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연경…떠오른 2년 전 악몽

김하진 기자 2025. 4. 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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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승 뒤 2패…리버스스윕 위기 흥국생명
여자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이 6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지친 듯 코트에 엎드리자 김수지가 일으켜세우고 있다. 흥국생명은 정관장 메가(작은 사진)에게 38점이나 허용하며 결국 풀세트 접전을 내줬다. KOVO 제공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춤’을 끝내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정관장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20-25 26-24 34-36 25-22 12-15)으로 졌다.

앞서 홈인 인천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겨 통합 우승을 눈앞에 뒀던 흥국생명은 원정 대전에서 2패를 당해 ‘리버스 스윕’ 위기에 처했다.

김연경은 외롭게 싸웠다. 최선을 다해 혼자 32득점을 올렸다. 양팀 통틀어도 정관장의 메가(38득점)에 이어 두번째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V리그 역대 최초로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1000득점 고지에 오르며 1011득점을 쌓았다. 그러나 이기지 못한 김연경은 웃지 못했다.

메가 38득점 활약…정관장 4차전 승리
김연경 고군분투에도 라스트댄스 못춰
통합우승 눈앞에서 ‘역스윕패’ 재연?
아본단자 “2년 전 얘기 하고싶지 않아”


외국인 선수 투트쿠가 30점으로 힘을 보탰지만 나머지 구성원들의 역량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피치는 이미 상대 팀에게 간파당했고, 세터 싸움에서도 밀렸다. 정관장 세터 염혜선은 무릎 부상을 안고도 팀 공격을 적절하게 조율했으나 흥국생명 베테랑 세터 이고은은 3차전부터 흔들리더니 이날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

리베로도 경험 차를 드러냈다. 정관장은 아시아쿼터 노란이 진통제 투혼을 발휘했지만 흥국생명 신연경은 번번히 상대 공격을 막지 못했다. 리시브 효율 면에서도 정관장이 28.18%기록한 반면 흥국생명은 22.61%로 밀렸다.

챔피언결정전에 돌입하기 전까지만해도 흥국생명이 무난히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정관장에 워낙 부상 선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관장 선수들 대다수는 아직도 부상을 안고 뛴다. 심지어 주포 메가도 무릎이 온전치 않다.

하지만 오히려 집중력은 정관장이 더 좋았다. 흥국생명은 당황한 기색이 뚜렷했다. 김연경 혼자 고군분투했다.

1세트부터 발갛게 상기 된 얼굴로 경기를 뛴 김연경은 2세트 막판에는 공격에 실패하자 아쉬움에 한동안 코트에 엎드려 일어나지 못하다 김수지의 다독임에 일어나기도 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유리한 판정이 나올 때에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환호했다. 평소 김연경이라면 드러내지 않았던 감정 표현이었다.

김연경은 1차전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을 끝내고 싶다. 그 이후 경기는 없다고 생각하며 2·3차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정말로 끝낼 각오로 매 경기 뛰었다. 1차전에서 16득점으로 팀의 셧아웃 승리를 이끈 김연경은 2차전에서도 22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에서도 팀내 최다 득점인 29득점으로 패배를 막아보려 애쓴 김연경은 이날도 홀로 맹활약했다.

경기가 끝난 후 김연경은 굳은 표정으로 코트를 나왔고, 핑크 유니폼을 입은 흥국생명 팬들은 한동안 체육관을 떠나지 못하고 코트 위의 김연경을 바라봤다.

이제 김연경의 ‘라스트댄스’는 인천으로 향한다.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이기는 자가 우승한다. 김연경에 의존해야만 하는 사정은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흥국생명에게는 2년 전 한국도로공사에게 리버스 스윕을 당한 악몽이 있다.

경기 후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굳이 2년 전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라며 “챔피언결정전은 작은 선택들이나 작은 부분들이 큰 차이 만들어내고 있는데 중요한 순간에 부족했던 것 같다. 좀 더 강해져야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대전|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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