF는 지난해 8월 19일 상장했다. 기초지수는 NH투자증권이 발표하는 ‘아이셀렉트 코리아 원자력 지수’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원전 핵심 밸류체인의 성과를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편입 비중 상위 종목은 현대건설(30.2%)과 두산에너빌리티(17.4%), 한전기술(11.4%) 등이다.
상승 폭은 반도체 테마 상품 전반을 웃돌았다. 국내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 ETF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52.5%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순자산 총액이 가장 큰 TIGER 반도체TOP10은 81.0% 상승했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KB자산운용의 RISE AI반도체TOP10은 86.6%를 나타냈다.
전력 수요 확대 흐름과 맞물리며 규모도 2배 넘게 뛰어올랐다. TIGER 코리아원자력의 지난 2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555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7.3%(2875억원) 급증했다.
이는 AI 인프라의 핵심 축인 전력 부문으로 투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AI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는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그다음으로 원자력과 같은 전력주가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소비 급증으로 에너지 인프라 전반이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연료전지 등 온사이트 전원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온사이트는 전력 소비 장소 근처에 자체 발전소를 지어 공급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재명 정부의 원전 정책도 수익률을 지지했다. 2038년까지 대형 원전 2기와 700㎿급 소형모듈원전(SMR) 3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내용의 정책을 재차 확인하면서다. 지난 1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후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이 필요한데 주력 전원인 태양광만으론 어렵다"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행보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메타는 지난 1월 미국 원전 개발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2035년까지 최대 6.6GW 규모의 원자력 설비 용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AI 인프라 확장과 에너지 조달을 직접 연결한 전략으로, 이는 최신형 대형 원전 5기 수준의 전력 생산량에 해당한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미국의 AI 산업에서 병목이 발생하는 부분이 반도체와 전력"이라며 "특히나 원자력은 향후 중장기적 에너지 정책의 핵심 산업으로써 중국과 러시아를 벗어나 미국이 동맹국 내 원자력 공급망을 기대할 수 있는 건 한국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TIGER 코리아원자력 ETF는 한국의 원자력 수출 주도주인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미국 등의 동맹국과 원전사업의 수혜에 가장 깊은 연관을 보이는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며 "원전 수출 팀코리아 관련주들과 한국 SMR 관련주에도 국내 상장 ETF 중 최대 비중으로 투자하면서 한국의 원자력 산업이 성장할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ETF"라고 덧붙였다.
황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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