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298일 남았습니다”…‘기후위기시계’ 멈춰야 하는데 ‘특위’ 발도 못뗀 여야
입법·예산심의권 부여 ‘상설화’에 충돌
“다른 현안들 많아 아직 논의하지 않은 듯
기후문제 얼마나 뒤에 있나 여실히 보여줘”
지난 4일 국회의사당 중앙 본청 건물 앞에는 대형 전자 시계가 설치됐다. ‘지구의날’을 기념해 4월 22일 국회 수소충전소 근처에 설치했던 ‘기후위기시계’를 이전한 것이다.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은 시계 이전 행사에서 “비상한 각오로 절박하게 실천하고 행동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기후위기시계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 상승하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자료를 바탕으로 탄소시계를 만든 독일 메르카토르 기후변화연구소(MCC)의 정보를 반영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이와 상반되게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 앞서 우 국회의장이 기후특위 설치를 촉구했고, 여야 원내대표도 지난 9일 기후특위 설치에 합의했지만 아직도 구성되지 않았다.
지난 27일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2대 국회 기후특위 설치를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22대 국회 모든 원내정당 당선자들이 가장 먼저 한목소리로 요구한 게 바로 기후특위였지만 지난 5개월간 국회는 무얼 했나”라며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은 말로만 실질적인 진전은 지지부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사이 국민은 극심한 폭염을 겪었다”며 “역사상 처음으로 추석 당일에 폭염 특보가 발령되더니, 불과 며칠 만에 물 폭탄 수준의 폭우가 내려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출발선 앞에 서서 ‘달려야 한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대로 가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는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 2420만톤으로 2018년 대비 약 14% 감축에 그쳤다. 40% 목표의 절반도 오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측 소속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는 “기후 특위가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입법권과 예산심사권을을 가져야 한다. 업무보고나 받는 차원의 특위는 지금보다 나아질 게 없다”며 “다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기획재정위, 정무위, 환노위 등 전방위적으로 걸쳐져 있는 문제라 타 상임위를 침해할 수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기후 위기와 관련된 기존의 환경·에너지 법에 대한 심사권은 환노위, 산자중기위가 가지고 있어 권한을 침해할 것이란 우려로 쟁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쟁점과 관련해서 환노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기후특위는 기후 문제를 더 우선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라며 “가령 산자중기위에서 산업 부분을 더 중점으로 둘 수 있으니, 기후 특위를 구성해 기후 문제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예산심사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들 간에 기후특위 구성 쟁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도 안한 것으로 안다”며 “기후특위를 상설화 하자는 건 ‘국회가 기후 문제를 우선순위로 보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주자는 건데, 아직 합의가 안 되고 있으니 국회 내에서 기후 문제가 얼마나 뒤에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27일 오후1시 기준 기후위기시계는 지구 평균기온 1.5℃ 상승하는 시점까지 ‘4년 298일 11시간’ 남았다. 지구 평균기온이 1.5℃ 상승하면 폭염은 8.6배, 가뭄은 2.4배, 강수량은 1.5배 증가하는 등 극단적인 기후변화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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