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외국계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며 집 꾸미기를 취미로 하는 @home_jihye입니다.
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면서도 집에 돌아오면 그만큼 충전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그러다 보니 집에서 소소하게 다양한 일을 하고 있고, 저에게 집은 단순히 의식을 해결하는 곳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집들이 공간은 3년 전 결혼하며 이사한 신혼집이에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도 집 꾸미기에 관심이 있어 집 인테리어에 참견하기도 하고, 가구에 페인트칠을 하는 일로 엄마한테 혼이 나기도 했었는데요. 결혼하며 다행히 저의 가만히 못 있는 성격을 이해하고 도와주기도 하는 지원군 남편을 만나 반셀프(+일부 셀프)로 부분 인테리어를 진행했습니다.
도면

사진은 확장형 도면으로 주방과 안방을 제외한 발코니는 이미 확장되어 있었어요. 입주한 지 5년 된 준신축 아파트이고 확장도 되어 있었기 때문에 처음 계획은 도배와 마루, 공용 욕실 정도의 부분 수리였어요.
그러나 알아볼수록 욕심이 커져 결과적으로 목공부터 도장까지 인테리어 대부분의 공정을 진행한 부분 아닌 부분 인테리어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남편의 요청으로 턴키 견적도 받아봤으나 뭐든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으로 턴키 비용으로 더 나은 자재와 시공법에 투자하겠다며 남편을 설득했지요. 그럼, 부분 인테리어 비용으로 전체 인테리어 한 집 같은 저희 신혼집을 소개하겠습니다!
거실 Before

집은 분양 그대로의 상태로 안으로 들어와 마주하는 거실 전면이 대부분의 아파트처럼 아트월로 시공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트월 옆으로는 방문과 그 옆의 노오란 원목 수납장까지 여러 소재와 색상, 반복된 굴곡으로 개인적으로 어수선한 인상이었어요.

당시 큰 사이즈의 테이블을 계획하고 있던 터라 테이블 자리 확보를 위해 수납장 철거는 필수적이었고, 보다 확장된 느낌을 주기 위해 아트월 옆의 방문을 히든 도어로 계획했어요. 그렇게 문 하나를 히든 도어로 작업하기 위해 '목공'과 '페인트' 작업을 추가했는데요.
목공을 추가하는 김에 모든 문선 공사를 할까 생각도 했지만 저희 집은 안방을 제외한 모든 방문이 현관 쪽 복도에 몰려있어 문선 공사를 한다 해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아 제 개인적인 만족 이상의 인테리어 효과는 없다고 판단해 쉽게 눈에 띄고 포인트가 될만한 거실의 넓은 흰 벽을 만드는 데에만 공정을 추가해 예산을 조율했습니다.
거실 After

아트월과 수납장을 철거하고 히든 도어를 설치한 지금의 모습입니다.
히든 도어의 경우 도어 스토퍼를 설치해 아예 손잡이가 없거나 매립 손잡이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반셀프로 진행하다 보니 흰색 손잡이를 선택하는 것으로 타협을 했는데요, 이 정도로도 충분히 훌륭한 히든 도어가 되어주었어요.
'목공'과 '페인트' 작업을 추가하며 거실 전면의 천장과 바닥은 무몰딩으로 작업했습니다. 아쉬움 많은 인테리어에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바로 무몰딩이고 두 번째 집을 인테리어 하게 되면 공용 공간은 모두 무몰딩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천장 등박스는 이미 있는 상태에서 몰딩과 중앙 조명을 철거한 후, 등박스에 T5 조명과 앞뒤로 3인치 매립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조명의 적정 수준을 몰라 전기 기사님과 계속 논의하며 셀인 카페나 핀터레스트로 정말 많은 레퍼런스를 찾아봤었는데요.
등박스 내 T5를 메인 조명으로 사용하고 거실 앞뒤에 다운라이트 7개를 밤 시간에 켜는 서브 조명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더 많은 조명을 설치했었지만 지금은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아 오히려 조명을 덜어냈다면 천장이 보다 깔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요즘 집들은 안 그래도 스프링클러와 환기구로 이미 천장에 장착물들이 많잖아요.

덧붙여, 저는 잘 몰라 제일 많이 하는 3인치 조명을 선택했지만 메인 조명으로 어느 정도 조도가 확보된다면 매립 조명은 2인치로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2인치 매립 조명을 사용하면 정말 호텔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신혼 가구를 보러 다니며 결정이 힘들었던 품목 중 하나가 소파였어요. 첫 관심은 가죽 소파였으나 가죽은 다른 소재보다 퀄리티에 따른 금액 차이가 크다 보니 많은 서치를 통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제 눈을 만족시키는 제품은 가격대가 당황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쉽게 체념하고 패브릭 소파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방문한 비아인키노 매장에서 운명처럼 셜록 체어를 만났어요. 처음 눈을 사로잡은 건 셜록 4인용 제품이었으나 누울 수 있는 소파를 원하는 남편의 의견을 반영하여 1인용 셜록 소파와 그와 함께 디스플레이되어 있던 브레드 4인용 소파를 세트로 구매했는데요.

1인용 소파가 오히여 포인트가 되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주방 Before


창 사이즈 때문에 상부장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오른쪽의 원목 수납장으로 인해 6인용 테이블을 놓기에는 공간이 부족했어요. 철거한 원목 수납장은 레일 수납장으로 뒤편으로도 공간이 30cm 이상 있어 이 공간을 활용해 매립 장식장을 계획했어요.
주방 After

하이그로시 소재의 상부장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하부장은 상태가 깨끗하고 Blum 레일을 사용해 잘 만들어진 가구였어요. 비용을 투자해서 도장 도어 수준의 가구로 교체할 것이 아니라면 굳이 새것을 위해 가구 수준을 다운그레이드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주방도 부분 인테리어를 진행했습니다.

상부장과 오른쪽 원목 수납장, 냉장고 장을 철거하고 상판과 타일을 교체해 주었으며 주방 하부장은 셀프로 페인트칠을 해주었어요. 물론 상판을 교체하며 수전과 싱크볼 등 액세서리는 직접 구매해 교체해 주었어요.

개인적으로 저희 집 구조의 ㄷ자 주방에서 튀어나오는 옆면 상부장이 답답하게 느껴져 상부장 철거를 계획했는데요, 전면은 그대로 두고 싶었으나 창 사이즈가 애매해 상부장이 창을 물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모든 상부장을 철거했어요.
신혼집이라 살림이 많지 않기도 하고 정리에 자신 있기 때문에 상부장 철거를 진행했는데 다행히 아직 주방 수납에 대한 아쉬움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터닝 도어는 흰색으로 필름 작업만 진행했다가 최근 셀프로 격자창으로 리폼을 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터닝 도어 유리문이 뭔가 날 것 같고 허전해 보이더라고요.
커튼이나 블라인드, 시트지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 봤는데 해 질 녘 터닝 도어 창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계속 보고 싶어 사이즈 맞춰 목재를 재단해 격자창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주방이 한결 아늑해 보여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주방 상판은 12T로 계획했으나 주방 가구를 바꾸지 않다 보니(기존 상판 50T) 그렇게 하면 주방 높이가 너무 낮아져 24T로 타협했는데 안정감 있고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식기세척기는 삼성전자의 빌트인 도어 부착형 제품을 선택했어요. 보통 도어 부착형 식기세척기는 밀레를 많이 선택하시는 것 같은데 다른 이유가 아닌 빌트인 때문이라면 신혼가구로 세트 구매하시는 삼성전자에도 도어 부착형이 있습니다!

아일랜드 한편에는 자주 사용하는 주방 살림들을 모아두었어요.

저희 집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가구, 식탁이에요. 대리석, 우드, 빈티지 등 다양한 식탁을 고민했는데 따뜻한 느낌을 더하고 싶어 결과적으로 우드를 선택했어요.
기존에 수납장과 상부장이 있는 상태에선 4인용 테이블 정도만 놓을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튀어나온 수납장과 상부장을 철거하고 나니 그 이상 사이즈의 테이블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여유 공간 맞춰 주문 제작을 진행했어요.

식탁 조명은 작년 가을 새로 들인 제품이에요. 기존에 사용하던 조명이 제가 원하는 집의 분위기와 잘 맞지 않고 다른 가구들과도 어우러지지 못하는 것 같아 교체했는데 교체 이후 집이 한층 단정해졌어요.

기존 수납장 뒤로 철거가 불가한 콘크리트 벽이 있어 매립 형태의 수납공간을 제작해 잔과 오브제들을 올려두는 장식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제 와서 보니 이 공간 대부분이 가족과 지인들의 선물로 채워져 있네요.

주방 쪽에서 바라본 거실 앞쪽 벽이요. 테이블은 기분에 따라 꽤 자주 가로 세로를 변경해 사용하고 있어요.
주방 베란다

주방 터닝 도어 안쪽의 세탁실은 조립식 장으로 작은 팬트리 공간을 마련했어요. 세탁기와 건조기 왼쪽으로는 빨래함과 세탁 및 청소용 세제를 놓는 공간이며, 오른쪽은 온도에 민감하지 않은 식료품과 에어프라이어를 놓고 사용하고 있어요.

베란다 공사를 하지 않은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사이즈의 장을 짤 수 있어 창고 공간 정리에는 조립식 장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침실 Before

침실 문 전면에는 붙박이장이 있었어요. 붙박이장 상태가 좋아 드레스룸으로 사용할 작은방으로 이동시키고 침실은 큰 침대를 위해 비워냈어요.
침실 안쪽 파우더룸 공간은 화장대 아래와 옆으로 수납공간이 있긴 하지만 매일 쓰는 화장품을 수납해 사용하기는 불편해서 어지러워지기 쉬운 공간이었어요.
침실 After

거실에서 히든 도어를 열면 보이는 침실 모습입니다.

침실은 침대 외에 아무 가구 없이 생활하고 있어요. 맘에 드는 머릿장을 찾지 못해 이케아에서 산 손님용 간이 의자에 핸드폰 등을 올려두고 임시로(2년간) 사용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안방에 놓을 맘에 드는 머릿장과 수납장을 꼭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침대는 아이가 생기면 가족 침대로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봐서 바꾸지 말고 오래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레이트 킹사이즈를 선택했어요.

목공 공정 당일 추가하게 된 파우더룸 아치 도어예요. 처음 계획은 파우더룸 입구의 인방을 없애고 하나의 방으로 연결하는 것이었으나 인방 철거가 어렵게 되어 그럼 아치 도어라도!라며 만들어진 결과물이에요.
개인적으로 인테리어는 자주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유행하는 것은 피하자 주의였으나 이 아치 도어가 안방의 아늑함을 더해주는 것 같아요.

붙박이 화장대는 필름 작업으로 정리 후 전면에 있는 거울을 떼어내고 위아래로 여유 공간이 있는 3도어 거울장을 달았어요. 장 한쪽에 매일 쓰는 화장품을 몰아 놓고 반대편 거울을 보며 화장할 수 있어 화장품에 먼지도 쌓이지 않고, 화장대 위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어 만족하는 시공 중 하나예요.


거울 왼편 기존에 있던 오픈형 수납장에는 자주 사용하는 향수와 에어랩 등을 놓고 사용하고 있어요.

파우더룸 안쪽 공간에서 바라본 침실 공간으로 침실 한쪽의 허전함을 식물들이 채워주고 있어요.
마치며

이렇게 저희 집 온라인 집들이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저 역시 인테리어를 준비하며 '오늘의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저희 집을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고 다른 분들께도 조금의 도움이 된다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를 진행하며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인 영향으로 지금까지도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집 꾸미기이고, 아직도 조금씩 셀프 리폼을 계속해 나가고 있어요. 앞으로 변화할 저희 집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home_jihye에서 기대해 주세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