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안을 오래 들여다보면 아이의 경제 감각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가 보인다. 가난해지는 집에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대하는 기준이 흐려진 환경이 있다.
그 기준은 말로 가르치기 전에, 집 안에 놓인 물건으로 먼저 전달된다. 심리학자와 경제 교육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물건의 특징이 있다.

1. 쓰지 않는데 버리지도 못한 고가의 물건
자식이 가난해지는 집에는 거의 쓰지 않으면서도 비싸다는 이유로 계속 남겨둔 물건이 있다.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지만, 값이 있다는 이유로 자리만 차지한다. 아이는 여기서 배운다.
돈은 효율이 아니라 가격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는 기준을. 이 습관은 커서도 쓰지 않는 것에 돈을 묶어두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2. ‘체면용’으로 존재하는 물건
손님이 올 때만 꺼내는 그릇, 특별한 날만 쓰는 가방, 평소엔 닿지 않는 장식품 같은 것들이다. 이 물건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물건은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 아이는 자연스럽게 체면이 필요보다 앞서는 소비 구조를 학습한다. 이 기준은 평생 지출을 왜곡시킨다.

3. 빚이나 무리한 소비로 들여온 물건
이 물건은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그 뒤에는 무리한 할부나 빚이 숨어 있다. 아이는 결과만 보고 과정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가져도 된다’는 감각을 먼저 배운다. 이 경험은 인내보다 즉시 만족을 선택하게 만든다. 가난은 종종 이 선택에서 시작된다.

4. 왜 샀는지 설명할 수 없는 물건
가장 위험한 물건은 이유 없는 물건이다. 필요도 아니고, 오래 쓸 계획도 없고, 그냥 있으면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들여온 물건이다. 아이가 “왜 샀어?”라고 물었을 때 답이 흐려진다.
이 순간 아이는 소비에 기준이 없어도 된다고 배운다. 기준 없는 소비는 결국 돈의 흐름을 망가뜨린다.

자식을 부자로 만드는 집에는 비싼 물건이 많지 않다. 대신 모든 물건에 이유가 있다. 반대로 자식을 가난하게 만드는 집에는 설명되지 않는 물건이 많다.
지금 집 안에 놓인 물건 하나가 ‘필요’가 아니라 ‘체면’과 ‘충동’을 가르치고 있다면, 그게 바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물건이다. 아이의 경제관은 말이 아니라, 매일 보는 물건에서 먼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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