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도, 배달의민족도 이탈…조창현 현대카드 새 대표, PLCC 우위 지킬까

조창현 신임 현대카드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 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의 신임 대표로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이 내정된 가운데,  그의 최우선 과제로 수익성 개선이 지목됐다. 현대카드가 최근 카드 업계 신용판매 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핵심 사업인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의 경쟁우위가 흔들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현대카드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스트레스 3단계 적용에 더해 PLCC 파트너사의 이탈이 예정된 가운데 조 전무가 어떤 타개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PLCC는 특정 브랜드의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다.

21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조 전무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이사회에서 새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돼 정태영 대표이사(부회장)와 함께 최고경영자(CEO)로 일한다. 앞서 현대카드는 2021년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정 부회장이 혁신적인 기술 도입과 미래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전문경영인이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식이다.

조 전무의 취임 시기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카드가 PLCC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해온 주요 파트너사들이 경쟁사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와 그간 제휴해온 스타벅스는 삼성카드, 배달의민족은 신한카드와 각각 신규 파트너 계약을 맺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와 함께 국내 최초의 PLCC를 선보였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는 특히 PLCC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으로, 스타벅스·배달의민족 외에 코스트코, 이마트, SSG페이 등 다양한 브랜드와도 협업해왔다.

이런 가운데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같은 파트너사의 이탈은 현대카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기준으로 현대카드의 PLCC 시장 점유율은 78%에 이른다. 현대카드는 PLCC를 활용해 약 23%의 모집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가 조 전무를 새 대표로 선임한 것도 PLCC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는 2021년 현대카드에 합류한 뒤 전략사업본부, 범용신용카드(GPCC),PLCC본부장 등을 맡았다.

실제로 현대카드 임원후보추천원회는 조 전무를 발탁하며 "PLCC본부장 재임 시절 파트너사 확장뿐 아니라 기존 파트너사와의 관계도 강화하고 상품 및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등 PLCC 사업 고도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김홍준 기자

조 전무는 수익성 악화 문제도 풀어야 한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한 614억원으로 업계 4위 수준이다. 현대카드가 신용판매(개인+법인) 점유율에서 카드 업계 1위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현대카드의 순이익이 신용판매 규모에 미치지 못한 것은 법인 구매전용 카드의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1~5월 구매전용카드 누적 이용금액은 8조703억원에 이른다. 통상 기업간거래(B2B)에서 사용되는 구매전용카드는 당사자들끼리 임의로 수수료율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카드사의 수익성이 낮다.

조 전무는 비용절감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현대카드의 1분기 영업수익은 8966억원으로 삼성카드(1조341억원)의 86.7%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현대카드의 3배가 넘었다. 이는 양사가 영업에 쓰는 비용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략회의를 1년에 한 번 하기 때문에 현재 기준에서는 하반기 전략이라고 할 만한 것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조 전무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 경영전략과 관련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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