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SEONG HERO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스타성이 넘치는 샛별에게 쏟아질 때, 진정한 리더는 그 뒤편에서 팀의 밀도를 채운다. 한화 이글스의 주장 채은성은 말보다 행동으로 팀을 이끈, 보이지 않는 영웅 ‘언성 히어로’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부상을 견디며 시즌을 완주했고,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감하게 타격폼을 수정하며 팀 반등의 중심에 섰다. 개인의 실수에는 질책 대신 격려를, 팀의 침체기에는 무거움 대신 따뜻함을 택했다. 채은성으로부터 발현된 은은한 빛은, 등대가 돼 함께하는 후배 선수들을 한국시리즈로 인도했다. 필요할 때는 직접 빛을 내 가을을 주황빛으로 물들였던 ‘은성 히어로’. 채은성을 만났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Daeeun Park Location Jamsil Other Studio

#단골손님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2년 만에 만남이네요!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11월 13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2년 만에 다시 뵙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도 독자 여러분도 반갑네요. 한화 이글스 채은성입니다.
어느 때보다 길었던 시즌을 마쳤어요. 비시즌은 어떻게 보내고 있었나요?
시즌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짧게나마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어요. 가까운 곳이라도 자주 외출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식으로요. 시즌 중에는 상대적으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다 보니, 소소하게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딸 윤이가 팬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잖아요. 한때는 ‘캐치! 티니핑’에 푹 빠져 있었는데, 요즘 윤이의 관심사는 뭔가요?
티니핑은 졸업했고, 요즘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빠져 있어요. 윤이랑 노래를 같이 부르며 놀아 주고 있죠. ‘Golden’이나 ‘Soda Pop’, ‘Your Idol’ 같은 노래들이요. 최근에는 윤이가 야구장에 자주 와서, 선수들의 응원가 플레이리스트도 즐겨 듣고 있어요. (윤이의 최애 응원가는 뭐죠?) (심)우준이 응원가요. (문)현빈이 응원가도 좋아하고요. 등장곡에 맞춰서 춤을 추는데, 엄청 귀여워요. (웃음)
8월부터 발가락 부상으로 인해 온전치 않은 몸 상태였죠. 발가락 신경종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들었는데요.
(인터뷰 날짜 기준) 내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에요.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참고 지내려 했는데,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이 있어서 빠르게 수술받기로 했습니다.

#It‘s Time
저번 인터뷰가 한화로 막 이적했던 시기였는데, 이젠 주장이 됐어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났나 싶네요.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흐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과 만난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니 신기하고요. 막 이적하자마자 인터뷰했을 땐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거든요. 그랬는데 어느덧 지금은 한화의 주장을 맡고 있네요.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업셋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는 않았었나요?
위에서 기다리는 팀이라면 업셋에 대한 부담을 상시 지니고 있죠. 한화 역시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요. 우선은 한국시리즈에 가는 것이 목표였으니까, 오직 이기는 것만 머릿속에 담아 뒀어요. 불안감은 제쳐 두고, 이겨 내야만 한다고 되새겼어요.
선수들에게도 승리를 강조했나요?
오히려 하던 대로 하라고 했어요. 생각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야구잖아요. 생각이 늘어나면 도리어 부담으로 다가와서 원래의 퍼포먼스를 보여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잦더라고요.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경기하면 승리가 따라올 거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속으로는 승리만 생각했죠.
개인적으로도 첫 한국시리즈였죠.
선수단부터 스태프까지 온 팀원들이 한국시리즈를 가기 위해 겨울부터 노력한 것을 잘 아니까,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어요. 한 시즌 동안 고생하면서 힘들었던 것들을 모두 씻어 낼 수 있을 정도의 기쁨이었습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직후 팀 미팅이 팬들에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어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는데, 주장으로서 한화 선수들에게 이번 포스트 시즌 경험이 어떻게 남기를 바라나요?
큰 무대를 경험해 봐야 시야가 넓어지잖아요. 저 역시 그렇게 성장했어요. 한 번 한국시리즈를 밟아 보면, 다시 그 자리에서 뛰고 싶다는 동기도 상승해요. 꾸준하게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팀이 결국 우승까지 차지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한화잖아요. 올가을의 경험이 한화를 강팀으로 더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해요.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시작인 거죠.
내색을 크게 하지는 않았지만 우승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짙었겠어요.
정말 아쉽죠. 한국시리즈까지 간 것은 분명 커다란 성과지만, 씁쓸한 마음이 컸어요. 이번 가을에 겪었던 경험과 감정을, 다음 시즌을 더욱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이끄는 동기부여로 삼을 거예요.
친정 팀을 상대했던 한국시리즈였잖아요. 예전 동료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경기 전에는 “재밌게 하자”라고 했어요. 한국시리즈 진행 중에는 오로지 팀에 집중해야 하니 따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고요. 친한 선수들이 두루 있는 만큼 모든 일정을 마친 후에는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발가락 부상을 감내하면서 포스트 시즌을 치렀죠. 고통이 상당하지 않았나요?
신경이 쓰였죠. 온전한 컨디션에서도 쉽지 않은 게 야구잖아요. 트레이닝 파트에서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조처해 주셨어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찾아봐 주셨고요. 덕분에 시즌을 완주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국시리즈 이후 선수단과 스태프에게 오렌지색 아이폰을 선물했다고 들었어요. 핸드폰은 잘 사용하고 있나요?
사실 핸드폰을 바꾼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나중에 잘 사용하기 위해 지금은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최신 기종을 선물해 주셨거든요.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수들도 잘 사용하고 있더라고요.
시즌 초반에는 페이스가 좋지 못했는데, 5월에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크게 반등했었죠. 조정했던 배경이 있었을까요?
시즌 개막 직후에는 워낙 타격이 부진했어요. 타격폼 수정을 오랫동안 고민하긴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죠. 사실 시즌 중에 타격폼을 바꾸는 게 말도 안 되는 거긴 한데요. 수정한 타격폼도 본래의 자세와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이질감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또 나이가 있다 보니, 지금 시도해 보지 않으면 앞으로는 기회가 없겠다 싶었어요. 스스로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기에, 타격코치님도 도와주시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시대의 첫 번째 주장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구장은 어떤가요?
이전 구장은 오래됐다 보니 시설 면에서 아쉬움이 컸어요. 훈련이나 경기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죠. 새로운 구장은 로커룸부터 사우나 시설, 이동 경로까지 매우 편리해졌어요. 특히 실내 연습장의 존재가 가장 소중합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이전 구장과 가장 큰 차이라고 체감했어요. 이러한 인프라 개선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고, 팀의 성적 상승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2025시즌의 채은성은 ‘클러치 히터’로 팬들에게 큰 임팩트를 안겨 줬어요. 이전 시즌에 비해 득점권에서 강해진 비결이 궁금한데요?
사실 비결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어느 순간이든 항상 집중하니까요. 앞에 주자가 있는 것을 선호하고, 득점권 상황을 고대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집중이 더욱 잘 되기도 해요. 기회를 살리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이 있잖아요.

#주장 2년 차
후배들이 엄청나게 따르는 것으로 유명해요. 그중에서도 특히 본인을 잘 따르는 ‘애착 후배’는 누구인가요?
이뻐하는 후배들은 참 많은데요, 슬슬 나이 차이가 작지 않게 나서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요. 저도 그랬지만 또래끼리 다니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을 테니까요. 자연스럽게 나이대가 비슷한 선수들과 같이 다니게 되네요. 저는 주로 형들과 다녀요. (이)재원이 형이나, (류)현진이 형이요. 근데 형들도 저랑 비슷하게 느끼고 있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형들의 애착 인형이에요. (웃음)
들어 볼수록 최고의 연결고리네요.
친한 형들도, 동생들도 있지만 나이가 찰수록 외로워지긴 하네요. 주장을 맡기도 했으니까요. 세대가 변한 만큼 나이 차가 크게 나는 후배들을 대할 때는 저 역시도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후배들이 불편하면 어떡하지’란 고민을 하죠.
채은성이 한화에 온 후 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요. 리더의 위치에서 팀을 이끄는 비결이나 기준이 있나요?
한화에서 주장을 처음 해 봤거든요. 가지각색의 성격을 지닌 남자들이 모인 집단이잖아요. 무엇보다 조화로웠으면 좋겠어요. 생각의 초점을 개인보다 팀에 두고자 하죠. 야구라는 종목이 팀의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잖아요? 흐름의 스포츠라 불리기도 하고요. 특정한 행동을 취하기보다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조성하고자 노력해요.
주장 역할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작년에는 꽤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동료 중에 주장 출신이 많아요. 재원이 형과 현진이 형, (안)치홍이 형도 있죠. 형들이 아낌없이 도움을 주고, 경험을 나눠 줘서 올해는 더욱 수월했습니다.
9월 30일 대전 롯데전에서 상대 투수에게 어깨를 맞고도 먼저 투수를 위로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어요.
유쾌한 감정이든 그렇지 않은 감정이든 티를 내지 않으려 해요. 어차피 시즌은 길고 경기 수는 많으니까요. 화를 표출한다고 해서 그게 다 해소되지도 않더라고요. 오히려 감정의 여운이 더욱 오래 남고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느꼈어요. 또, 프로 생활을 오래 하며 지켜본 대단한 사람들에게는 그 특유의 담담함이 있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되고자 합니다. 어차피 공을 맞을 때는 투수의 의도를 알 수 있잖아요? 미안해하는 투수가 고의로 공을 맞혔을 리 없죠.
팬 서비스로 찍은 사진 중에서 혼자 나와 있는 사진도 있더라고요.
가족들과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한 팬이 사진 촬영을 부탁하셨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같이 찍는 줄 알았는데, 덩그러니 저만 찍으시더라고요? (머쓱) 엄청 뻘쭘했거든요. 그래서 이젠 같이 찍는 게 아니라면 고사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지난 2월에는 추성훈 유튜브에 빠져 있던 것 같은데, 유튜브도 자주 봐요?
재밌는 것 중에서 야구와 관련이 없는 콘텐츠를 즐겨요.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거든요. 스트레스를 푸는 그 시간만큼은 야구를 머릿속에서 지우고자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정신없이 빠져들 수 있는 것을 봐야 하잖아요? ‘SNL 코리아’나, ‘직장인들’같이 웃긴 영상을 즐깁니다.

#은성OPPA힘내세요
엘튜브에서 이정용을 통해 LG의 시구자로 나섰던 비비의 사인볼을 구하고, 영상 통화까지 했던 것이 큰 화제가 됐어요.
여기 계신 분 중에 엘튜브 관계자 없죠? 있었다면 곤장 들고 왔어요. (찌릿)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정용이와 통화하다가, 정용이가 비비의 시구 선생님이 됐다는 것을 알았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사인 요청도 하고, 영상통화를 부탁했는데 정말로 해 주더라고요? 근데 그 장면이 엘튜브에 박제될 줄은 전혀 몰랐죠.
집에는 잘 들어갔는지, 팬들의 걱정이 많았어요.
영상이 업로드된 다음 날 집에 갔더니, 아내가 언제부터 비비의 팬이었냐고 묻더라고요. 재밌는 해프닝으로 넘어갔답니다. 근데 이번 기회를 빌려 말하자면, 시구자로 연예인이 자주 등장하잖아요. 저는 사인을 요청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만의 주관이 확고하거든요. 흔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영상으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죠.
이정용에게 사인볼은 잘 전달받았어요?
지금도 로커룸에 잘 보관해 뒀죠. 정용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어요. (사인볼을 보면서 힘을 얻나요?) 보면서 힘을 내지는 않고요! (억울) 그저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팬들에게 비비 노래 한 곡을 추천해 주자면요?
제일 유명한 노래가 ‘밤양갱’ 아닌가요? ‘밤양갱’을 추천할게요!
이정용과 각별한 사이잖아요. 헬멧에 적은 ‘신한불란(흘린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이라는 문구도 이정용이 추천해 줬고요.
정용이와는 명언 메이트예요. 서로 힘들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명언이나 글귀를 추천해 주죠. 하루는 정용이가 정말 좋은 단어를 준비했다고 하더니, ‘신한불란’의 뜻을 알려 줬어요. 저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운동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여기는데, 정용이가 알려 준 문구는 멘탈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어요. 지금도 헬멧에 적어 두고 상기시키곤 합니다.
최근에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요?
한국시리즈 시작 전에, 정용이가 좋은 문구를 추천해 달라고 했어요. 근데 정용이는 멘탈보다는 신체적인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와닿을 만한 문구를 알려 주지는 못한 것 같네요. 그래도 성심껏 추천해 줬습니다.

신고선수로 프로에 입단해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성공적인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어렸을 때의 저를 본 동료들은 최근까지도 “네가 지금까지 야구할 줄은 몰랐다”라고 얘기하거든요. 돌이켜봐도 어렸을 때의 저는 실력이 떨어지고, 임팩트도 없었죠. 연습생 출신인 것도 맞고요. 당시의 전 ‘무조건 성공해야지,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스스로 떳떳해지고 싶었어요. ‘내가 이 정도로 노력했는데도 안 된다면, 그때는 인정할게’라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일말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끝을 본다면, 이후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점차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죠. ‘야구선수 채은성’의 남은 목표가 궁금해요.
‘우승’입니다. 개인적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경험해 보니 우승이라는 감정을 더 갈망하게 되네요. LG가 우리 홈에서 우승했을 때, 저는 그 장면을 보지 않았어요.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곧바로 회식 장소로 향해서 소주로 마음을 달랬죠. 누군가는 아름다운 2등이라고 칭찬해 주겠지만, 당장 그땐 씁쓸함이 거세게 밀려왔어요. 그래서 저도 꼭, 은퇴하기 전에 우승의 감정을 마음껏 느끼고 팀원들과 공유해 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정말 재밌는 한 시즌이었습니다. 선수단 모두 팬 여러분의 존재와 응원에 힘을 크게 얻었습니다. 2025시즌은 아쉽게 종료됐지만, 끝이 아니라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겨울이 다가오는데요,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팬분들과 야구장에서 함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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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로 날아올라 빛이 되리라”. 채은성의 응원가에 담긴 가사다. 채은성의 프로 경력은 분명 순탄치 않았다. 신고선수로 입단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1군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사례가 몇이나 있겠는가. 혹자는 이를 ‘신화’라고 표현했고, 채은성은 그 고단한 길을 무던히 걸어 대장 독수리가 됐다.
한화 역시 기약 없이 견뎌왔던 고단한 길의 막바지에 들어섰다. 7년 만에 포스트 시즌 입장권을 쟁취했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복귀하기까지는 자그마치 19년의 세월이 걸렸다. 2025시즌의 한화 이글스는 그 길고도 암담했던 길의 끝을 기대케 하는 빛 한줄기와 마주했다.
한화와 채은성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번 가을을 통해 희망을 봤다면, 돌아올 가을에는 주인공이 돼 비상하기 위해 올겨울 날카롭게 발톱을 다듬을 것이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76호 (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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