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사상자 1만 명 육박..."전례 없는 공습 규모"

이스라엘 공격 3주도 안 되서 대피소 인원 절반은 어린이
감시단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규모에 "정상이 아냐"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에서 공습을 받아 쑥대밭이 된 주거건물/사진=연합뉴스

최근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연일 이어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9,000명 안팎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4일(현지시간) 현지 보건부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사망자는 어린이 127명을 포함해 1,400명이 넘고, 부상자는 7,5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이라고 밝혔지만, 민간인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하루에만 어린이 50명과 여성 94명을 비롯해 최소 55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계속하고 지상전을 확대하면 사상자가 조만간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됩니다.

영국 분쟁감시단체 에어워즈는 이스라엘의 최근 공습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제외하면 지난 20년 사이에 세계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공중 작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25일에만 탄약 2,000발을 동원해 3,000회의 공습을 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이 2001년부터 20년간 벌인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감행한 공습 규모와 비교하면 전례 없이 큰 규모로 평가됩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침공 첫해 약 6,500회의 공습을 감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연간 공습 횟수가 3,000회 미만이었습니다.

에밀리 트립 에어워즈 이사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규모에 "정상이 아니다"라며 극히 이례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공격 대상 건물에 있는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는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런 경고가 국제 인도주의법에 따라 민간인 피해를 억제해야 할 책임을 이스라엘에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CNN 방송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자사 취재팀이 많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사전 경고 없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대부분 사람이 자는 한밤중에 대피 명령을 내렸기에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난 것으로 지적했습니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체 인구의 5분의 1인 100만 명 이상이 피란을 떠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국제구호단체 케어인터내셔널은 레바논의 긴급 대피소에 있는 사람의 거의 절반이 어린이라며, 이들 시설이 수용 능력을 초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