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길을 잃다] ③궤도열차 전환, 엇갈린 입장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운영 체계와 방식을 놓고 이해관계자가 각자도생하는 모양새다. 2년째 멈춘 자기부상철도나 궤도열차의 운행 시점도 안갯속이다.
운영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시는 이용객 미달을 이유로 궤도열차로의 전환을 밀어붙이고 있다. 두 기관은 1단계 6.1㎞ 구간 시범사업의 이용객이 2019년에 하루 3만4055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는 4012명(예측 이용률의 12%)에 그쳐 대중교통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사는 시, 국토교통부, 철도기관 등이 참여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자기부상철도를 궤도열차로 바꿔 운영할 방침이다.
궤도열차 감독자인 중구는 지난해 공사의 궤도변경 허가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기부상철도의 소유권·사용권에 대한 공사와 국토부 간 계약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공사는 서류를 보완해 올해 하반기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계속 증가세인 영종 주민(현재 12만 명)을 고려해 궤도열차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기부상열차의 운행 시간(7:30∼20:30)과 횟수(15분 간격 103회)를 궤도열차에 그대로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대중교통 시설이 열악해 불편을 겪는 영종 주민을 위해 궤도로 전환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한계가 있었다”며 “변경 없는 운영 시간과 배차 간격을 요청했으나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산 4500억원을 쓰고도 당초 계획을 지키지 못한 국토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영종 주민들은 궤도열차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5월 시에 낸 이의신청서에서 “용인경전철 운영과 비교했을 때 공사가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용인시가 2004년 예측한 용인경전철의 하루 이용객은 16만1000명이다. 하지만 2013년에는 예상 수요의 5.4%, 2021년 15.5%였으나 정상 운영했다. 또 코로나19 때 용인경전철은 정상 운행했던 것과 달리, 공사는 자기부상열차 운행횟수를 하루 103회에서 24회로 줄여 대중교통의 기능을 떨어뜨렸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공사의 자기부상철도 운영 과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7월 중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다”라며 행정소송 제기 가능성도 시사했다. 자기부상철도 인허가권자인 국토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박예진·오윤상·전상우·정슬기·추정현·홍준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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