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부는 바람
새로운 바람을 간직하고 나선 길이었다. 익숙했던 함성과 정든 유니폼을 뒤로하고, 더 넓은 하늘로 나아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거센 폭풍우는 영웅의 날개를 한순간 꺾이도록 만들었다. 부푼 꿈을 안고 바다를 건너 도착한 곳에서, 그는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목표를 향해 빠르게 달리던 순간보다 곱절은 더 길게 느껴지는 시간을 온전히 견뎌야 했다. 그러나 바람은 멈춘 것이 아니었다. 잠깐의 정적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향을 가다듬고, 더 단단한 존재가 됐다. 낯선 환경 속에서 맞닥뜨린 시련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그랬듯 담담하게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경기에 나서진 못해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고, 재활에 매진하며 다시 그라운드를 밟을 날을 준비했다. 이젠 모든 것이 현실이 될 시간이다. 이정후의 전력 질주가 불러올 세찬 ‘바람’이, 그리고 그런 그를 손꼽아 기다려 온 팬들의 간절한 ‘바람’이 말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Eunbin Yang Location Scottsdale Stadium
#시간의 강을 건너
표지를 장식한 155호(24년 3월 호) 이후로 1년 만의 재회입니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할 때 지금의 감정은 어떤가요? (2월 4일 인터뷰)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이하 MLB)에 입성하는 거여서 설레는 감정이 컸는데요. 지금은 이미 한 시즌을 경험하기도 했고, 여러 일을 겪어서 그런지 여유가 생겼어요. 오랫동안 실전 경기를 뛰지 못해서 허전했는데, 이제 그라운드를 다시 밟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기대됩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때요?
오히려 부상 전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아졌어요. 구단에서 매일 소화해야 할 스케줄을 짜서 매주 점검해 줬고요. 12월부터 구단에서 트레이너를 한국에 파견해 줘서 귀국 후에도 함께 훈련에 매진했거든요. 재활과 훈련을 꾸준히 해서 그런지 몸이 가벼워진 게 체감돼요.
시범 경기부터 타율 0.343, OPS 0.911을 기록하며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어요.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시점에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나요?
새로운 무대에서 뛴다고 해서 기존의 것을 바꾸기보다는, 제가 하던 걸 유지하는 데 집중했어요. 그중에서 성과를 거둔 것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작년에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타석과 수비에서 앞으로 어떤 것에 변화를 줘야 할지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작년에 시합을 뛰었던 시간이 돌아오는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개막 4연전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였어요. 늘 같은 팀에서 뛰던 김하성(현 탬파베이 레이스)을 적으로 만났을 때 어땠어요?
경기 전에는 하성이 형을 상대 팀으로 만난다는 사실이 의식됐는데요. 막상 타석을 소화하고 수비에 들어가니까 크게 다른 점은 없었어요. 첫 시리즈다 보니 이것저것 신경 쓸 겨를이 없더라고요. 근데 제가 친 공을 형이 잡고, 형이 친 공을 제가 잡기도 해서 경기 끝난 뒤에 영상을 볼 때 신기했어요. (맞대결 후 서로 경기에 관해 얘기를 나눴나요?) 네. 서로의 타구를 수비했던 장면들이 정상 수비 위치였으면 다 안타가 되는 코스였거든요. 조금씩 시프트를 걸어놨던 게 수비적으로 도움이 됐는데, 둘 다 안타를 도둑맞은 셈이라는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MLB 데뷔전에서 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어요. 그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한국에서의 첫 안타도 그랬듯이, 새로운 리그에서 첫 안타를 기록했을 때도 행복했어요. MLB에서 도전을 시작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근데 미국에서의 첫 안타가 한국에서 친 것보다 특별히 더 기쁜 건 아니었고, 둘 다 소중한 기억이 됐습니다. (기념구는 챙겼나요?) 어릴 때는 기념구나 기념 배트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이젠 의식적으로 챙기려고 노력해요.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한국에서 기록을 달성했을 때 사용한 공이나 배트 같은 것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거든요. 반면 미국에서는 동료들이 기념구도 철저하게 챙기고, 장갑이랑 방망이도 다 보관하더라고요. 제가 기록을 달성했을 때도 기념구, 배트뿐 아니라 당일 라인업 카드까지 챙겨주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이제부터라도 잘 챙겨보려고요.
상대한 투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누구예요?
좋은 투수가 너무 많아서 한 명을 뽑기는 어렵네요. 솔직히 말하자면 위력적인 투수들을 연이어 상대하다 보니 타격이 잘 안 풀리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투수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더 좋은 승부를 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페이스를 올리던 도중 부상을 당해 팬들이 안타까워했어요.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는 어떻게 지냈어요?
KBO리그에서 뛸 때도 어깨를 다친 적이 있어서 재활을 해봤는데요.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재활을 할 때 재활군으로 이동해서 운동에만 매진하기 때문에, 시합을 잘 챙겨보지 않게 돼요. 훈련한 뒤에 집에 가는 일상의 반복이고, 중계를 보면 시합을 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니까 일부러 안 보게 되더라고요. 대부분 선수단과 동행하지도 않고요. 근데 작년에 부상을 당했을 때는 운이 좋게도 1군과 동행하면서 재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활 일정이 끝나고 나면 벤치에서 경기를 보게 됐죠. 더그아웃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니까 직접 시합을 뛰면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도 보이고, 동료들의 루틴이나 플레이도 잘 보이더라고요. 경기 소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벤치에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어요.
기대보다는 짧은 시즌이었지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첫 안타와 첫 홈런의 순간도 인상 깊었고요. 원정 경기를 다니면서 새로운 구장에 방문하고, 꿈에만 그리던 장소에서 직접 시합을 뛰었던 경험도 기억에 남습니다.
구단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재활에 큰 도움을 줬을 것 같아요. 재활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줬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부상 직후에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때 통역 형이 옆에서 잘 챙겨주고, 분위기 환기를 해주려고 저를 데리고 나가기도 했어요. 그리고 구단 직원분들과 트레이너분들도 재활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했어요. 돌아보니 감사를 표현해야 할 분이 정말 많네요.
풀타임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현장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느낀 한해였겠어요. 직접 경기를 뛰면서 ‘메이저리그는 다르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나요?
우선 한국도 충분히 좋은 환경이었지만, 미국은 경기 준비 과정에서 더욱 시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게 가장 커요. 야구장이 커서 관중 규모도 다르고, 그라운드 환경에도 차이가 있고요. 한국에서도 팬분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셨지만, 넓은 경기장에서 더 광활하게 느껴지는 웅장함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엄청난 동료들과 함께 야구한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가끔 응원가가 그리울 때는 없나요?) 타석에 들어가는 도중에 응원가를 부르는 팬들의 목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그래도 여기서 미국의 문화에 맞는 응원을 받는 중이어서 즐기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
쉬는 동안 재활 외에 어떤 것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특별한 답변을 기대했다면 실망하실 텐데, TV만 봤어요. 드라마가 정말 재밌더라고요. (어떤 드라마를 봤어요?) ‘나의 해방일지’랑 ‘눈물의 여왕’을 봤어요. ‘시그널’도 보고, 미국 드라마까지 해서 6~7개는 소화한 것 같네요.
미국에서 새롭게 시도해 본 취미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다면요?
한국에 있을 때와 너무 똑같아서 특별히 말할 게 없어요. 한국에서도 TV만 봤거든요. (머쓱) 원래도 활발하게 밖에 나가서 활동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미국에서도 평소처럼 TV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가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하잖아요.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저도 밖에 잘 나가지 않아서 특별한 장소를 추천하기는 어렵고요. 저와 부모님 모두 샌프란시스코에서 생활하는 건 처음이라서 유명한 장소 위주로 가봤습니다. 금문교도 봤고,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피어 39’도 구경했는데 두 곳 다 좋았어요. 근데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훨씬 많아서, 시간 날 때 더 다양한 곳을 가볼 예정입니다.
그럼 차라리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서 볼 드라마를 추천하는 쪽이 쉽겠네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이미 다 보셨겠죠? 워낙 화제가 되니 팀 동료들도 이미 다 봤더라고요. 어떤 동료는 저한테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배우 중에서 사적으로 아는 사람은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물론 아는 사람은 없고요…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는 없었나요?
어머니께서 음식을 잘 해주셔서 한국 음식이 그리울 틈이 없었어요. 그리고 다행히 전 미국 음식과도 잘 맞는 편입니다. 다만 양식은 자주 먹으면 물리는 메뉴가 대부분이라서, 한식과 양식을 골고루 먹죠. 집에서는 한식을, 밖에서는 양식을 먹는 식으로요. 근데 햄버거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더라고요.
최애 햄버거 브랜드는 뭔가요?
‘인앤아웃’이요. 근데 동부 쪽에 가면 인앤아웃이 없더라고요. 그럴 때는 현지에 있는 새로운 햄버거를 시도해요. 원래 음식을 먹을 때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데, 햄버거는 새로운 게 나오면 도전하는 편입니다. 뭘 먹어도 맛있어서 그런가 봐요.
히어로즈 시절부터 ‘치폴레’도 즐겨 먹었잖아요. 추천 메뉴가 있나요?
키움 시절에 전지훈련으로 미국에 오면 항상 치폴레, 판다 익스프레스, 인앤아웃에서 자주 밥을 먹었어요. 치폴레는 메뉴들이 다 무난해서 취향 따라 먹으면 되는데, 과카몰리와 함께 먹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미국에 올 일 있으시면 인앤아웃과 치폴레는 꼭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MLB 진출을 준비하면서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잖아요. 동료들과 소통은 잘하고 있나요?
장난치거나 짧은 대화는 할 수 있는데, 진지한 얘기는 통역 형이 있어야 할 수 있어요. 사실 마음만 먹으면 혼자서도 소통할 수 있지만, 통역 형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형에게 업무를 주고 있습니다. (웃음) (한국에서 공부한 영어와 현지에 와서 직접 쓰는 영어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미국에 오니까 듣기가 꽤 늘긴 했는데, 그래도 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가 어렵더라고요. 또 생각보다도 발음을 굴려서 말하고… 그리고 여기도 똑같이 줄임말을 꽤 써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 차이를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선후배 문화가 가장 달라요. 한국은 선후배 문화가 강한 편이잖아요. 근데 미국에서는 나이 차이가 나는 선수끼리도 전혀 눈치 보지 않고 지내더라고요. 물론 서로 간에 지켜야 하는 선은 확실히 지키면서요. 처음에 팀에 합류해서 동료들과 대화할 때 한국에는 선배들을 ‘리스펙트’하는 문화가 있다고 얘기했어요. 근데 선배들이 리스펙트는 하되 눈치를 보거나 불편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면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더라고요. 미국에서는 선후배 간의 관계가 좀 더 자율적이라고 느꼈어요.
자이언츠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요?
여러 팬분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아기 팬들이 너무 귀여워서 기억에 남아요. 한국에서도 어린 팬들이 종종 찾아왔었는데, 미국에서도 조그마한 아이들이 팬이라고 응원을 해주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어요. (인기 선수의 상징인 보블헤드도 제작됐는데, 직접 본 소감은 어땠어요?) 처음 봤을 때 정말 신기했어요. 제 얼굴이 들어간 상징적인 피규어가 생긴 게 신기하더라고요. 실물로 봤을 때도 비슷하게 구현돼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휘문고등학교 출신 야구선수들은 대부분 ‘휘부심’이 강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까지는 휘부심이 세지 않습니다. 그치~만, 역시 자부심이 안 생길 수 없는 학교죠. 말할 필요도 없이 최고의 학교잖아요. 공부도 잘하고, 좋은 운동선수들도 많이 배출했으니까요. 야구계만 봐도 각 구단에 휘문고 출신이 많아요. 키움에서도 ‘휘문 라인’이 강세였거든요! 다른 구단도 보면 NC 다이노스 (박)민우 형, LG 트윈스 (임)찬규 형 등 팀의 핵심 자원들이 휘문고 출신이잖아요. 최고의 선배님이신 (김)선우 선배님(현 MBC Sports+ 해설위원)도 계시고요.
학교의 장점들을 언급했는데, 고등학생 시절에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대부분이 장점이었지만, 운동장 환경은 아쉬웠죠. 수비 연습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어서, 타격 훈련 위주로 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휘문고 출신 선수들을 보면 방망이는 잘 치는데 수비는 아쉬운 경우가 있습니다. NC 민우 형이나 (지)석훈 선배님(현 NC 코치) 처럼 수비로 이름을 날린 몇몇 선수들을 빼고는 방망이를 훨씬 잘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저도 내야 수비 때문에 외야로 쫓겨났잖아요. (웃음) 운동장 환경이 더 개선된다면 후배들이 더 좋은 수비력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다들 똑같은 대사로 휘부심을 드러내던데, 따로 교육을 받는 거예요?
별도로 교육받은 건 없고요. 학교에 다닐 땐 다 비슷한 학생이기 때문에 특별히 우리 학교가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근데 사회에 나오고 나니 훌륭한 선배님들이 참 많으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학교에 대한 애정도 더 생기고, 자부심도 느끼게 됐습니다.
야구로 거둔 성공을 기준으로 한다면, 휘문고 출신 현역 야구선수 중에 본인이 몇 등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조건 1등이죠! 얼마 전에 재단 이사장님을 뵙고 왔는데, 학교에서 현수막을 만들어 주셨거든요? 엄청나게 크게 만들어 주셨는데도 더 크게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어요. 물론 저보다 대단하신 출신 선수가 많지만, 현재 시점에서만 평가하자면 제가 1위죠.
하긴 학교에서도 무척 자랑스러워하겠어요!
학교 다닐 때 운동부 버스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거든요. 캐릭터마다 등번호를 가지고 있었는데, 야구부 캐릭터의 등번호가 선우 선배님의 32번이었어요. 휘문고 야구부에서 그만큼 상징적인 존재셨던 거죠. 벌써 10년도 넘은 이야기인데, 그때 선배님의 등번호가 붙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운 기억이 납니다. 만약 2025년에 야구부 버스를 새로 만든다면, 캐릭터에 51번이 새겨져 있지 않을까요? (직접 건의할 마음은 없나요?) 제 입으로 어떻게 말하겠어요! 선우 선배님도 ‘캐릭터 그릴 때 등번호 32번 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진 않았을 겁니다. 자연스럽게 새겨진 거죠. 근데 최근에 감독님께서 저랑 (안)우진이의 존재로 인해서 휘문고에 오고 싶어 하는 후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뭐, 여기까지만 말하겠습니다!
#시작하는 여행자
김혜성이 ‘슈퍼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여줬어요. 작년의 이정후처럼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갈 친구에게 한 마디 남기자면요?
혜성이는 제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너무 잘하는 선수예요. 이번 시즌부터 같이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서 뛰게 돼서 감회가 남다르고요. 저도 저번 시즌을 다 소화한 게 아니고,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보니 혜성이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둘 다 도전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다치지 않고, 함께 만족스러운 성적을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17 드래프트 트리오(고우석, 김혜성, 이정후)가 미국에서 다시 모이게 됐어요. 여행 계획이나 모임 일정이 있나요?
지금 그럴 때가 아니죠? (웃음) 저희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 미국에 와 있으니까, 우선 본업에 집중하는 게 중요해요. 다들 준비 잘해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고,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카 사랑이 남다르기로 유명해요. 조카가 동생과 고우석 중에 누굴 닮길 바라요?
우석이를 닮았으면 좋겠어요. 우석이가 덤덤하게 자기 일도 잘하고, 듬직한 사람이거든요. 가정적이기도 하고요. 그런 면을 조카가 닮길 바라고 있습니다. (동생이 서운해하진 않을까요?) 어쩔 수 없죠! 동생은 상대적으로 활발하면서 외향적인 성격이고 낯도 안 가리거든요. 사실 조카에게서도 그런 면이 보이긴 하는데… 크면서 변할 수도 있잖아요. 결론적으로는 아빠인 우석이를 닮았으면 합니다.
롤 모델로 삼던 스즈키 이치로(현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주 특별 보좌관)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에 올랐더라고요.
정말 멋있어요. 작년에 실제로 뵌 적이 있는데, 아우라가 다르시더라고요. 직접 MLB에서 뛰어봐서 그런지, 그런 엄청난 무대에서 오랜 시간 활약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아시아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대단한 업적을 이루셨다는 사실이 존경스럽습니다.
MLB에서 10년 이상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메이저리거 이정후’가 이루고 싶은 기록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너무 먼 미래를 바라보고 싶지는 않고요. 하루, 한 달, 한 시즌을 바라보며 사는 스타일이라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치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큰 선수가 돼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공백에도 불구하고 MLB 관계자와 팬들에게 큰 기대를 받고 있어요. 2025시즌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나요?
매 순간 더욱 성장해야겠다는 마음이 크고요. 작년에 부상으로 인해 많은 시합을 뛰지 못했기에, 올해는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로서 정체돼 있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빅리그에서 멋진 활약을 이어 나갈 이정후를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기면서 인터뷰 마칠게요!
제가 어디에 있든, 언제나 큰 응원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다치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몸 관리 잘하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혜성이, 하성이 형, 우석이 등 미국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에게도 큰 응원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7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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