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크롬 매각 요구'에 구글 비상…확정되면 연 350조원 광고수익 타격
크롬, 검색시장 90% 지배한 구글의 주요 검색 통로
친기업적인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면 입장 변화 가능성 존재
미 법무부가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한 구글의 독점 해소를 위해 웹브라우저 '크롬 매각' 카드를 뽑아 들었다. 이 안을 법무부가 받아들이면 구글은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현재 구글은 크롬을 통해 검색의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구글이 크롬을 매각할 경우 검색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이는 결국 구글의 검색시장에서의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통한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롬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구글 검색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끊어지게 되고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구글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글은 크롬 매각 방안에 대해 "법무부가 이 사건의 법적 문제를 훨씬 뛰어넘는 급진적인 방향으로 의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구글과 검색 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한 법무부는 법원에 구글 크롬 매각을 명령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승소 이후 구글의 온라인 검색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를 완화하기 위해 구글의 사업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해 왔다.
법무부는 당초 아이폰의 iOS와 함께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양분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매각을 검토했다가 크롬 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글 입장에서는 크롬을 매각해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웹트래픽 분석사이트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의 점유율은 66.7%에 달한다. 3명 중 2명이 크롬을 사용하는 셈이다. 아이폰의 사파리(18%)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브라우저인 엣지(5%)와 비교해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런 연결통로를 잃게 되는 것이다.
크롬 매각이 구글에 치명적이 이유는 크롬이 구글 검색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9%에 달하는데, 크롬이 구글 검색을 이용할 수 있게 연결하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한다.
최근 검색 시장은 오픈AI가 최근 '챗GPT 검색'을 내놓고, MS의 '빙'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크롬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구글의 시장 지배력 약화가 빨라질 수도 있다.
크롬 매각은 결과적으로 구글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구글의 지난 3분기 전체 매출 882억7000만달러 가운데 광고 매출은 658억5000만달러였다. 전체 매출의 70%가 광고 매출이다.
1분기와 2분기에도 646억 달러와 616억 달러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4분기 예상치까지 합치면 1년간 광고 매출은 최소 2500억 달러(약 348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법무부의 안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반독점 소송에서 법무부의 손을 들어 준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가 법무부의 크롬 매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 구글이 반독점 판결에 대한 항소를 추진 중인 만큼 법적 다툼이 끝날 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도 큰 변수로 여긴다. 친기업적인 성향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크롬 매각에 대한 입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2개월 전 구글이 자신에 대해 편향적이라며 기소하겠다고 했다가 한 달 후에는 구글 해체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1990년대 클린턴 정부 당시 법무부는 MS를 상대로 한 당시 세기의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했다. 1심 법원에서 패한 MS는 2개의 회사로 분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조지 부시 행정부로 바뀌면서 법무부는 회사 분할 계획을 포기하고 MS와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소송을 마무리 지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