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GM 무쏘 2.0T 4WD, 머리부터 발끝까지 변신..."스포츠칸은 잊어달라"

KG모빌리티(KGM) 픽업트럭 '무쏘'는 과거의 향수를 단순히 되살린 모델이 아니다.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는 '렉스턴 스포츠칸'을 완전히 뒤바꾼 신형 모델이다.

잠시 '무쏘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개명했지만 많은 이들은 스포츠칸으로 기억하고 있는 '국민 픽업'이 새롭게 변신을 시도했다.

무쏘는 스포츠칸의 단점을 대부분 보완했다. 오래된 외형 디자인의 흔적을 싹 지웠고 부드러운 가솔린의 가속감을 심었다. 덕분에 출퇴근 비즈니스 목적도 용이해졌다. 가족 5인이 함께 타고 장거리 여행을 즐길 수도 있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운전 피로감을 줄였다. 스포츠칸의 후반기 모델 쿨멘부터 어댑티브 크루즈가 장착됐지만 이제 무쏘는 완전한 ADAS를 누리게 됐다는 점도 반갑다.

후면 테일게이트는  용납할 정도로 부드럽게 열린다. 적재함을 열면 "쾅" 떨어졌던 충격과 굉음은 80% 이상 누그러질 정도로 양 끝 스프링을 강화했다. 들어 올릴 때도 한 손으로 쓱 올릴 수 있다.

체구는 여전히 건장하지만 크기에 따른 부담감은 많이 줄어 보인다. 전장 5,460mm, 전폭 1,950mm, 전고 1,875mm. 공차중량 2,120kg. 디자인이 산뜻해 지면서 과거 스포츠칸 보다 날렵하게 보인다.

전면 얼굴엔 굵직한 DRL 라인과 5개의 키네틱 라이팅 블록으로 이루어진 수평형 LED 센터 포지셔닝 램프가 또렷한 인상을 만들었다. 헤드램프와 DRL이 야간엔 한 줄로 이어져 '짐차'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휠 아치 가니쉬에 적용된 산 모양의 리플렉터는 무쏘의 강인함을 상징한다. 후면부는 대형 KGM 레터링이 새겨진 블랙 플래스틱 가니시 타입의 테일게이트와 풀 LED 리어 콤비램프가 세련미를 더한다. 리어 범퍼 좌우 하단의 코너 스텝은 올라 타기에 적합하다. 과거 스포츠칸에서는 코너 스텝을 하단으로 내릴 수 있었는데 이제 고정식으로 바꿨다.

실내는 토레스와 비슷한 분위기로 마치 SUV를 연상케 한다. 블랙과 브라운 투톤이 묵직하면서도 밝아 보인다. 블랙 헤드라이너는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변속기도 디젤의 '막대기' 대신 전자식 변속 레버(SBW)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가 적용돼 오토홀드 기능이 편리하다.  무선 충전 시스템과 좀 더 빠릿해진 센터 디스플레이는 그럭 저럭 쓸만하다. 무선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이용 역시 반가운 변화다.

센터페시아의 하단부는 실내 디자인의 핵심적 변화를 가져왔다. 공조기 버튼들과 그 좌우로 블랙 스웨이드 퀼팅 IP 패널이 고급감을 확 끌어 올렸다. 32가지 컬러를 지원하는 엠비언트 라이트와 1열 통풍 열선 시트는 기존 스포츠칸과 동일한 위치에 버튼이 들어가 있어 이용이 쉬웠다. 

2열 공간도 멀끔하다. 성인 기준으로도 무리 없는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해 가족 동승 상황에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다만 뒷 격벽 때문에 리클라이닝이 넉넉하진 못 하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첫 2.0 가솔린의 등장이다. 쌍용부터 KGM에 이르기까지 처음으로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국내에도 선을 보였다. 과거 G4 렉스턴 등 수출용에만 쓰이던 2.0 가솔린 엔진을 처음 국내에 도입해 감개무량. 주로 1.5 또는 1.6 가솔린 심장으로 티볼리, 코란도C 등을 출시하던 KGM이 드디어 국내에도 2.0 가솔린 엔진을 적용하면서 부드러운 국민 픽업의 계보를 잇는다.

이 엔진은 2.2 디젤 보다 출력은 강하고 토크는 약하다. 다만 훨씬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속까지 꾸준히 차를 밀어 주는 편리함을 지녔다. 최고출력 217마력을 4,000~5,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 38.7kgf·m을 1,750~4,000rpm의 넓은 범위에서 발휘한다. 스포츠 모드로 놓으니 운전이 편했고, 때론 패들시프트를 딸깍이며 강렬한 드라이빙도 맛봤다.

디젤이 6단 변속기를 쓰는 반면 가솔린 모델은 아이신 8단을 조합해 부드러운 주행을 완성시켰다. 당연히 연비는 최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복합연비는 7.7km/ℓ로 낮은 편이고 실연비는 7.4km/ℓ에 머물렀다. 게다가 적재함을 비운채 달린 연비다.

가족을 태우면 가속 페달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악셀러레이터를 한번에 밟으면 엔진을 쥐어짜는 음이 솟구친다. 그래서 가속 패달을 지긋이, 그리고 서서히 밟아야 한다. 마치 SUV처럼 엔진 회전 상승이 매끄럽고,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의 변속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과거 스포츠칸 디젤 모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숙성이 좋다.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5링크 구조를 적용했다. 바디 온 프레임 구조임에도 노면 충격을 한 번 걸러내는 성향이 있다. 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 불쾌한 충격이 크지 않아 도심 주행에서의 피로감이 생각보다 적다. 직선 아스팔트 고속도로에선 일반적 SUV급 승차감이다.

'신의 한수'는 가격에도 있다. 가솔린 2.0T 기본모델의 시작 가격을 2,990만원(2WD, 스탠다드 데크)으로 잡았다는 점이다. 풀옵션 시승 모델이 4500만원에 이르지만 3000만원 짜리 픽업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접근을 쉽게 하고 있다. 영리한 가격 정책인 셈이다.

/지피코리아 윤여찬 기자 yoonyc@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