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보이그룹 엔하이픈 소속사인 빌리프랩의 지분을 100% 확보해 멀티 레이블(소속사) 체제를 강화한다. 현재 하이브는 각각의 레이블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빌리프랩을 자회사로 두면서 소속 아티스트인 엔하이픈과 함께 새로 만들 걸그룹의 수익까지 온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멀티 레이블 라인업 확대, 어떤 의미?
이번 딜을 통해 하이브는 빌리프랩의 지분을 기존 47.5%에서 100%로 늘렸다. 하이브는 CJ ENM이 보유하고 있던 빌리프랩의 주식 72만8000주를 1471억원에 사들였다. 이는 하이브와 CJ ENM이 빌리프랩을 합작·설립한 지 5년여만의 일이다.

하이브가 빌리프랩을 인수한 배경은 표면적으로 볼 때 멀티 레이블 체제의 강화를 위함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하이브는 △빅히트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이타카 홀딩스 △하이브 레이블 재팬 △네이코 △QC 미디어 홀딩스 등 각각의 레이블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가 빌리프랩을 자회사로 두는 것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을 확대하는 한편 CJ ENM과 분배했던 빌리프랩의 수익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진다. 하이브가 빌리프랩을 100%로 자회사로 두면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엔하이픈의 1차 IP(지적재산권)를 확보함으로써 파생되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또한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빌리프랩은 하이브가 투자한 관계기업 가운데 'YG플러스(약 555억원)' 다음으로 많은 매출(약 148억원)을 내고 있으며 영업이익(약 35억원)도 두 번째로 많다. 하이브가 빌리프랩 지분을 100% 확보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수익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이브도 빌리프랩 지분 인수에 대한 이유로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 전략인 멀티 레이블 체제의 고도화를 위해 전격 단행했다"며 "빌리프랩 또한 자회사로 편입돼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라인업이 한층 고도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이랜드' 선 긋기…빌리프랩 정체성 확보
하이브의 빌리프랩 지분 인수 목적은 향후 공개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빌리프랩 소속 '엔하이픈'의 탄생을 살펴봐야 한다.
엔하이픈은 2020년 엠넷에서 방영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엔하이픈은 지난해 8월 기준 역대 보이그룹 가운데 최단 기간 빌보드200 차트 10워권 랭크 기록을 세웠고, 같은 해 6월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수 10억회를 돌파하며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엔하이픈이 성공적으로 데뷔하자, 업계에서는 하이브와 CJ ENM이 '아이랜드2'를 통해 제2의 엔하이픈을 발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아이랜드 기획 의도가 CJ ENM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의 글로벌 K팝 아티스트 발굴·육성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랜드2는 빌리프랩이 참여하지 않는 별도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기획돼 사실상 엠넷의 단독 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됐다. 이는 CJ ENM의 독자 레이블인 '웨이크원'의 첫 번째 걸그룹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빌리프랩과는 연관성이 없다.
오히려 빌리프랩은 다음달 1일 종영을 앞둔 오디션 프로그램 'R U NEXT(알 유 넥스트)'를 단독 기획해 새로운 걸그룹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알 유 넥스트의 방송 시점이 6월인 데 반해 아이랜드2의 경우, 내년 편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이전부터 빌리프랩의 독자 노선이 결정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알 유 넥스트 제작진이 'BTS와 뉴진스를 탄생시킨 하이브, 가장 하이브다운 새 걸그룹을 만드는 다큐멘터리'라는 기획의도를 부각시킨 점을 보면, 빌리프랩의 하이브 레이블 합류는 이전부터 기정 사실화됐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이브의 공식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투표를 받는 점만 봐도 해당 가설에 무게가 실린다.
하이브 관계자는 <블로터>에 "알 유 넥스트에 출연하는 연습생 모두 빌리프랩 소속"이라며 "빌리프랩이 하이브의 100% 자회사가 되면 일부 분배됐던 수익 구조를 온전히 확보하게 되며 향후 알 유 넥스트를 통해 선보이게 될 걸그룹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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