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시큼씁쓸한 현실, 책임지지 않는 소설과 위로가 되는 음악

전감비 기자 2026. 4. 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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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출신 싱어송라이터 한로로(25)가 요즘 주목받고 있다.

2022년 데뷔한 한로로는 2월 26일 열린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지난해 발매한 세 번째 미니앨범 <자몽살구클럽> 으로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으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한로로가 쓴 소설 <자몽살구클럽> 은 같은 시기 발매한 동명의 앨범과 세계관을 공유한다.

혹시 한로로의 소설 <자몽살구클럽> 이 동명의 앨범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그 자체로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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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로 소설 <자몽살구클럽>

벼랑 끝 청소년과 사건 묘사 화제
문제의식보다 자극만 남아 아쉬워
동명 음악앨범 노래로 공감·감동
마산 출신 싱어송라이터 한로로 소설 <자몽살구클럽>. /갈무리

마산 출신 싱어송라이터 한로로(25)가 요즘 주목받고 있다. 2022년 데뷔한 한로로는 2월 26일 열린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지난해 발매한 세 번째 미니앨범 <자몽살구클럽>으로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으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한로로가 쓴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같은 시기 발매한 동명의 앨범과 세계관을 공유한다. 책은 발매된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도서관 인기 대출 도서 목록에 오르고 서점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설에는 소하, 보현, 태수, 유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4명의 중학생이 나온다. 제목인 '자몽살구클럽'은 인물들이 소속된 교내 비공식동아리다. 줄이면 자살클럽이 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에는 죽고 싶은 아이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이들은 살고 싶은 이유를 찾기 위해 이 클럽을 만들었다. 한 사람당 자살유예기간 20일이 주어진다는 것과 다른 부원들은 그 기간 해당 부원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규칙이다.

솔직히 소설의 완성도는 실망스럽다. 묘사와 서술의 비중이 균일하지 않아 같은 장면을 여러 번 읽어야 하거나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해서 집중을 방해하기도 한다. 등장인물 설정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할 정도로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싱어송라이터 한로로. /<유 퀴즈 온 더 블럭> 공식 유튜브 갈무리

소설 속 소하는 가정폭력 피해자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끔찍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 장면을 포함해 소설이 인물을 묘사하는 방식, 사건의 전개를 보고 있자면 불행 포르노라는 말이 떠오른다. 등장인물이 중학생이라는 점, 작가의 팬 연령층이 어리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을 때 소설이 독자에게 끼칠 영향력이 더욱 우려된다.

한편으로는 '잔인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실제로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요소 중 80%는 개인적으로 작가와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마주했던 일들이다.

예술 작품이 어디까지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말하는 것은 너무 거창하고 어려운 문제다. 절대적인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 때면 글을 끝까지 읽고 나서 남는 것을 생각한다.

<자몽살구클럽>을 읽고 나서는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사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자극적인 장면으로부터 유발된 불쾌함만이 남았다. 그래서인지 "이 아이들이 무사히 자라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그렇게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책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은 위선적으로까지 느껴진다.
한로로 세 번째 미니앨범 <자몽살구클럽> 표지. /갈무리

다만 소설의 배경 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는 지점이 있었다는 것은 입체적인 부분이다. 현재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올라있는 노래 '0+0'의 가사 '난 널 버리지 않아'는 한로로의 따뜻하고 포근한 목소리와 어우러져 진실한 위로로 다가온다. 나를 무한정으로 응원해 주는 또래 친구의 목소리, 어떤 배경과 현실에 처해 있더라도 날 버리지 않겠다는 어른의 목소리로 느껴진다.

'내일에서 온 티켓'에서 경쾌한 드럼 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는 '하루만 미뤄내 보는 다이빙 다친 맘을 고쳐낼 거야'라는 가사는 희망찬 다짐으로 다가오며 기분전환 할 수 있는 힘을 선사해 준다.

혹시 한로로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이 동명의 앨범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그 자체로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수록곡들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비슷한 주제와 어조로 연결돼 있는데, 소설을 읽었을 때 비로소 이 연결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소설 속 이야기를 알고 들었을 때 음악이 가진 세계관은 확장되고 감동도 커진다.

/전감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