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에서 펼쳐진 한국 음식 배우기 열풍 “제가 만든 갈비찜 어때요?”
K 컬처에 매료된 외국인들 너도나도 참가 신청
유명 식당 셰프 참여해 한식 조리 비법 전수

“와우. 이거 보기보다 어렵네요.”
9일 오전 11시 미국 뉴욕한국문화원 2층, 베이지색 앞치마를 두른 벤슨 바부씨가 달콤한 향이 나는 갈비에 칼로 틈을 낸 뒤 그 사이에 얇게 썬 새송이를 넣으면서 웃었다. 그의 앞에는 완성된 갈비찜 위에 올려질 튀밥, 단호박 퓨레, 복분자 소스, 식용 꽃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한국 식당 ‘디핀’의 노진형 헤드 셰프는 “처음 하는 분들에게는 까다로울 수 있다”며 거들었다.
이날 뉴욕문화원은 갈비찜과 비빔밥, 된장찌개 향이 가득했다. 그런데 전통 한국 음식을 만든 사람은 한국인 전문 셰프가 아니었다. 칼질도 다소 서툰 외국인 16명이었다. 전부 한국 음식과 한국 드라마 등 이른바 ‘K-컬처’에 매료된 ‘한국 광팬’이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연신 조리대 위에 놓인 음식 재료를 찍던 레이 마르티네스씨는 “김밥과 떡볶이를 정말 사랑한다”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 문화를 경험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들은 뉴욕문화원이 CJ제일제당과 함께 진행한 ‘K-푸드 쿠킹 클래스’에 지원해 약 13대 1의 경쟁을 뚫고 수업에 참여했다. CJ제일제당은 한식의 발전과 세계화를 목표로 2023년부터 사회공헌 프로젝트 ‘퀴진케이’를 시작했는데, 이번엔 뉴욕문화원과 손 잡고 처음으로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다.
K-푸드 조리법을 배우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수업을 한 셰프들은 모두 ‘짱짱한’ 경력을 가진 선수급이었다. 호주 최고급 파인다이닝 ‘퀴’ 출신 노 셰프는 이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10일간의 휴가를 냈다. 미쉐린 별을 받은 한국 정식당 김지연 셰프, 한국술집 안씨막걸리 서하람 셰프도 현재 요식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수업 참가자들은 데친 갈비를 직접 굽고, 튀밥 등을 올려 플레이팅(접시에 올리는 것) 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셰프들이 “한국에서는 쌀을 이렇게 먹는다”며 입으로 튀밥을 깨물어 바삭한 소리를 내자 너도나도 앞에 있던 튀밥을 따라 먹었다. 복분자 소스 만드는 법을 유심히 살핀 넬리 래시코바씨는 “몇 달 전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문화에 매료됐다”면서 “오늘 배운 음식을 집에서도 시도해보겠다”고 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조리법을 배운 ‘갈비찜(비프 부르기뇽)’, ‘프렌치 비빔밥’, ‘재첩 된장국’은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 방영되며 인기를 끈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 나온 메뉴다. 뉴욕문화원 조진수 디렉터는 “K-푸드에 K-드라마까지 결합해 시너지를 일으키려 했다”고 했다. 10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 쿠킹 클래스에는 총 46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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