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남긴 편지엔 '엄마 사랑해'…끊이지 않는 '자녀 살해 후 사망'
얼마 전 인천에서는 한 가족 다섯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죠. 남편이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 사건으로 추정됩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건이 스무건 가량 일어납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옷을 입은 여성은 국화꽃 몇 송이를 내려놓습니다.
닫힌 문 앞엔 과자와 사탕, 아이들이 좋아했을 음료수가 놓였습니다.
지난 18일, 이 집 안에서 아이 셋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웃 주민 : (아이들이) 이쁘게 생겼어요, 되게. 안타까워서…]
집 앞 주차된 차량 안에는 그림 편지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삐뚤한 글씨로 '엄마 사랑해'라고 썼습니다.
아이가 남긴 마지막 말입니다.
[이웃 주민 : 화목했어요, 착하고…]
숨진 아이들의 부모는 5년 전 이곳에 신혼집을 마련했습니다.
[이웃 주민 : 부부 동반해서 친구들하고 매일 고기 파티하고… 옥상에 애들 풀장 만들어 준다고…애들도 참 활발했었는데…]
하지만 최근 경제 사정이 나빠졌습니다.
[이웃 주민 : (아파트) 분양을 받았는데 지금 경기가 이러니까 저기(아파트 가격)도 폭락했고 이거는(주택은) 안 팔리고, 금리 오르고. 애가 셋이잖아요.]
부업과 주식 투자에도 나섰지만, 빚은 더 늘었습니다.
경찰은 남편이 아내와 아이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년 20명 정도의 부모가 이런 일을 벌인 걸로 조사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입니다.
[임보옥/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 팀장 :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식, 홀로 남겨졌을 때 아이들의 인생이 극도로 불행하고 힘들 것이라는 확신이 널리 깔려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구조가 마련돼야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 영상그래픽 : 김영진)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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