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대 학생들 “남녀공학 되는 것 아냐?” 반발
‘남자 외국인 유학생 정원 확대’ 개정 반대 모금운동 등 시위
학교측 “공학 전환 아냐…학생들이 오해” 오늘 총학 만남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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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자대학교 학생들이 학교측의 외국인 남학생 정원 확대에 반발하고 있다.
서울 동덕여대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싸고 촉발된 학교·학생간 갈등이 광주여대에서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대학생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의 광주여대의 게시판에는 “근조화환 (구입비)모금합니다”, “과잠(학과 점퍼)/전공서적 시위안내” 등의 익명 게시글이 올라왔다.
학교측의 학칙 개정에 반대해 모금운동을 하고 13일 오전 9시 광주여대 본관과 도서관 사이 중앙 계단에 과잠과 전공서적을 쌓아놓고 시위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근조화환 구입비로 170여만원을 모았다.
광주여대 학생들의 반발은 학교측이 지난 4월 ‘남학생 모집 관련 설명회’를 열고 의견수렴을 한 데 따른 것이다.
학교측은 30세 이상 직장인을 대상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입학하는 국제학부와 성인학습자 입학 학과인 미래융합학부의 남학생들을 늘리겠다는 안을 공개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현재 광주여대에는 10여명의 외국인 남학생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학교 측은 “학생 절반 가까이 찬성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학교측은 “현재 학칙을 개정한 상태로, 입시요강은 내년부터 수정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학교재정이 어려워 유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해하지만, 남학생까지 모집하는 건 여대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학교가 구체적인 의견 수렴 결과를 내놓지 않는다”면서 “공학 전환으로 논란되고 있는 동덕여대와 광주여대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측의 외국인 유학생 정원 확대 방침을 공학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여자대학교의 존립 이유를 해치는 외국인 남학생 추가 입학을 중단하라”며 “여성을 위한 여자대학교의 본분을 직시하고 학생의 존엄성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여학생들은 여학생들만 다니는 학교여서 입학했는데 캠퍼스에 남학생을 들이면 학교를 다닐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당장 광주여대 에브리타임에서는 ‘학교에 출입하는 남학생들이 지나가는 여학생들에게 캣 콜링(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시선이나 말)을 한다’, ‘기숙사 사는 친구는 학교 안으로까지 미행 당했다’, ‘학교 소속이 아닌 남성이 토끼탈을 쓰고 캠퍼스 안으로 들어와 학생들을 껴안았다’는 등 남학생 출입과 관련된 민원성 게시글이 이어졌다.
학교측은 “공학 전환은 전혀 아니다. 지난 4월 진행했던 학생 의견수렴 결과를 3차례 공지했고 22개 학과 학생들을 만나 설명회도 열었다”면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학칙 재개정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언급할 단계는 아니고 다시 설명회를 개최해 학생들에게 알리고 13일 총학생회를 만나 의견을 들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광주여대 총학생회 ‘여운’은 이날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및 철회를 요구한다’는 연대 입장문을 내고 “오랜 학교의 역사를 학교의 주인인 학생의 동의 없는 선택으로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동덕여대가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이틀째 본관과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2일에는 서울 성신여대도 2025학년도 신설되는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 입학을 허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성신여대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