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엄준상

가공

원석은 대부분 그 모양 자체로는 아름답지 못하다.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수백, 수천 번의 후가공과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보석이 되리라고 기대한 원석도 후가공이 없으면 평범한 돌에 그치지 않는다. 타고난 재능일수록 관리하기가 더 어려운 법, 자만하지 않고, 항상 갈망해야 더 빛나는 재능으로 갈고닦을 수 있다. 엄준상도 일찍이 재능을 발견했지만, 그는 기꺼이 도전자의 자세를 택했다. 수많은 선배를 제치고 인정받은 재능임에도 늘 뿌듯함보다 아쉬움이 앞섰다. 또래보다 잘하는 데서 그치지 않을, 여전히 성장을 갈망하며 오늘도 정성스럽게 재능을 갈고닦는 엄준상을 만났다.

Photographer Seul Lee Editor Hahyun Son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엄준상

출생 2008년 4월 23일
신체조건 184cm 85kg
출신교 서울 자양중 – 덕수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우타
2025년 성적 28경기 타율 0.344 33안타 2홈런 22타점 28득점 3도루 OPS 0.933
11경기 40.2이닝 평균자책점 0.66 4승 2패 37탈삼진 6사사구 23피안타


지금까지 박종혁, 김화중, 오시후 등 선배들이 대거 출연했어요. 셋 다 엄준상을 언급했는데, 어떤 동생이라고 했을 것 같아요? (11월 27일 인터뷰)
활기차고, 형들에게 붙어 다니는 동생, 칭얼대는 동생이라고 했을 것 같아요. 화중이 형이 고기를 사 줬다고 언급한 것도 봤는데, 밥은 사 준 적 있어도 고기를 사 준 적은 없습니다. (단호) 애플망고는 사실이었지만요. 어쨌든 인터뷰에서 그렇게 답한 김에 말한 건 지켜 달라고 고기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화보 촬영은 해 본 적이 있나요? 스튜디오에서의 촬영은 어땠어요?
이렇게 본격적으로 찍는 건 처음이에요. (너무 자연스럽게 포즈를 잘 취하던데요?) 지난달에 (김)지우 사진이 올라온 걸 찾아보고 왔어요. 멋있게 나왔길래 어떤 느낌인지 참고했죠. 덕수고 선배인 (박)종혁이 형 사진도 봤는데, 거만한 느낌으로 나온 게 괜찮아 보여서 저도 그렇게 찍었어요.

화보 촬영 후기를 서로 얘기했어요?
지우가 먼저 찍고 왔다고 연락이 왔는데요, 스튜디오에 되게 많은 분이 계셔서 긴장된다고 귀띔해 줬어요. 그래도 인터뷰는 따로 해서 괜찮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오늘은 생각보다 저한테 관심 갖는 분이 적어서 찍을 만했어요.

#엄펀치

아직 방학 전일 텐데, 고등학생 엄준상의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요?
우선 6시 반에 기상해서, 씻고 7시쯤 나오면 8시에 학교에 도착해요. 시즌 중에는 4교시를 마치고 조퇴하고 나서 야구부로 출발하거나, 수업을 마치고 출발합니다. 지금은 비시즌이라서, 조회하자마자 조퇴하고 트레이닝 센터를 갔다가 야구부 훈련에 참여하고 있어요. (조회하고 바로 빠지는 조퇴도 있어요?) ‘출튀’ 느낌이긴 하죠. 어쨌든 출석 도장을 찍긴 해야 하니까요. 수업도 최대한 들으려고 하는데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고등학생이 되고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들어 두면 도움이 되는 영어 같은 과목들은 들어요. 물론 선생님들이 보기엔 안 듣는다고 여기실 수 있겠지만요. 다른 과목에 비해서 영어는 열심히 공부해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나름의 노력인가요?
그렇죠. 영어로 대화하는 건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도 제가 글러브를 떨어트렸는데 외국인분이 주워 주셨거든요. “Thank you”라고 인사하고 왔죠. (더 길게 대화하는 건 안 되나요?) 그건 좀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머쓱)

경기가 없는 동안 즐기는 취미 생활은 없어요?
친구들이랑 밥 먹으러 다니는 걸 되게 좋아해요. 주말에는 친구들이랑 밥을 먹으러 항상 집 밖으로 나가죠.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엄청 친한 친구들이랑만 노래방에 가고, 보통은 한강에 가요. 겨울에도 나가서 바람도 쐬고, 날씨가 좋으면 돗자리 사서 치킨에 라면 끓여 먹으면서 놀죠.

그간 출연한 덕수고 선배들은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 과몰입하던데, 본인은 어때요?
집에 있을 땐 넷플릭스로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보죠. (핸드폰 배경화면은 스폰지밥의 뚱이던데, 좋아하는 캐릭터예요?) 인스타그램을 넘기다가 귀여워서 친구랑 맞춘 배경화면이에요. 저는 뚱이, 권혁준이라는 친구는 스폰지밥을 했었는데 친구는 지금 바꾼 것 같아서, 저만 쓰는 배경화면이에요.

야구 말고 즐겨 보는 스포츠도 있어요?
농구는 꾸준히 보는 편이에요. 채널을 넘기다가 보이면 잠깐 멈추기도 하고요. 농구를 좋아하거든요. NBA만 봤었는데, 얼마 전에 시상식에 가서 SK 나이츠에 지명된 에디 다니엘 선수를 봤어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닮았는데 머리도 뽀글머리여서 엄청나게 멋있더라고요. 관심이 생겨서 팔로우했는데, 감사하게도 맞팔로우를 걸어 주시더라고요. 마침 어제 데뷔전에서 덩크를 성공한 것도 봤어요.

한마디 전해 볼까요?
다니엘 선수, 너무 멋있어요. 앞으로 더 친해지면 좋겠습니다. (종목이 다른데 어떻게 친해질 생각이에요?) 제가 조금 더 유명해지면, 그래도 인스타그램 친구니까 DM을 보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2025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미래스타상’을 수상했죠. 소감이 궁금해요.
상을 받게 된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덕수고 정윤진 감독님과 코치님들, 친구들이 힘을 모아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까 제가 그만큼 빛날 수 있었죠. 상 이름도 ‘미래스타상’인 만큼, 미래에 대한민국 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부산고등학교 하현승과 함께 같은 상을 받았어요.
근데 제가 그날 옷을 잘못 입고 갔어요. 다른 선수들은 다 니트에 청바지를 입었더라고요. 저는 스투시 맨투맨에, ‘된장포스’까지 신고 갔거든요. 현승이도 저보고 오히려 자기가 서울 사람 같고, 제가 더 부산 사람 같다고 놀리더라고요. 한화 이글스 (오)재원이 형도 저한테 운동 다녀온 사람 같다며 놀렸어요. 게다가 다른 종목 선수들은 다들 머리도 긴데 저 혼자 빡빡이라서 더 부끄러웠죠. 그래도 재원이 형은 머리를 보고 멋있다고 해 주더라고요.

하현승은 어떻게 입고 왔어요?
셔츠에 니트, 그리고 청바지를 입었던 걸로 기억해요. 근데 현승이 청바지도 잘못됐어요. (억울) 양말을 짧은 거를 신는 바람에, 앉아 있는 내내 발목이 보였거든요. “나만 이상한 게 아니라, 너 패션도 이상하다”라고 했더니 행사하는 내내 바지를 열심히 내리더라고요.

함께 수상한 하현승은 내년 목표가 대상이라고 했는데, 이길 수 있을까요?
저도 질세라 받아쳤죠. 한마디씩 하라고 하셨는데, 현승이가 내년에 대상을 받겠다고 하길래 “제가 좀 더 잘해서 대상 받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이들 웃어 주셨어요.

올해 타자로서는 타율 3할, 투수로서는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어요. 본인은 어느 쪽이 더 만족스러워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투수는 크게 관심을 두던 포지션이 아니었거든요. 0점대 자책점을 기록한 것도 몰랐어요. 하다 보니까 0점대를 유지하게 된 듯한데, 첫 시즌치고 만족스러운 정도였어요. 타자로서 3할 타율도 제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에서 4할은 쳐야 프로 가서도 3할이나 2할 후반을 치지 않을까요? 4할 이상 치면서, 홈런도 1년에 5개 이상 때려 내는 타자가 되고 싶어요.

투수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했는데, 새해에는 야수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근데 스카우트분들이나 다른 전문가분들이 투수로서의 능력치가 되게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직은 유격수가 좋지만, 이도류에 대한 생각도 최근에 생겼어요. 만약 둘 다 잘한다면 프로에 입단해서도 야수에 실패했을 때 투수에 도전해 봐도 되는 거고요. 지금으로서는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두 개 다 해 보고 결정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40이닝 동안 볼넷은 5개, 탈삼진은 37개를 잡았어요. 타자를 상대할 때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어릴 때는 공을 진짜 강하게 던졌어요. 근데 강하게 던지다 보니까 정확하게 던지고 싶다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야수를 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확히, 오래 던질 일이 생기면서 제구력이 늘었어요. 아빠랑 야구 얘기를 정말 자주 하는데, 제구력이 좋은 투수는 많다고 얘기하거든요. 제구만 잘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처음에는 빠른 볼로 승부를 보면서 제구를 잡아가라고 알려 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둘 다 어느 정도 갖출 수 있게 됐네요.

야구를 시작한 데도 아버지의 영향이 있을까요?
지금은 안 하시지만, 몇 년 전까지 사회인 야구를 하셨어요. 아빠가 야구하러 가실 때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야구장에 갔는데, 야구가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발을 들이게 됐죠.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제 야구를 시작하고서도 아빠가 하시는 걸 보러 주말 새벽에 일어나서 따라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눈에 띄는 실력이었는데, 본인이 ‘야구 천재’라고 느껴 본 적은 없어요?
리틀야구 시절에는 자만이 아니라 제가 봐도 야구를 정말 잘했어요. 치기만 하면 홈런이 나오는 정도였거든요. (리틀야구 올스타전을 봤는데, 그때 별명이 ‘엄펀치’였다고요.) 그건 지금도 배트에 새기고 있어요. 야구에서 펀치력이라는 게 장타력을 뜻하잖아요. 저는 장타력 있는 콘택트형 타자이기 때문에, 이 별명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올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제외한 대회들의 성적이 조금 아쉬웠겠어요.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1학년이던 2024년이 정말 만족스러운 시즌이었어요. 입학하자마자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대회에서는 0할에서 1할 언저리를 쳤는데, 그다음 달부터는 내리 4할대를 치면서 타율을 올려 뒀죠. 타구질도 만족스러웠고요. 1학년답지 않게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2학년 때는 그렇게 안 됐어요. 하던 대로 하면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힘이 너무 들어간 타구도 나오고, 스윙에도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내년에는 초심으로 돌아가, 1학년 때의 느낌을 되찾으려고요.

#‘하엄김’ 중 ‘엄’

다가올 2027 KBO리그 드래프트에서 하현승, 엄준상, 김지우(서울고) 셋이 상위 지명자로 기대받고 있어요. 1번을 두고 내기를 했다면서요?
지난 청소년 대표팀으로 시합하던 기간에 현승이랑 밥을 먹다가 시작한 내기였어요. 그때 협회에서 부탁하신 브이로그를 촬영하고 있었거든요. 현승이랑 같이 지우한테 전화해서 “우린 국가대푠데”라고 하면서 놀렸어요. 지우한테는 미안하지만요. (웃음) 그렇게 얘기하다가, 현승이가 저한테 “니는 2번 해라, 내가 1번 할게”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건 아니라고 하면서 내기를 시작했어요.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사람이 다른 두 명한테 아웃백에서 밥을 사기로요. 그리고 그 자리에 <더그아웃 매거진>과 함께 하겠습니다.

엄준상의 눈으로 봤을 때 하현승, 김지우는 어떤 스타일의 선수이자 친구일까요?
선수로서 현승이는 독보적인 스타일이라 어떻다고 정의하기가 힘들어요. 키가 정말 큰데, 실력이라는 요소까지 갖춰서 정말 신기하거든요. 친구로서는 사투리가 매력적이어서 말투만 들어도 웃음이 나는 존재죠. 같은 방을 쓰는 동안 목소리만 들어도 웃겼어요. 그때 부산고 형들이 세 명 있었는데, 전철로 한 개 역을 지나가는 걸 부산에서는 ‘한 코스’라고 한다고 하는 거예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이런 주제로 토론을 엄청나게 오래 했죠. 나중에는 전주고 (박)한결이 형(키움 히어로즈)도 참전해서, “우리도 사투리 그 정도로 안 쓴다”라고 덧붙였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지우는 남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 아닐까요? 야구장에서는 행동 하나하나가 멋있는데, 야구장 밖에서 하는 행동은 너무 귀엽고, 순하고, 동생 같아요.

같이 밥 먹던 날 김지우를 살뜰하게 챙기던데, 원래 친구들을 잘 살피는 성격이에요?
아빠가 항상 사 주는 한이 있어도 받아먹지 말라고 가르치셨어요. 그렇게 베풀면 나중에 다 돌아올 거라고요. 집에서는 잘 모르겠는데, 밖에서는 세 조각이 있으면 제가 한 조각만 먹더라도 친구는 두 조각을 주려고 노력해요. 배고프면 제 돈으로 다른 걸 사 먹으면 되니까요.

또 그날 커플 운동화를 신고 왔잖아요. 김지우에게 먼저 제안했다고 들었어요.
저랑 지우 둘 다 된장포스를 좋아해요. 마침 제 신발 중에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신발은 맞춰 신고, 모자는 각자 검정, 파란색으로 쓰기로 정했어요. 사실 제가 검은색을 쓰고 싶었는데, 지우가 검은색이 좋대서 어쩔 수 없이 파란색을 썼죠.

덕수고의 응원단장이자, 사랑을 잔뜩 받는 후배예요. 내년에 본인의 포지션을 물려주고 싶은 후배는 누구일까요?
1학년 주장이고, 유격수를 맡고 있는 홍주용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야구도 야무지게 잘하고, 애들끼리도 잘 지내고요. 이제 2학년이 되니까 덕수고의 생활 패턴에 좀 더 익숙해지면 저보다 좋은 주장이자 선수가 될 거라고 믿어요. (포지션이 겹쳐서 경기를 함께 못 뛰어 봤을 거 같은데요?) 주용이가 원래 유격수를 하고 싶어 하는데, 저 때문에 3루수를 해 왔거든요. 그래도 3루수도 봐야 프로에 가서도 다른 포지션을 할 수 있으니까, 유의미한 경험이 됐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투수로 올라가면 유격수가 비니까, 그럴 때마다 주용이가 유격수로 나갔죠. 제가 투수로 나가면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꼬마 팬이 올린 인스타그램 릴스를 봤어요. 벌써 열렬히 응원해 주는 팬이 생긴 기분은 어때요?
그 친구가 SSG 랜더스 팬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를 어떻게 아는지 자주 보러 와 주고, 선물도 줘요. 그래서 여러 명에게 사인할 일이 있으면 최대한 그 친구를 먼저 해 주려고 노력하죠. 사실 경기장을 찾아 주시는 분은 많지만, 그분들이 저를 좋아하시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니까요. 그래서 그 친구가 지금으로서 1호 팬이라고 생각해요.

#국가대표 선행반

2학년으로서는 하현승과 단둘이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잖아요. 예상한 소식이었나요?
주변에 계신 야구 관계자들이 협회에 계신 분들도 아닌데, 자꾸 대표팀에 가게 될 거라고 말해 주시더라고요. 아빠는 일찍 알고 계셨다고 하는데, 청룡기 대회 중이라 그랬던 건지 먼저 일러 주시진 않았어요. 오히려 아빠가 현승이는 된 것 같다고 하시길래 저는 안 됐구나 싶었죠. 그러다 결승전 전날에 전력분석을 하느라 핸드폰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자마자 명단에 제 이름이 있더라고요. 다들 축하한다고 메시지도 보내 줘서 더 실감했고요. 다만 SSG 랜더스에 간 (오)시후 형을 비롯해서 다른 형들도 대표팀을 갈 수 있는 선수들인데 저만 가게 돼서 기쁜 티를 내기 힘들더라고요. 나지막하게 대표팀으로 뽑혔다고 말했는데, 시후 형이 정말 축하해 주더라고요. 괜히 미안한 마음에 3일 정도는 조용히 좋아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전에서는 엄청난 수비를 보여 줬는데, 일본의 흙 내야에는 어떻게 적응했어요?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전지훈련으로 필리핀에 갔는데요. 거기서 흙과 천연 잔디 혼합 구장에서 펑고를 해 봤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근데 일본은 야구 환경이 조금 더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관리도 잘 됐고, 불규칙 바운드도 잘 안 튀어서 더 재밌게 했어요. 바운드 처리가 재밌어서 흙 내야에서도 야구해 보고 싶었는데, 오히려 괜찮았죠. 사실 그 수비 상황에서는 허벅지가 안 좋은 상태였는데, 몸이 잘 버텨준 덕에 좋은 수비가 나왔어요. 솔직히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했던 만족스러운 플레이였어요. (뿌듯)

초등학생 때 이미 키가 170cm을 돌파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자랐어요?
먹는 걸 사랑할 정도로 워낙 좋아해요. 요리도 직접 하고요. 피자나 치킨도 먹었지만, 육류랑 우유를 정말 많이 먹었어요. 아침밥도 항상 잘 챙겼고요.

다가오는 동계 훈련 기간엔 어떤 점을 중심으로 운동할 계획이에요?
수비 범위가 좁다는 평가가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크게 의식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런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수비력을 더 단단하게 만들 생각이에요. 두산 베어스 박준순 형이나 NC 다이노스의 신재인 형이 고3 시절에 했던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장타력은 있는 만큼, 공을 잘 맞히기만 하면 될 것 같아서 콘택트 능력을 높이려고 해요. 홈런 개수도 늘리고, 타구 스피드도 좋아지게요. (그럼, 완전 꽉 찬 오각형이네요?) 5툴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근데 제가 달리기는 느려서, 4툴로 하겠습니다.

2026년은 고등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인데, 팀과 개인 측면에서 목표를 하나씩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메이저 대회 다섯 개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어요. 힘들 거라곤 생각하지만, 덕수고는 워낙 강한 팀이고 선수들도 좋으니까요. 겨울에 잘 준비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이제 3학년에 올라가는 야수가 5명인데, 그중에 우타자 3명이 모인 단톡방을 제가 만들었어요. 오글거리지만, 우리 1년밖에 안 남았으니까 여기서만큼은 잡담 없이, 야구 얘기만 하고 배팅 영상 올리면서 잘해 보자고 했죠. (참여율은 괜찮은 편인가요?) 포수를 보는 (설)재민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도 이런 거 너무 바람직하다고 해 줬어요. 전학 온 친구 중에 럭비할 것처럼 몸이 좋은 황성현이라는 친구도 있는데, 그 친구도 되게 착하고 엄청 긍정적이에요. 서로 영상을 올리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죠. 개인적 목표는 한화 이글스가 주최하는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나가는 거예요. 올해 그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 보고 싶거든요. 마지막으로 현승이와 지우가 있어서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전체 1순위로 드래프트에서 지명받는 것도 목표예요.

드래프트까지 본인을 지켜보고, 응원해 줄 팬들에게 인사하며 마무리해 볼까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인성도 잘 갖춰서 팬분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드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야구장 안이나 밖이나 성실하고, 인성 좋은 사람이 돼서 긍정적인 소문만 들리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예쁘게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77호 (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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