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국 문해력은 실질적 문맹이며 젊은/어린놈들 탓인가??
답답해서 여기에 직접 글을 쓴다. 디시에 글 쓴 사람 맞다. 그 글에 추가 자료 더 해서 작성한다.
기사의 제목과 썸네일은 마치 사흘, 나흘, 심심한 사과, 우천 시를 모르는 젊은 애들 때문에 문해력이 비상에 걸린 것처럼 독자들이 받아들이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는 만선. 판만 가져왔는데 다른 포털도 대동소이하다. 다 동영상 매체와 젊은 세대 탓만 한다.
그럼 이는 사실일까?
이런 기사는 쓴 게 아니고 싼 거다.
만약 해당 자료를 읽고도 이딴 기사를 썼으면 해당 기자부터 문해력에 크나큰 문제가 있다.
만약 세대갈등을 노렸다면, 작성자는 기자가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그걸로 이윤을 얻는 인간쓰레기다.
먼저 3년마다 성인문해능력평가를 왜 하는지부터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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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인문해능력평가란?
먼저 성인문해능력평가는 어떤 계층이 문해력이 낮은지 찾아서 조리돌리려고 하는 조사가 아니다. 성인문해능력평가는 다음 문항으로 구성된다.
복약지시서, 전자기기 설명서를 읽고 이해하는 등 실생활에 필요한 것부터 산문 읽기, 기사 읽기 등 다 나은 삶을 위한 것과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 이해, 근로계약서 이해, 임금 계산, 표를 보고 생활비 계산 등 삶에 중차대한 문해능력까지 평가한다.
복약지시서 대로 약을 먹고 설명서대로 기기를 사용하고 산문을 읽고 정보를 찾아야하며 계약서를 제대로 써야 사람으로써 제대로 살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면 건강상 문제가 생기거나 사회생활을 못하거나 심지어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성인문해교육의 수요가 어느 지역 어느 계층에 많고 적은지 조사하여 성인문해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조사다.
기사 쓰는 새끼들이나 기사 읽고 댓글 싸는 새끼들마냥 특정 세대와 계층을 조리돌리고 문제시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문해능력이 부족한 사람 답게 살 수 있게 도와주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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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말 젊은 세대가 문제인가?
No, 2020 성인문해능력평가에서 문해교육이 필요한 수준 1~3은 젊은층에 거의 없다.
2030대 4.8%
40대 8.5%
50대 17.2%
60대 25.6%
(중략) 이었다.
젊을 수록 글을 읽고 맥락을 잘 파악하고 정보를 잘 습득하여 활용했다. 그러니까. 정작 글을 읽고 맥락을 파악 못하고 정보도 못 찾고 표를 보고 수 계산도 못하고 계약서도 못 쓰는, 문해력이 부족한 건 늙은 계층이다.
표 2020 성인문해능력평가 연령별 문해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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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럼 가면 갈수록 문해력이 떨어지는가?
전혀 아니다. 2014년 조사 시작이래 문해능력이 올라가 올해가 가장 높다. 성인문해교육의 성과도 있다. 2번에서 일부러 2020년 자료를 제시한 것은 여기서 2023자료와 비교하기 위함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문해교육이 필요한 수준 1~3의 비율 변화를 보자.
20대 4.8% -> 2.7%
30대 4.8% -> 3.5%
40대 8.5% -> 4.4%
50대 17.2% -> 9.1%
60대 25.6% -> 23.8%
(중략)
전 세대 20.2% -> 16.6%
표 2023 성인문해능력평가 연령별 문해능력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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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발 어휘력을 문해력과 동치 시키지 말자
어휘력은 문해력에 필요한 요소는 맞지만 어휘력이 곧 문해력이 아니다. 오히려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문맥으로 알아채는 게 문해력이 좋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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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말 젊은 사람들 중 해당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유의미하게 많나?
자, 검증이 불가한 커뮤썰 제외하고 문해력이 문제라는 근거로 쓰이는 게 모 티비 다큐와 초등 교사들의 증언이다.
그 다큐에 나온 아이들은 초등학생과 중1 학생들이었다.
그리고 가정 통신문도 못 읽고 교사를 괴롭히는 자들은 초등학생들의 학부모다. 현재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못해도 30대 중후반 이상이지 젊은 세대가 아니다.
한 반에 아이가 20명이라면 학부모는 40명이다.
매년 교사들 그런 학부모를 한둘씩 반드시 겪는다면 학급 인구 상 2.5~5% 가량 밖에 안 된다.
그럼 정말 10대, 20대, 30대 그리고 이제 초등학생들의 학부모가 된 40대들의 문해력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자.
OECD에서는 3년마다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만15세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
00년 시작해서 22년까지 봤고 이제 25년도 시험을 앞두고 있다. 1985년생부터 2007년생까지 이 시험을 쳤다.
딱 현재 20대 후반부터 39세까지에 속한다.
우등생만 따로 뽑아서 시험을 치는 것이 아니다. 시험 시점에서 생물학적 만 15세 학생이기에 한국에서는 중3과 고1을 평가한다.
2022년에만 대한민국은 168개교 6,931명을 참가 시켜서 시험을 봤다.
2000년에 40여개국에서 시작한 이 시험은 2022년에는 81개국 69만명이나 참가한다. 그러니까 표본은 매우 풍부하므로 해당 국가 만15세 학생들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시험이다.
이 시험 또한 어느 나라가 시험 점수 낮은지 조리돌리거나 어느 나라가 우수한다고 뻐대려는 시험이 아니라 그 나라 학생들의 우수한 점과 부족한 점을 분석하여 그 나라가 공교육 정책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문제는 지문을 읽고 지문에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를 푸는 문해력, 사고력, 창의력과 정보 취합능력이 매우 중요한 방식이라서 수학과 과학 시험 또한 문해력이 낮으면 풀 수 없는 시험이다.
그럼 2000년부터 2022년도까지 대한민국의 성적을 보자.
대한민국의 PISA 성적은 매우 우수하다. 읽기 점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학생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맞다.
2023년은 515점으로 1점 다시 올랐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왜 한국의 읽기 점수 순위는 크게 변하지 않을까?
왜긴.... 다른 나라들은 점수가 더 떨어져서 그렇다.
특히 2022년도 PISA는 다른 나라들이 코로나로 학생들 수준 떡락할 때 한국은 올랐다.
2018년 PISA 다음 2021 PISA가 아닌 2022 PISA인 것도 코로나 탓임.
학생들 간 문해력 격차가 벌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PISA는 읽기 수준을 1~6으로 구분한다.
실제 수준 1이 2000년대 후반에 비해서 2배나 늘었다.
자 그런데 주목한 점이 있다. 이건 우리만 겪는 문제가 아니란 이야기다. 다른 나라는 더하게 겪는다. 우리가 저런 일을 겪는데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문해력으로 최정상급이란 이야기다. 이걸 우리 국민이 학생이 문해력이 부족한다는 걸로 받아들여야 하냐?
본론으로 돌아가서, 과연 10대 아이들이 사흘, 나흘, 심심한 사과, 우천 시를 모를까?
문해력이 좋으려면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어 교과 과정상 근현대 소설이나 산문을 배운다. 그 글에는 사흘, 나흘, 우천 등의 단어가 나오며 이걸 모르고 문해력이 높기는 불가하다. 사흘 나흘 우천을 모르는 건 기껏 해야 초등학생에다가 중1~2정도고 여기에 일부 몰상식한 학부모다.
(필자의 사견이자 뇌피셜이지만 다문화가정이 늘었다. 따라서 가정통신문도 독해 못해서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출생지가 한국이 아닐 수도 있다.)
정말 만15세 학생들 대부분이 사흘, 나흘, 우천, 심심한 사과를 모르고 전세계에서 문해력으로 항상 탑급에 설 수 있다고 믿나?
따라서 만15세 이상 학생들 거의 대부분은 이러한 단어를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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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흘, 나흘, 우천 시, 심심한 사과를 모르는 게 문제인가?
만으로 10대 중반 이상인데 해당 어휘를 모른다면 문해력에 문제가 있는게 맞다.
공부를 지지리도 끝끝내 마침내 어떻게 해서든 안 하는 놈들도 국어시간이든 쉬는 시간이든 국어 교과서 펼쳐서 산문이나 소설 읽어라도 본다.
그 과정에서 충분히 습득 가능한 어휘인데 그조차 안 했다면 당연히 문해력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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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교육 탓인가?
아니다. 사교육을 못 받은 세대가 문해력에 더 문제가 있다. 학력별로 봐도 대졸자 중 문해능력 수준 1~2는 0%였고 수준 3도 2.2%였다. 흔히 지잡대 나온 사람도 문해 능력에 문제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단 소리다.
2023 성인문해능력평가 학력별 문해능력 수준
자, 애당초 2023 성인문해능력평가 통계자료를 보자
이 자료를 본 기자와 데스크가,
이렇게 기사를 썼다면 그건 사회분열을 조장하며 어그로 끌어서 광고 수익을 벌어먹는 쓰레기가 아닐까?
기사를 잘 읽어보면 60세 이하가 아니라 60세 이상이 문제이며 고학력층이 문제가 아니라 저학력층이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기사와 썸네일만 보고서는,
이렇게 쓰는 년놈들은 자신들이 문해능력 수준 1~3에 속한 성인문해교육이 필요한 대상이라는 걸 자각하고 정부에서 시켜주는 성인문해교육을 받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