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의 벚꽃이 사라지고 봄이 한층 더 깊어지는 5월, 벚꽃이 지나간 자리를 조용히 대신하는 이 꽃, 바로 ‘이팝나무꽃’입니다.
한자어로는 입하(立夏)의 시기에 핀다고 하여 ‘입하목’이라 불리며, 꽃이 쌀밥을 뿌려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팝(쌀밥)’나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만큼 순백의 고운 자태가 매력적인 꽃이죠.
이팝나무는 초여름이 시작되기 직전, 그러니까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에 절정을 맞이합니다.
경주 오릉

경주 오릉은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를 비롯한 초기 왕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깊은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장소입니다. 그런데 5월이 되면, 그 역사 위에 눈꽃처럼 소복이 핀 이팝나무꽃이 장관을 이룹니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울창한 이팝나무 군락이 펼쳐지며, 나무 아래를 걷는 것만으로도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담장과 어우러진 하얀 꽃잎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수묵화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워, 많은 분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는 이유가 충분합니다.
밀양 위양지

경상남도 밀양의 위양지(位良池)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저수지이지만, 5월에는 정자와 이팝나무꽃이 함께 어우러지며 더욱 특별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백성을 위한 저수지’라는 뜻을 담은 위양지는 신라시대 조성되어 선비들의 정서가 깃든 고즈넉한 장소입니다.
저수지 중심에 자리한 완재정(翫齋亭)은 고즈넉한 기와지붕 아래 반영을 이룬 채 물 위에 떠 있으며, 이팝나무의 하얀 꽃송이와 함께 그림 같은 조화를 이루죠.
들의공원

대전 서구에 위치한 들의공원은 정부대전청사 옆에 자리한 도심 속 휴식처로, 시민들의 산책 코스로 널리 사랑받는 곳입니다.
평소에는 조용한 공원이지만, 5월이 되면 이팝나무들이 줄지어 피어나며 새하얀 꽃 터널을 만들어 냅니다.
공원 중앙 잔디밭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은 마치 눈 내린 길처럼 하얗게 변하고,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띄는 이팝나무 행렬은 이 시기만의 특별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전주 팔복동 철길

전북 전주에는 이팝나무와 철길이라는 의외의 조합으로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장소가 있습니다.
팔복동 철길은 실제 화물열차가 오가는 철로를 중심으로 이팝나무들이 줄지어 피어, 기차와 꽃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올해는 4월 26일부터 5월 6일까지 한정된 기간 동안 일부 구간이 개방되어,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었던 철길 안쪽에서 직접 산책도 가능하다고 하니 방문 시기를 잘 맞추시면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출입 제한 시간 외에는 안전을 위해 철길 밖에서만 관람하셔야 하며, 도로변이나 개울가에서도 충분히 멋진 이팝나무 풍경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