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니…핵 비확산 ‘5대 원칙·3가지 약속’ 표명

정부는 26일 발표한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통해 핵잠 개발·운용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대내외에 처음으로 제시했다. 핵잠 1호 건조와 전력화 시점을 명시했고, 연료로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해 핵비확산 의무 이행을 강조했다. 핵잠 논의 등을 위한 미국 대표단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핵잠 2030년 중반까지 진수…‘저농축 우라늄 활용’ 못박아
정부는 기본계획에서 핵잠의 전력화 시점을 포함한 5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2030년대 중반까지 1번함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이후 전력화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건조에는 약 10년이 소요된다. 정부는 전력화 시점으로부터 30년 이상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기 전력화를 위해 최소 3척이 우선 건조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함정 규모는 약 6000~7000톤급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핵잠 연료로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고, 핵연료 교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저농축 우라늄은 농축도 5~20% 수준으로 핵무기 전용 위험이 낮다. 반면 20% 이상인 고농축 우라늄은 무기 활용 가능성이 커 국제사회로부터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우라늄의 평화적 이용 원칙을 분명히 해 핵 확산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핵잠의 개발·건조 작업을 한국에서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30일 트루스소셜에 한국의 핵잠을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는데, 잠수함 개발·건조를 모두 국내에서 추진하겠다는 정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핵잠의 건조 플랫폼과 추진체계 등에 한국의 민간 원자력·조선 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설계·건조·운용·정비 및 핵연료의 관리와 해체 등 전 과정을 잠수함의 총수명주기 관점에서 개발하고 관리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정부는 핵잠 개발로 4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산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 평화적 이용’ 공언한 정부…“핵무기 보유도, 개발도 않겠다”

정부는 핵잠 건조·운용에서 핵비확산 의무를 확고하게 이행하겠다는 3가지 약속도 기본계획에 포함했다. 첫 번째 약속으로 “대한민국은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보유하지 않으며, 핵무기를 개발하지도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 긴밀한 소통 하에 핵잠 추진체계에 필요한 핵연료인 저농축 우라늄 확보 및 관리 과정 전반에 걸쳐 핵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동으로 핵잠에 적용 가능한 안전조치 체계를 구축하고, 높은 수준의 핵 비확산 의무를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는 또한 원자력의 안전과 보안을 확고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핵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방사성 폐기물도 관련 법령에 따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그간 대외비로 묶어놨던 핵잠 건조 사업이 공표됨으로써 개발에 필요한 예산 배정이 착수되는 등 실무 절차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미국과의 기술 협력 논의와 한국 승조원들을 위한 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잠 사업은 국가 차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데, 대략적인 예산 규모가 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게 아쉽다”며 “한·미 양국 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추가로 진전되지 않은 만큼,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양국 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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