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넥쏘 출시됐는데... 사람들이 수소차 절대 사지 말라고 하는 이유

사진 = 현대자동차

지난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넥쏘의 풀체인지 모델이 공개되었고, 지난달부터 정식 출시 및 판매가 시작되었다. 기존의 동글었던 외관 디자인은 비교적 각진 모습으로 변경되었으며, 최신 현대차 실내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7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친 만큼 파워트레인의 변화와 최신 기술을 반영한 편의 사양도 대거 적용되었다.

차 자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지만, 구매 의사를 묻는다면 아직 고개를 가로젓는 소비자들이 많다.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운용이 어렵다는 점,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진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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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소 충전소

현재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약 223기이다. 이 중에서 버스 전용 충전소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일반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200기 이하로 줄어든다. 대부분 규모 있는 도시 위주로 설치되어 있으며, 군 단위 지자체에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제외하고는 거의 설치되어 있지 않다. 특히 경북 북부, 강원 남부, 함양과 남원 인근은 광범위한 음영 지역으로 남아 있다. 제주도의 경우도 제주시나 서귀포시가 아닌 함덕에 단 하나의 충전소만 위치해 있어 접근이 매우 불편하다.

대도시라고 해서 충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수소는 충전에 앞서 약 10분간 압력을 올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충전 시간만 해도 약 15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차량이 몰리는 경우에는 몇 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충전기 고장 등으로 인해 충전이 불가능해지면 타 지역까지 원정해야 하는 경우도 여전히 존재한다.

사진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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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소뿐 아니라
수소 수급도 불안정

문제는 충전소 부족만이 아니다. 수소 수급 자체도 원활하지 않다. 대부분의 충전소는 자체 수소 생산 능력이 없어 외부에서 생산된 수소를 트레일러로 운송해 공급받는다. 그런데 이 한 대의 트레일러로 충전할 수 있는 차량은 고작 60대 분량에 불과하다. 이는 수소가 저장과 운송 면에서 다른 연료에 비해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결국 수소 재고가 조기에 소진되어 영업 종료 시간 전 충전소가 일찍 문을 닫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불편한 인프라 탓에 수소차 구매를 후회하는 소비자도 많고, 주변에서 수소차를 구매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말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진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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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보다 우선돼야 할
인프라 구축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보급에만 집중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 도입 초기부터 정부는 관련 예산 대부분을 인프라보다는 차량 보급 보조금 지급에 편성했다. 예를 들어, 2025년 올해만 해도 수소전기버스 2,000대, 수소전기승용차 11,000대 보급을 위해 7,218억 원이 배정되었다. 반면, 수소충전소 확충에는 1,963억 원으로 64기 증설이 계획되어 있을 뿐이다.

작년 기준으로 전국 수소 충전기는 386기, 등록된 수소전기차는 37,563대다. 즉 충전기 1기당 약 97.3대를 담당하는 셈인데, 지역 편중 문제를 고려하면 충전기 1기당 수백 대에서 수천 대까지를 감당하는 실정이다. 결국 수소차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차량 보급만큼이나 충전 인프라 확대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