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그라운드 위에 선 맥스 슈어저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한때 리그를 지배하던 ‘괴물 투수’는 이제 백전노장이 되었고, 구속은 조금 줄었지만 투혼만큼은 여전하다. 이제 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파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그리고 그 무대는 다름 아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4차전이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5.19. 결코 좋은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토론토는 여전히 그에게 기대를 건다.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 그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은 젊은 에이스가 아니라 42세의 슈어저다. 그의 투구에는 여전히 ‘마지막 불꽃’이 남아 있음을 팬들은 믿고 싶어 한다.
⚾ 백전노장의 이름으로

토론토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내리 패하며 무너지는 듯했지만, 3차전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13대4로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제 시리즈 전적 1승 2패. 운명의 4차전에서 팀의 구심점이 될 인물로 슈어저가 선택됐다.
사실 이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토론토 선발진 중 확실히 믿을 만한 투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경험이 풍부한 슈어저는 큰 무대에서 흔들림이 없다. 비록 올해 17경기 5승 5패, ERA 5.19로 예전의 위용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경기에서 팀을 안정시킬 존재로는 여전히 그만한 카드가 없다. 젊은 투수들이 흔들릴 때, 노장의 한 구속이 팀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긴 이닝은 필요 없다, 단 한 이닝이라도 완벽하게”

토론토가 슈어저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하다. 오래 던지라는 게 아니다. 짧은 이닝이라도 무실점으로 막아주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과거처럼 7이닝을 지배하는 괴물의 모습은 아니어도, 여전히 그는 ‘승부를 아는 투수’다.
그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등판은 2023년 텍사스 소속으로 나선 월드시리즈 3차전이었다. 3이닝만 소화했지만, 그날의 그의 눈빛은 마치 오늘을 준비하듯 뜨거웠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그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할 것이다. 경험은 숫자를 이길 수 없지만, 순간의 판단력은 세월이 줄 수 없는 무기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슈어저는 더 이상 100마일을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법을 안다. 구속이 아니라 시선, 구속보다 더 무서운 타이밍 싸움을 알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처럼 팔을 휘두르기보다 머리로 경기를 던진다. 그것이 그가 살아남은 방식이다.
토론토는 지금 기세를 타고 있다. 3차전 대승으로 분위기를 바꾼 팀은, 이제 4차전에서 ‘베테랑의 투혼’을 기대한다. 마운드 위에서 이를 악문 채 던지는 슈어저의 모습은 아마도 단순한 한 경기 그 이상일 것이다. 나이를 잊은 투수, 여전히 타자를 압도하고 싶은 마음. 그 욕망이 그의 두 번째 전성기를 만들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