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시국선언 프레스센터에서 발표 못하는 현실...언론탄압 본색"

장슬기 기자 2024. 9. 20. 12: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시국선언 하루 전 취소 통보...프란치스코 회관 장소 변경
1600여명 서명, 尹정권 퇴진 주장…28일 전국 각지 정권 퇴진 시국대회 예고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지난 19일 체코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오늘 시국선언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하려고 했는데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이 어제 기자회견장을 못쓴다고 통보해왔다. 윤석열 정권 언론탄압의 본색을 드러내는 일로 오늘 아침 여러 사람이 가서 항의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프레스센터는 한국 언론의 요람으로 민주정권이 들어서면 극우보수세력 기자회견도 다 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1975년 동아·조선 해직언론인들이 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만들었다. 바로 오늘의 시국선언을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하지 못하는 현실이 한국언론의 현실이고 윤석열 정권의 본질이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20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전국비상시국회의(시국회의) 기자회견은 당초 같은 시각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인 지난 19일 언론재단에서 회견장 사용 취소를 통보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황석영 작가, 함세웅 신부 등 각계 인사 100명이 제안하고 1600여명이 서명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회견 참가자들은 지난 19일 오후 언론재단의 기자회견장 사용 취소 통보를 비판했다. 김상근 전 KBS 이사장(목사)은 “하루 전에 기자회견 취소 통보를 받았는데 민주 대한민국에서 이게 웬 말이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것이 우리가 시국선언을 해야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원래 일정상 참가가 어려웠는데 어제 언론재단에서 (회견장 사용을) 거부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오지 않을 수 없어 참석했다”며 “최근 역사 왜곡이 심한데 우리 역사학계와 윤석열 정권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잡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전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재단은 전두환 군사독재정부가 언론을 당근과 채찍으로 장악하고 다스리기 위해 만든 곳”이라면서 “다시 프레스센터가 찾아가 규탄대회를 열고 거기서 윤석열 퇴진선언을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전 YH무역 노조지부장)은 “아직도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고 사회 곳곳이 병들어가고 있으며 기후위기도 큰 재앙인데 윤 정권은 눈감고 귀를 닫고 있다”며 “힘들고 어렵겠지만 힘을 모아 길을 잃은 정권에게 미래를 맡기지 말자”고 했다.

시국회의 참가자들은 시국선언문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에서 “친일매국 반국가세력 윤석열 정권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폭압적이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즉각 퇴진시키자”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일, 채상병 사망 수사 부당 개입 의혹, 마약수사 외압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와 국민권익위원회 담당 국장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현 정권이야말로 국가 기강을 허무는 반국가세력”이라며 “대통령 부부가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의료대란과 부자감세 등을 거론하면서 참가자들은 “국민이 생명을 잃고 민생이 피폐해져도 대통령은 외면하고 있다”며 “생명과 생활이라는 기본적인 국민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독립기념관장 등 주요 정부 기구에 친일 논란이 있는 인사들을 임명한 것을 두고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권은 친일 매국 역사쿠데타로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2025년 을사년이 1905년과 1965년 을사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2025년 을사년은 을사늑약 강요 120년, 굴욕적 한일협정 체결 60년이 되는 해”라고 했다.

▲ 전국비상시국회의가 20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언론장악 문제도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세력은 정권 연장을 위해 언론과 방송을 무법적으로 장악해왔고 마지막 공영방송인 MBC 장악으로 언론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아무리 수구 언론과 방송들을 앞세워 진상을 가리려 해도 무도·무능·무책임한 윤석열 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해 이미 국민들은 공영방송 MBC와 공정한 매체들의 보도활동을 통해 제대로 파악하며 정당한 비판의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시도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공정과 상식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인사들을 위원장으로 지명해 대통령 자신의 자질과 능력을 스스로 드러내 국민들에게 허탈감과 분노를 안겨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2년 반이나 남은 임기는 죽음처럼 너무 길기만 하다”며 “우리 모두 일어나 윤석열 정권을 응징하고 즉각 퇴진시키자”고 했다. 이들은 오는 28일 토요일 오후 3시 전국동시다발로 진행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를 지지하는 뜻을 밝혔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