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이번 주에도 0.25%의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단지가 18억 5천만 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화성 동탄의 대장 아파트가 20억 8천만 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은 온통 부동산 불장이라는 숫자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계약 중 계약을 취소한 해제 신고 비율이 무려 7.4%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실거래가 자료에서 계약 해제 여부를 공식 공개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 금액이 13억 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계약 당사자들이 포기한 위약금(계약금 10%)만 해도 평균 1억 3천만 원이 넘습니다.
수억 원의 생돈을 날리면서까지 집 사기를 번복하는 사람들이 사상 최대로 늘어난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시장의 심리적 기준선이 되는 신고가(최고가) 거래에서 취소 사태가 집중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올해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성동구의 경우 계약 해제율이 10.2%를 기록하며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았고, 서초, 강남, 용산 등 핵심 한강벨트 지역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실제 대금이 오고 가지 않았음에도 실거래가 시스템에 높은 가격을 먼저 노출시켜 주변 시세를 끌어올린 뒤, 슬그머니 계약을 취소하는 시장 교란 행위의 덫이 강남권 한복판에서 버젓이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실제 송파구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59㎡)에서는 기가 막힌 사례가 적발되었습니다.
당시 최고가인 22억 7천만 원에 거래되었다고 신고가 접수되자, 일주일 만에 주변 매물 가격이 8천만 원 이상 뛰어올랐고 다음 달에는 26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반 뒤, 시장의 불을 지폈던 최초의 22억 7천만 원짜리 계약은 돌연 해지되었습니다.
그 사이 불안감에 휩싸인 다른 무주택자들이 더 높은 가격에 7건의 계약을 체결한 뒤였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허위 고가 정보가 평생의 은퇴 자금을 쥐고 있는 4060 세대의 추격 매수를 유도하는 미끼로 악용된 셈입니다.

이례적인 계약 취소 폭등세에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경찰청, 국세청은 실거래가 조작 및 집값 띄우기 의심 거래에 대해 대대적인 고강도 기획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실거래가 공개 방식을 악용해 최종 매매 여부와 상관없이 허위 가격을 공유하는 자전거래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방침입니다.
현행법상 이러한 가격 띄우기 행위가 적발될 경우, 중개인뿐만 아니라 계약 당사자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로 다뤄집니다.
눈앞의 평당 몇억이라는 호가에 속아 뇌동매매를 감행했다가는 사법 리스크와 자산 반토막이라는 최악의 결말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라는 강력한 브레이크와 신축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엑셀러레이터가 동시에 밟히며 극단적인 자산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주말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임장을 다니며 조급하게 가계약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이례적인 전수조사 결과와 대출 한도 축소 흐름을 냉정하게 지켜보며 진짜 가치와 가짜 신고가를 구별해내는 눈을 기르는 것입니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이 보호되며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