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과 너무 닮아 친자매로 오해받고 있는 여배우
(Feel터뷰!) 넷플릭스 '트렁크'의 정윤하 배우를 만나다-①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 등 따뜻한 감성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김규태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화랑]을 집필한 박은영 작가와 의기투합해 깊고 짙은 감성의 미스터리 멜로를 완성했다.
극 중 결혼으로 뒤틀린 욕망을 드러내는 서연을 연기한 정윤하를 12월 6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파묘>에서 아기 엄마로 등장해 주목받았던 정윤하는 디즈니플러스 <카지노>에서는 필리핀 술집 마담 미자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정윤하를 향한 키워드는 다채롭다. 미스코리아, 암투병, 다저스팬, 왕립연극학교 등 관심이 뜨겁다.
정신의학적 진단명으로 이해한 캐릭터
우아함과 카리스마를 넘나들던 그가 넷플릭스 <카지노>에서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정원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결혼까지 한 서연을 맡아 주인공을 큰 인상을 남겼다. “절제된 연기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호불호가 있어도 관심 주시는 감사함이 크다. 늦깎이 신인 아닌가. 단역 때부터 해왔던 것을 놓지 않고 했던 결과다. 총 130신 작품에서 단 2신 나온다고 해도 제 역할은 128신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하곤 했다. 이번에는 130신에 다 나와 놀랐다”라며 열정을 뽐낸다.
이서연을 연기하기 위해 3번의 미팅과 12시간 반이라는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되었다며 빛나는 눈빛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서연 캐스팅이란 말을 들었을 때라고 답했다. 4개월 전에 준비를 시작했고 책임을 다해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인물로 그리고 싶어 공들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첫 작품이나 다름없어서 설렘과 긴장이 많이 되었다. 촬영하면서 있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라며 작은 노트에 질문을 적으며 성실한 답변을 이어갔다. 평소 들었던 생각을 조금씩 적어 보는 거라며 수줍게 말했다.
<트렁크>의 주인공은 기간제 결혼을 의뢰한 서연과 파견된 인지. 두 여성이 이끌어 가는 시리즈다. 원작에서는 주변 캐릭터에 불과했던 납작한 서연이 충동적이며 소유욕이 강한 자기중심적 캐릭터로 확장되었다. 정윤하의 오랜 끈기는 서연의 경주마 같은 본능을 한층 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대본을 많이 보는 스타일이다. 전체적, 스토리별, 캐릭터 위주, 한 신 별로 보며 분류하면서 계산했었다. 서연은 정보가 많이 없는 게 장점이다. 마음대로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이었다. 일단 내가 이해해야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을 만나 진단명을 받아 스스로 정당성을 만들었다.
서연의 감정을 8부까지 수치화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변한 감정도 생각해 봤다. 장례식 화장실 장면부터 서연의 감정이 뒤틀렸는데, 이후 더 여유 있어 보이려고 애쓴다고 생각했다. 되려 혼자 있을 때는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서연이 만약 마구 발산하는 성격이었다면 CCTV를 보는 행동보다 앞에서 화를 내며 에너지를 쏟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적 충동은 많지만 외적인 폭력과 파괴적인 행동은 하지 인물이라 해석했다”
의사를 찾아가 정신의학적 진단명을 받아 가며 철저히 준비했지만 서연의 말고 행동이 납득할 수 있었을까. 철저하게 매달린 결과,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애착을 심게 되었다.
“서연은 경계성 인격, 연극성 성격장애 같은 진단명과 더불어 양가감정을 이야기해 주더라. 제긴 이 친구의 행동을 합리적이라고 판단해야 악한 행동이 미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심스러웠던 건 임신 중이고 산후우울증 등 상황이 인물 개인의 특성으로 연결될까 봐 경계했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최대한 인간적인 면모를 넣고 싶었다.
“서연은 지오와 다시 만날까. 아마 서연은 지오를 만나서 사랑의 방식을 깨닫지 않았을까. 여전히 혼자 살며 충분히 행복을 즐겼을 거다. 자신에게 허용된 사랑의 일정 부분만 받아들이며 살았을 거다”라며 이해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 설정과 그 이후를 상상했다.
극 중 수위 높은 베드신도 화제가 되었다. “대본에는 ‘서연과 지오의 관계’, ‘서연이 머리가 복잡하다’, ‘서연에게는 뜨겁지는 않다’라고 적혀있었다. 내용에 대해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서연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한 베드신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엄청난 도전임을 인지했다. 여러 이유로 최종 대역 배우와 합을 맞추게 되었다. 대역 배우분과 액션처럼 합을 맞춰야 했다. 혹여나 누가 되지 않게 부담을 가져야 했다. 조명, 촬영 감독님의 배려로 신중하게 잘 마무리되었던 장면이다”
대사 중에 30년 동안 알고 지낸 정원이란 말이 있다.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으로 결혼까지 이른 서연은 불의의 사고 이후 이혼. 1년 동안 자신이 맺어준 아내와 계약 결혼까지 지시하게 된다. 과연 서연은 정원을 사랑한 걸까 궁금했다.
“서연이 정원에게 느끼는 감정의 정의를 내려 보면 ‘옳지 않은 방식으로, 적합하지 않은 시기에, 어긋난 열정을 펼친, 맞지 않는 상대’인 것 같다. (웃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놔야 하는데 타이밍을 잃어버리면서 뒤틀려 버렸다. 기간제 결혼은 장치일 뿐이다. 그 상황이 기준이 되거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가치가 되지는 않았다”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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