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받은 선물은 중고거래로… ‘명절 짠테크’ 성행

이대현 기자 2024. 9. 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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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동안 받은 선물을 중고로 판매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가 성행하고 있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에 '추석' 또는 '선물세트'를 검색하자 수백여개에 달하는 추석 선물세트가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명절 선물세트의 거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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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캡처

 

#대학생 A씨(29)는 추석에 지인으로부터 받은 사과 선물세트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렸다. 과일이라 금방 상할 우려가 있어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글을 올리자, 10분 만에 거래 요청 메시지를 받았다. B씨는 “혼자 자취를 하다 보니 명절에 받은 선물을 소비하지 못할 때가 많아 중고로 판매한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4년차 직장인 B씨(30)는 지난 21일 중고 거래를 통해 6만원을 벌었다. 거래처로부터 추석 선물로 받은 홍삼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A씨는 “홍삼을 먹을 일이 없어 차라리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고, 돈을 버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 동안 받은 선물을 중고로 판매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가 성행하고 있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에 ‘추석’ 또는 ‘선물세트’를 검색하자 수백여개에 달하는 추석 선물세트가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통조림, 햄 세트 같은 대표적인 명절 선물부터 식품, 화장품, 샴푸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한우, 홍삼, 과일세트 등 고가의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게시글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정가 2만6천원 상당 통조림 햄 선물세트는 1만2천원에, 시중가 15만원에 달하는 홍삼은 7만원에 판매되는 등 시중 거래가격의 절반 가까이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월부터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를 시범적으로 1년간 허용하면서 홍삼과 멀티비타민, 마늘액기스 등 중장년층용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의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기존에는 건강기능식품을 개인이 판매하려면 영업 신고가 필요했으나, 이 규제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식약처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 권고를 반영, 개인 간 거래를 허용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명절 선물세트의 거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고거래 플랫폼 사용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달 중고거래 앱 설치자는 3천378만명, 사용자는 2천264만명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중고거래 앱을 설치했고 4명 이상이 앱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싸게 판매해 수익을 얻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불필요한 물건을 판매하고, 필요한 물건은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대현 기자 li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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