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기기 업체 중앙첨단소재의 최대주주가 엔켐으로 변경됐다. 엔켐이 전환사채(CB) 활용해 아틀라스팔천이 보유한 중앙첨단소재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아틀라스팔천은 오정강 엔켐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개인회사다. 이번 거래를 놓고 오 대표 중심 체제를 강화하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엔켐은 아틀라스팔천으로부터 중앙첨단소재 지분 5.27%를 157억원에 인수했다. 중앙첨단소재는 당초 광무(14.46%), 엔켐(9.26%), 아틀라스팔천(5.27%)이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최대주주 지위를 행사해왔다. 엔켐은 이번 딜을 통해 지분 14.5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수 방식이다. 엔켐은 현금 대신 CB를 발행해 지분을 넘겨받았다. 아틀라스팔천은 157억원 규모의 CB를 취득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중앙첨단소재 주식을 대용 납입했다.
이 과정에서 아틀라스팔천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했다. 통상적으로 상장사의 최대주주 변경을 담보로 한 경영권에 30~50%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지난달 26일 중앙첨단소재가 엔켐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맺을 당시 1주당 가액은 2684원이다. 24일 중앙첨단소재 종가가 2690원임을 감안하면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대신 아틀라스팔천은 엔켐 CB를 확보했다. 현금 유출 없이 향후 엔켐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다. 엔켐 역시 CB를 통한 인수로 현금 부담을 크게 줄였다.

아울러 중앙첨단소재는 엔켐이 발행한 30억원 규모의 CB를 현금으로 취득했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이며 만기는 2029년 1월이다. 전환가액은 주당 7만2686원으로, 매도청구권(콜옵션)은 부여되지 않았다. 다만 중앙첨단소재는 향후 엔켐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이나 조기상환 청구를 통한 이자 수취가 가능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계열사 간의 복잡한 출자 구조를 구축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오 대표 체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오 대표는 현재 엔켐의 지분 14.5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와이어트그룹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21.42%에 달한다. 그는 동시에 아틀라스팔천 지분 53%를 보유하고 있다. 아틀라스팔천이 보유한 CB를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엔켐에 대한 오 대표의 실질 지배력은 강화된다. 추가 자금 투입 없이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다.
CB 조기상환을 통한 유동성 확보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아틀라스팔천이 해당 자금으로 엔켐 등 관계사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 오 대표의 직접적인 지배력이 강화되는 셈이다. 아틀라스팔천은 그동안 관계사 지분을 활용해 현금을 축적해왔다. 앞서 회사는 엔켐 주식을 기반으로 한 총수익스왑계약(TRS)과 함께 광무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편 <블로터>는 이번 딜과 관련해 엔켐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최종원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