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의 한 암초를 6㎞ 길이의 거대한 인공섬으로 탈바꿈시켰다. 위성사진에 군함이 정박할 항만까지 포착됐다.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중국명 시사·베트남명 황사) 군도의 안델로프 암초에 대규모 인공섬 조성을 위한 1단계 매립 공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상업용 위성사진업체 밴토르가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원래 바다에 거의 잠겨 있던 산호초 구역이 지금은 길이 6㎞에 달하는 거대한 C자 모양의 인공섬으로 바뀌었다.

위성에 잡힌 항만…"군함 정박용 부두까지"
위성 사진에는 섬 안쪽으로 군함 등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항만과 부두 시설이 형성된 모습이 담겼다. 부두 길이는 약 680m에 이르며, 실제로 해안경비함 한 척이 정박해 있는 장면도 포착됐다. 로이터는 최소 6개월간 준설선과 바지선이 작업을 마친 뒤 매립 지형의 윤곽이 드러났다며, 남중국해가 점점 더 군사 무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분쟁의 요충지"…전략핵잠 요새 관측도
중국 인민해방군의 동향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PLA트래커의 창립자 벤 루이스는 "남중국해 북부는 대만과의 분쟁에서 특히 중요한 지역으로, 안델로프 암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고 짚었다. 싱가포르 안보 전문가 콜린 고는 "안델로프 암초가 중국의 전략핵잠수함 방어를 위한 남중국해 내 요새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리적 이점 덕분에 중국군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거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민간 시설" 주장…베트남은 영유권 반발
중국은 아직 새로운 군사 기지 건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영 언론은 이곳이 기상 예보와 과학 연구 같은 민간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1974년 남베트남군을 몰아낸 이후 파라셀 군도 전체를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베트남 역시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지난 3월 안델로프 암초에 대한 영유권을 재차 강조했다.

산호초가 군사 거점으로 바뀌는 사이 남중국해의 긴장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높아지고 있다. 인공섬 하나가 역내 세력 균형에 던지는 파장은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사진 출처=밴터·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